“인권 프레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먹으면서 들으셔도 돼요. 저는 밥 굶는 것을 아주 싫어합니다”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하러 온 사람답게 강의 시작 전부터 청중들의 밥 먹을 권리부터 챙긴다. “인권은 다양한 차원으로 이야기 할 수 있다”는 인권에 대한 정의에서부터 강의 보따리를 풀며 2시간 반 동안 다각도로 아시아인권에 대해 접근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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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참여연대 아시아강좌 강연자 이성훈 한국인권재단 상임이사……

<주요 강의 내용> 

아시아의 어원부터 서구 중심적 시각 투영돼…
‘아시아’란 단어는 서양의 눈으로부터 비롯된다. 아시아는 아시리아와 어원이 같다. 그리스 사람들이 동쪽을 볼 때 그 쪽에서 해가 떠 ‘아시리아’란 이름을 붙였다. 서양의 눈을 통해 아시아의 정체성이 규정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도차이나의 경우 인도와 중국이 합쳐진 말이다. 서구 사람들이 보기에 중국과도 비슷하고 인도와도 비슷해 ‘인도차이나’라 불렀던 것이다. 아시아의 경우 유럽이나 다른나라와 다르게 각기 다른 문화와 역사를 지닌다. 딱 하나 공통점이 있다면 식민지 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의식이 많고 정체성이 서구에 의해 왜곡되었다.

엘리트들이 말하는 ‘아시아 가치’
‘아시아가치’는 서구민주주의와 아시아민주주의가 다르다고 인식한다. 아시아는 보통 식민지 경험이 많으므로 다양한 시민의 참여보다 소수 엘리트들이 주도하는 민주주의유형으로 나아가자는 것이 ‘아시아가치’이다. 이것은 주로 엘리트들이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다. 요즘 아시아인들은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주로 미국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 아시아가치에 대한 대표적인 논쟁이  Lee Kuan Yew와 김대중 전 대통령 사이에 있었던 논쟁이다. Lee Kuan Yew는 엘리트들을 중심으로 민주주의를 배우는게 훨씬 낫다고 주장했던 반면 김대중은 민주주의와 인권이 같이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당시에 나온 것이 바로 ‘아시아가치’다.

박정희 모델을 보는 다른 시각 가져
대학에 다닐 때 말레이시아에서 온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갑자기 없어졌다. 그 이유를 나중에 알고 보니 이러했다. 80년대 초반까지 말레이시아는 나라를 근대화 시키려고 했는데 이 때 박정희 모델을 많이 생각했다. 그래서 유학생들을 한국에 많이 보냈다. 그런데 87년 이후 유학생들을 다시 돌아오게 했다. 당시 한국에서는 민주화 항쟁으로 뜨거웠고 그것에 물들까봐 우려했던 것이다. 유학생들은 싱가포르로 보내졌다.

88년에 홍콩에 첫 직장 얻어서 갔고, 그 이후도 계속 해외에 많이 갔다. 86년 피플파워 당시 핀리핀에 있었는데 그 때 특이한 경험을 했다. 당시 학생들이 반미 이야기를 실컷 하고, 코카콜라를 마시는 것이었다. 그리고 박정희대통령을 굉장히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들의 얘기인즉슨 마르코스는 나라를 말아먹었는데 박정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하는 나라가 필리핀만이 아니었다. 이 때 박정희정권에 대해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이것은 87년 말레이시아 학생들이 한국에 왔다가 안돌아온 것과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는 50년 대 이후 경제 발전을 시작했다. 다른 아시아국가도 마찬가지였고 그 중 우리나라보다 더 발전된 나라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 이들 중 대부분의 나라가 아직까지 가난하고, 민주주의와 시민사회 이 둘 다를 이루지 못했다. 그런데 한국은 이뤘다. 그래서 밖에서 먹혀들었던 것이다. 5·60년대 핀리핀, 미얀마, 스리랑카는 굉장히 잘 나갔다. 하지만 독재를 겪고 떨어졌다. 하지만 한국은 똑같이 독재를 겪고도 발전했다. 이런 상황들을 생각해보니 그들이 우리나라를 훨씬 긍정적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싱가포르 민주주의 모델, 한국적 민주주의모델
민주주의 발전 모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경제적으로는 우리나라보다 더 잘산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는데 표현하고 나면 자유가 없어진다. 규제를 받는 것이다. 이 나라는 벌금이 아주 많다는 것이 이를 반영한다. 싱가포르에는 PSP, WP, SDP 이렇게 세 가지 정당이 있다. 그들의 별명은 각기 pay and pay(PAP), why pay(WP), so don't pay(SDP)다. 예전처럼 물리적으로 제재하는 것이 아니라 물질적 제약을 가한다. 자본주의 방식이다. 이것을 지금의 한국이 배우고 있는 것이다.

필리핀의 경우는 시민사회 노하우가 아주 좋다. 그런데 너무 과잉됐다는 생각이 든다. 국가가 할 일을 시민사회가 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엄청 커지고, 관료화된 것이다. 좋든 싫든 국가와 시장은 전제된다. 이들을 대체할 순 없는 노릇이다.

일본의 경우 시민단체들 간에 서로 잘 모른다. 이들은 전국단위의 시민단체가 없다. 하지만 밑바닥 현장으로 가면 어디가나 조직화되어있다. 시민단체의 개념자체가 다르다. 시민단체보다는 주민단체의 개념에 더 가깝다.  일본의 민주주의는 한국과 다르다. 이들은 전쟁에 져서 서구에서 이식된 것이고, 한국은 투쟁을 통해 쟁취한 것이다.

주요 관심모델은 한국과 싱가포르이다. 많은 아시아국들은 싱가포르모델을 선호한다. 통치자 입장에서 보면 싱가포르가 좋다. 하지만 이들은 표현의 자유가 한정되어 있다. 싱가포르는 학교 토론수업에서 제대로 이야기를 못한다. 한국모델의 경우 굉장히 복잡하고 시끌벅적하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한국모델을 따라가는 것을 매우 우려한다. 이들 중 어떤 패러다임으로 갈 것인가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태국을 보면서 시민사회가 아주 취약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촛불집회 당시 이명박 퇴진 이야기는 거의 없었다. 한국은 시민입장에서 선거의 룰은 지켜준다. 또한 국가의 입장에선 총을 들면 망한다는 인식이 있다. 한국 민주주의에는 기본적인 룰이 있다. 하지만 태국은 없다. 그래서 이번과 같은 사태가 나타난 것이다. 이렇게 한국과 같이 룰이 지켜지는 것은 아시아 국가 사이에서는 거의 없다. 이같이 우리의 경험을 아시아의 경험과 잘 엮어서 생각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시민사회는 복합적으로 연결돼
우리는 너무 쉽게 시민사회에 대해 말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사용하는 의미와 너무 다르다. 시민이 된다는 것은 국가를 넘어선다는 것, 국가주의를 넘어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외국여행을 했을 때 말은 안 통해도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과 개념은 없는데 한국사람인 사람 중 누가 더 가깝게 느껴지는가. (후자 쪽이 시민사회의 의미가 더 짙다는 의미) 아시아 시민사회의 중층 구조다. ‘지역연대’를 말 할 때 이것들이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글로벌 리더십, 국내에서 일하고 나면 해외로 나가라
한국 시민사회의 과제는 우선 내재적 국제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시아를 밖에서 찾아다니지 말고 우리 안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결혼이주여성, 난민, 이주노동자들을 만나며 아시아를 만나라. 그리고 세계로 나가야 한다. 기업은 세계화가 굉장히 빠르다. 그 다음은 정부다. 그런데 시민사회는 아주 느리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분단이다. 그래도 빨리 탈피해야 한다.

국내에서 일하고 나면 해외로 나가라. 내가 지역(regional)시민단체에서 일할 때 인터뷰를 통해 사람을 선발한다. 그런데 인터뷰 보러 오는 사람 중에 한국사람은 거의 없다. 한국의 경우 시민사회의 사법감시체제가 아주 좋다. 그런데 그같은 좋은 점을 우쭐해 하는 데에서 그치고 그것을 국제적으로 내 보내려 하지 않는다. 국제사회로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한류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임을 위한 행진곡’은 아시아 국가에 거의 번역되어 있다. 이것 역시 한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ODA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현 정부에서 ODA를 2배로 늘렸다. 이것을 현장에 가서 모니터해야 한다. 그것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난개발을 통해 오히려 인권을 침해하는 쪽으로 갈 수 있다.

인권은 모든 것을 수렴한다
인권은 다른 것과 달리 다양한 사회문제와의 상호 연관성 때문에 모든 것을 수렴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 인권을 모르고서는 얘기가 안 된다. 인권은 모든 것에 기본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에서 인권에 대한 이해가 미약하다. 모든 것을 수렴하는 인권의 프레임을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지 못한다.

올해 아세안 정부 간 인권기구가 만들어진다. 이것은 획기적인 사건이다. 국내에서 인권하면 정치적으로만 이해한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공식 헌장언어다. 이같은 상황에서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인권기구가 만들어 졌다는 것은 굉장히 큰 의미이다. 담론의 수준에서 더 이상 인권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식적인 모임의 언어가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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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 및 응답

Q ODA 의 전략적 활용에 대한 부분을 듣고 감동했다. 그러나 여전히 현실적인 괴리가 있는듯하다. 어떻게 하면 ODA에 대해 시민단체가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을까.

A 이 정부의 ODA가 있으면 이것을 분배할 때 NGO를 통해 분배가 된다. 물론 ODA원조를 직접적으로 실행하는 단체들을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얘기를 못한다. 하지만 받지 않는 시민단체에서는 많이 말한다. 한국정부가 ODA를 하는 목적은 자원외교와 기업외교를 하기 위한 것이다. 이것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외교의 한 방편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외교의 목적에 인권이 들어간다.


Q 인권이라는 개념은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하셨다. 나의 시각에서는 인권하면 정치적 자유 보장으로 이해되고 있는 것 같다. 아세안에서 인권은 어떤 의미인가?

A 아세안에서는 인권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었다. 1967년 아세안이 만들어졌다. 2007년을 전후해서 아세안을 둘러싸고 세계화의 흐름이 일었다. 아세안이 하나로 뭉쳐서 FTA를 성사시키려 했으나 못 했다. 그 이유가 국제법적 지위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 인권 문제가 걸렸다. 그 당시 유럽에서는 국제법적 지위를 얻기 위해 자꾸 인권 관련 조항을 넣으라고 했고, 이에 FTA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인권 조항을 넣은 것이다. 넣고 싶어서 넣은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넣은 것이다. 유럽연합에 들어가기 위해 사형제를 폐지해야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 당시에 시민사회가 둘로 갈라졌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안의 인권개념에 대해 한 편 에서는 반세계화 단체는 이 자체를 부정했고, 다른 한 편에서는 어쨌든 인권이 들어갔으니 그걸로 뭐든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입장이었다. 아세안에서 생각하는 인권이라는 것은 유럽에서 말하는 인권을 갖다 놓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얻은 것이 있다면 ‘인권’이란 단어가 공식적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인권’이란 단어 안에 진보성이 있는 것이다.


작성: 김지나(아시아강좌 수강자)


네번째 아시아 강좌는
국제개발협력, 아시아의 눈으로 바라보기 입니다.
현지에서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다년간의 경험을 가지고 있으신 송진호 YMCA 기획실장을 모시고 아시아의 눈으로 바라본 개발협력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개별 강좌 참여가 가능하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영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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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후기]


아시아, 기후변화에 신음하다


기후변화는 사전예방의 원칙에 따라 접근해야 ...
선진국들의 책임을 묻는 ‘차별화된 책임 원칙’이 적용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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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아시아강좌 첫 강연자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

희끗희끗한 머리에 중후한 목소리가 잘 어울리는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안병옥 소장이 <참여연대>의 첫 번째 아시아강좌의 주인공으로 초대됐다. 기후문제가 다양한 아시아문제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는다는 점에서 기후변화를 첫 강좌로 잡은데 의의가 있었다. 20명 남짓의 다양한 직종의 청중들과 함께한 이번 강좌는 쉬는시간 없이 2시간 반 가량 진행되었다. 강의가 끝나고도 식지 않은 청중들의 열기는 열띤 토론으로 이어졌다.

안 소장은 현 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해 “이명박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많이 칭찬을 받고 싶어 하고 아시아국 사이에서도 우리나라가 주도하려고 한다. 하지만 문제의 해결이 전문가들 중심으로 집중되어 시민사회에서 (환경문제에 대해)충분히 논의하고 공유할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연대의 중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사회자의 질문에 “기후변화문제에 있어 정부가 할 수 없는 일도 있고, 게을러서 할 수 없는 일도 있다. 환경문제의 특징은 국경이 없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환경문제는 국가의 울타리에서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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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연사(이하 안병옥)가 강의한 내용을 중심으로 발췌했습니다.

 
기후변화 문제, 어디까지 와있나?
기후변화는 정치경제학 문제이기도 하다. 이것은 쉬운 문제가 아닌 우울한 문제이다. 앞으로 참여연대 아시아 시민강좌에서 아시아 빈곤, 인권, 공정무역 등의 주제를 다루는데 모든 강의가 기후변화와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언론은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를 혼용해서 쓰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기후가 올라가는 것을 뜻하지만 지난 겨울 폭설, 한파 등이 심해지면서 ‘이게 무슨 온난화냐’ 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온난화의 경우 20년 정도의 오랜 기간의 기후변화 추의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수증기가 대기 중으로 가게 되면 비나 눈이 내리게 되며 어떤 지역에서는 가뭄이 일어난다. 또 어떤 지역에서는 홍수가 일어나게 된다. 이같이 가변적인 기후 상태에 있는 것을 '기후변화'라고 한다.

기후변화를 통해 변화한 것 중 하나는 과학자들이 정치적 발언권을 획득했다는 점이다. 기후변화를 둘러 싼 국제적 논의는 빈곤문제, 관광문제, 재난지역문제 등이 있다. 특히 관광문제는 기후변화로 많은 영향을 받게 되었다. 예를들어, 유럽에서는 향후 지구의 빙하가 녹을 것을 우려해 캐나다에 빙하를 보러 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히말라야 빙하의 경우 2035년까지 다 녹아내릴 것이라고 IPCC는 보고하고 있다. 반면 기후변화에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이들 대부분은 미국 굴지의 석유회사에서 후원하고 있는 과학자들이라는 것이 문제이다.

이산화탄소가 색깔이 있었다면 사람들이 더욱 문제의식을 갖았을 것이다. 경제위기가 다시 한 번 올 것인데 그 이유가 유가상승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 국제에너지기구의 자원경제학수장 패이쓰 바이럴 박사는 “석유가 우리를 버리기 전에, 우리가 먼저 석유를 떠나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1. 아시아 기후변화와 국제사회 대응
환경난민문제는 국가안보의 문제로 접근해야한다. 이미 미국은 이 문제를 접근하고 있다. 정치난민보다 많은 것이 환경난민이다. 특히 아시아의 겨우 전 세계의 인구의 반이 살고 있기 때문에 환경난민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할 것이다. 만약 기후변화로 나라를 떠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면 이웃나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인데 한 나라가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후변화문제와 관련해 국제사회가 얼마만큼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수치는 나와있다. 하지만  코펜하겐 회의에서 합의가 되지 않았다. 만약 합의가 되었다 하더라도 앞으로의 피해를 줄일 수는 없을 것이다. 이산화탄소는 잔류기간이 100년이고, 당장 온실가스를 줄인다 하더라도 이미 100년부터 누적된 이산화탄소는 줄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일어날 피해를 어떻게 대비하느냐가 중요하다.

과학자 중 10명 중 8명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공감하고, 2명만이 자연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는 사전예방의 원칙에 따라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합의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공동의 차별화된 책임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발생시킨 국가가 누구냐 생각해 봤을 때 선진국이 훨씬 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우리는 주로 미국의 패권주의에 대해 경계하고 비판해왔다. 하지만 코펜하겐 회의에서 드러난 것은 미국의 힘이 더 이상 과거와 같이 크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중국이 미국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G7에 들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G7국가들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기후변화문제는 소위 승자와 패자가 존재한다. 어떤 나라는 기후변화에 따라 집중적인 피해를 받는 반면 어떤 나라는 단기간에 농사가 잘 이루어져 득을 얻기도 한다. 특히 아시아 지역이 기후변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아시아에서 피해가 가장 빠르게 나타나고 있기도 하지만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지역의 개발도상국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시아 지역의 기온상승 전망을 보면 2100년까지 많게는 6℃ 정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정도까지 올라가면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게 되고 여러 가지 악재가 나타날 것이다. 아시아지역에서는 곡물농사를 많이 짓고 있기 때문에 온난화로 인해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릴 경우 그(영구동토층) 아래 이산화탄소보다 21배나 강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메탄가스가 나오게 된다. 그렇게 되면 지구의 온도가 빠른 속도로 올라가게 될 것이고 이는 침엽수를 베고 살아가는 북방아시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2. 기후변화와 물부족
북방아시아에서 봄과 여름시즌에 산불이 늘고, 아시아의 대규모 델타와 저지대가 해수면 상승에 의해 침수될 것이다. 또한 홍수와 가뭄피해에 따른 물 부족 현상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기온이 올라가면 열 스트레스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이 생기게 되는데  특히 저소득계층과 노인층의 사망위험률이 높아지게 되고 이는 전염병을 증가시키게 된다. 결국 물 부족에 따른 나라간 다툼이 생기게 되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3. 기후변화와 빈곤
아시아국에서 하루 2달러미만으로 살아가는 인구수가 12억명이다. 특히나 아시아가 기후변화에 취약한 이유는 높은 인구밀도와 빈곤 때문이다.  저지대에 대도시들이 많이 위치해 있다는 점과 그러므로 해수면 상승에 취약하다는 점, 물 공급의 위기와 자연재해가 빈번하다는 점에서 아시아는 기후변화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4. 제안
아시아지역은 하나로 묶이기 힘들다. 각 국가가 역사적 바탕이 다르고 중국과 같은 강국에 대한 경계심도 높다. 또한 개인적인 생각으로 언어 문제와 사회, 경제적인 조건이 다른 것도 큰 이유가 될 것이다.
기후변화가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대비를 해야한다. 따라서 가장 피해를 많이 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보를 같이 나누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최대한 온실가스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시민사회가 가지고 있는 조직성을 통해 기업과 정부를 견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후난민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진지하게 시작되어야 한다.

질의& 응답

Q. 이명박 정부의 환경정책의 실제와 수사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A. 현 정부는 녹색과 성장이 오묘하게 결합되어 있다. 잘 맞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 정부 정책의 방점은 ‘성장’에 찍혀있다. 온실가스를 줄여야 할 몫을 산업계에는 적게 넘겨주었다. 그 이유는 산업계는 지금까지 많이 노력을 해 왔다는 것이다. 내년부터 전기가격 인상부터, 유류세 인상 등 여러 가지 변화가 있을 것이다.

Q. 내가 인식하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높다고 본다. 일반 시민들의 높은 인식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면 환경관련 운동들이 일반 생활과 직결된 운동을 전개해 나간다면 더 효율적일 것이다. 혹시 이런 연계운동 전개가 있는가.
A. 국민의 환경 인식수준이 높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국민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수준은 전체국민으로 보면 높지 않다. 한나라당이 4대강을 들고 나올 때 민주당은 임진강운하를 들고 나왔다. 왜냐하면 그것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나홀로 차량도 아주 많다. 이것은 유럽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이다.
 
물질적인 이해관계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 중요한 건 아니다. 제주도 올레길의 경우 그냥 걷는 것 뿐이지만 5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올레길에 그렇게 열광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환경에 대한)인식의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또한 환경단체들만의 고민도 있다. 일상생활에 대해서도 개입하고 싶은데 4대강, 대운하 같은 큰 정책사업이 생기면 그것에 집중하게 된다. 생활에 대한 개입은 환경단체가 앞으로 풀어야 할 문제이다.
 
Q. 기술자나 엘리트 중심으로 환경문제가 다루어지고 있고 일반인들의 생각은 묵살되고 있다. 엘리트가 아닌 일반사람들이 정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A. 그 주장에 동감한다. 그것은 독선적이고 성실하지 못한 행위이다. 환경전문가들은 권력과 결탁한 면이 있다. 그래서 이들에게 전적으로 맡겨서는 안 된다. 정보가 가장 빠른 게 NGO들이다. 이들이 차분하게 잘 조직되어 감시 활동을 해야한다.

작성: 김지나(아시아강좌 수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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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강좌 수강자 일부)

두번째 아시아 강좌는
5월 27일(목), 이태주 선생님(한성대 교수, ODA워치 대표)을 모시고 아시아의 빈곤 이슈를 살펴봅니다. 개별 강좌 참여가 가능하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영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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