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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후기

개발과 빈곤: 위기 극복의 윗목과 아랫목 (강사: 이성훈 한국인권재단 상임이사,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장)


G20 서울 정상회의(이하 G20 서울회의)가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10월 4일.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G20 톺아보기 네 번째 시간인 ‘개발과 빈곤:위기 극복의 윗목과 아랫목’이라는 주제의 강연이 있었다. 두 번째 시간에 이어 이번 시간에도 한국인권재단의 이성훈 상임이사가 강좌를 진행해 주었다.

오늘 강연은 G20 서울회의에서 금융위기에 대한 해결책이 집중적으로 논의 되어야함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 의장국으로서 개발의제를 설정하고 추진하는 이유와 의미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졌다.

대한민국은 G20 서울회의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될 금융위기 해결과 관련한 실질적인 발언권이 없었기 때문에 의장국의 권한으로 개발의제를 설정했다는 의견이 제기 되고 있다. 개발의제를 추진하게 된 배경으로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는 다음의 세 가지를 들었다.
 
세계경제협력의 주 논의의 장인 G20에서 개발격차 심화문제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 첫 번째 배경이었다. 강하고 지속가능한 균형성장 달성을 위해 개발 격차 해소가 필요하지만 현재 미국은 더 이상 소비시장의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프리카 시장개발을 통한 성장이 필요하며, 아프리카를 성장 동력으로 삼아 개발격차를 줄여야한다고 보았다.

그간 정상회의에서는 위기국면에서 금융 및 거시경제 이슈 논의에 집중한 연유로, 개발이슈에 대해 체계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했고, 이에 따라 G20의 정통성 제고를 위해 G20 비회원국의 정책 우선순위인 개발의제를 심도 있게 논의할 필요성이 대두된 것을 두 번째 배경으로 보았다.

세 번째는 비 G8 회원국으로서는 최초로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대한민국이 그동안의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의제에 대한 비교우위를 갖고 의장국으로서 실질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기여가 가능하며, 이 과정에서 아프리카와 같은 비회원국들의 기대에 부응하여 선진국과 개도국의 가교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이상의 세 가지 배경을 바탕으로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원회)는 우리 측 제안을 토대로 개발의제의 추진 및 설치에 합의했다. 개도국 경제성장에 중점을 둔 개발의제를 추진하고, 성장과 연계되는 핵심 분야의 역량강화 및 개발경험공유를 통해 기존 논의와 상호 보완 및 유엔새천년개발목표 달성에도 기여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성훈 상임이사는 G20 서울회의에서의 개발의제 추가에 대해 찬성과 반대를 떠나 현상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논의 되고 있는 개발의제는 경제성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고 민주화와 시민사회 성장은 반영되지 않은 반쪽짜리 정책으로 균형 잡힌 개발전략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경제발전 모델을 공유하겠다고 공언하지만 한국식 개발이 낳은 양극화, 저출산, 자살율 등의 문제들에 대한 자기반성이 배제되어 있다는 한계 또한 남아있다고 주장한다.

수혜국이 받을 혜택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처럼 포장하지만 이면에는 자국의 이익을 계산하고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각국의 행태가 전지구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각국이 협력하여 해결방안을 모색하자는 모임의 취지와 너무나도 상반되어 씁쓸함이 느껴지는 것은 나 혼자만의 느낌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강연이 거듭되면서 조금씩 G20에 대해 알아간다고 생각했었는데 참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거듭 밀려온다.

정리: 임재홍 자원활동가

Posted by 영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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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후기]


아시아, 기후변화에 신음하다


기후변화는 사전예방의 원칙에 따라 접근해야 ...
선진국들의 책임을 묻는 ‘차별화된 책임 원칙’이 적용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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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아시아강좌 첫 강연자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

희끗희끗한 머리에 중후한 목소리가 잘 어울리는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안병옥 소장이 <참여연대>의 첫 번째 아시아강좌의 주인공으로 초대됐다. 기후문제가 다양한 아시아문제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는다는 점에서 기후변화를 첫 강좌로 잡은데 의의가 있었다. 20명 남짓의 다양한 직종의 청중들과 함께한 이번 강좌는 쉬는시간 없이 2시간 반 가량 진행되었다. 강의가 끝나고도 식지 않은 청중들의 열기는 열띤 토론으로 이어졌다.

안 소장은 현 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해 “이명박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많이 칭찬을 받고 싶어 하고 아시아국 사이에서도 우리나라가 주도하려고 한다. 하지만 문제의 해결이 전문가들 중심으로 집중되어 시민사회에서 (환경문제에 대해)충분히 논의하고 공유할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연대의 중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사회자의 질문에 “기후변화문제에 있어 정부가 할 수 없는 일도 있고, 게을러서 할 수 없는 일도 있다. 환경문제의 특징은 국경이 없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환경문제는 국가의 울타리에서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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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연사(이하 안병옥)가 강의한 내용을 중심으로 발췌했습니다.

 
기후변화 문제, 어디까지 와있나?
기후변화는 정치경제학 문제이기도 하다. 이것은 쉬운 문제가 아닌 우울한 문제이다. 앞으로 참여연대 아시아 시민강좌에서 아시아 빈곤, 인권, 공정무역 등의 주제를 다루는데 모든 강의가 기후변화와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언론은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를 혼용해서 쓰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기후가 올라가는 것을 뜻하지만 지난 겨울 폭설, 한파 등이 심해지면서 ‘이게 무슨 온난화냐’ 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온난화의 경우 20년 정도의 오랜 기간의 기후변화 추의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수증기가 대기 중으로 가게 되면 비나 눈이 내리게 되며 어떤 지역에서는 가뭄이 일어난다. 또 어떤 지역에서는 홍수가 일어나게 된다. 이같이 가변적인 기후 상태에 있는 것을 '기후변화'라고 한다.

기후변화를 통해 변화한 것 중 하나는 과학자들이 정치적 발언권을 획득했다는 점이다. 기후변화를 둘러 싼 국제적 논의는 빈곤문제, 관광문제, 재난지역문제 등이 있다. 특히 관광문제는 기후변화로 많은 영향을 받게 되었다. 예를들어, 유럽에서는 향후 지구의 빙하가 녹을 것을 우려해 캐나다에 빙하를 보러 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히말라야 빙하의 경우 2035년까지 다 녹아내릴 것이라고 IPCC는 보고하고 있다. 반면 기후변화에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이들 대부분은 미국 굴지의 석유회사에서 후원하고 있는 과학자들이라는 것이 문제이다.

이산화탄소가 색깔이 있었다면 사람들이 더욱 문제의식을 갖았을 것이다. 경제위기가 다시 한 번 올 것인데 그 이유가 유가상승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 국제에너지기구의 자원경제학수장 패이쓰 바이럴 박사는 “석유가 우리를 버리기 전에, 우리가 먼저 석유를 떠나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1. 아시아 기후변화와 국제사회 대응
환경난민문제는 국가안보의 문제로 접근해야한다. 이미 미국은 이 문제를 접근하고 있다. 정치난민보다 많은 것이 환경난민이다. 특히 아시아의 겨우 전 세계의 인구의 반이 살고 있기 때문에 환경난민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할 것이다. 만약 기후변화로 나라를 떠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면 이웃나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인데 한 나라가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후변화문제와 관련해 국제사회가 얼마만큼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수치는 나와있다. 하지만  코펜하겐 회의에서 합의가 되지 않았다. 만약 합의가 되었다 하더라도 앞으로의 피해를 줄일 수는 없을 것이다. 이산화탄소는 잔류기간이 100년이고, 당장 온실가스를 줄인다 하더라도 이미 100년부터 누적된 이산화탄소는 줄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일어날 피해를 어떻게 대비하느냐가 중요하다.

과학자 중 10명 중 8명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공감하고, 2명만이 자연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는 사전예방의 원칙에 따라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합의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공동의 차별화된 책임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발생시킨 국가가 누구냐 생각해 봤을 때 선진국이 훨씬 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우리는 주로 미국의 패권주의에 대해 경계하고 비판해왔다. 하지만 코펜하겐 회의에서 드러난 것은 미국의 힘이 더 이상 과거와 같이 크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중국이 미국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G7에 들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G7국가들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기후변화문제는 소위 승자와 패자가 존재한다. 어떤 나라는 기후변화에 따라 집중적인 피해를 받는 반면 어떤 나라는 단기간에 농사가 잘 이루어져 득을 얻기도 한다. 특히 아시아 지역이 기후변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아시아에서 피해가 가장 빠르게 나타나고 있기도 하지만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지역의 개발도상국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시아 지역의 기온상승 전망을 보면 2100년까지 많게는 6℃ 정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정도까지 올라가면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게 되고 여러 가지 악재가 나타날 것이다. 아시아지역에서는 곡물농사를 많이 짓고 있기 때문에 온난화로 인해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릴 경우 그(영구동토층) 아래 이산화탄소보다 21배나 강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메탄가스가 나오게 된다. 그렇게 되면 지구의 온도가 빠른 속도로 올라가게 될 것이고 이는 침엽수를 베고 살아가는 북방아시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2. 기후변화와 물부족
북방아시아에서 봄과 여름시즌에 산불이 늘고, 아시아의 대규모 델타와 저지대가 해수면 상승에 의해 침수될 것이다. 또한 홍수와 가뭄피해에 따른 물 부족 현상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기온이 올라가면 열 스트레스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이 생기게 되는데  특히 저소득계층과 노인층의 사망위험률이 높아지게 되고 이는 전염병을 증가시키게 된다. 결국 물 부족에 따른 나라간 다툼이 생기게 되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3. 기후변화와 빈곤
아시아국에서 하루 2달러미만으로 살아가는 인구수가 12억명이다. 특히나 아시아가 기후변화에 취약한 이유는 높은 인구밀도와 빈곤 때문이다.  저지대에 대도시들이 많이 위치해 있다는 점과 그러므로 해수면 상승에 취약하다는 점, 물 공급의 위기와 자연재해가 빈번하다는 점에서 아시아는 기후변화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4. 제안
아시아지역은 하나로 묶이기 힘들다. 각 국가가 역사적 바탕이 다르고 중국과 같은 강국에 대한 경계심도 높다. 또한 개인적인 생각으로 언어 문제와 사회, 경제적인 조건이 다른 것도 큰 이유가 될 것이다.
기후변화가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대비를 해야한다. 따라서 가장 피해를 많이 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보를 같이 나누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최대한 온실가스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시민사회가 가지고 있는 조직성을 통해 기업과 정부를 견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후난민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진지하게 시작되어야 한다.

질의& 응답

Q. 이명박 정부의 환경정책의 실제와 수사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A. 현 정부는 녹색과 성장이 오묘하게 결합되어 있다. 잘 맞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 정부 정책의 방점은 ‘성장’에 찍혀있다. 온실가스를 줄여야 할 몫을 산업계에는 적게 넘겨주었다. 그 이유는 산업계는 지금까지 많이 노력을 해 왔다는 것이다. 내년부터 전기가격 인상부터, 유류세 인상 등 여러 가지 변화가 있을 것이다.

Q. 내가 인식하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높다고 본다. 일반 시민들의 높은 인식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면 환경관련 운동들이 일반 생활과 직결된 운동을 전개해 나간다면 더 효율적일 것이다. 혹시 이런 연계운동 전개가 있는가.
A. 국민의 환경 인식수준이 높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국민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수준은 전체국민으로 보면 높지 않다. 한나라당이 4대강을 들고 나올 때 민주당은 임진강운하를 들고 나왔다. 왜냐하면 그것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나홀로 차량도 아주 많다. 이것은 유럽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이다.
 
물질적인 이해관계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 중요한 건 아니다. 제주도 올레길의 경우 그냥 걷는 것 뿐이지만 5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올레길에 그렇게 열광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환경에 대한)인식의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또한 환경단체들만의 고민도 있다. 일상생활에 대해서도 개입하고 싶은데 4대강, 대운하 같은 큰 정책사업이 생기면 그것에 집중하게 된다. 생활에 대한 개입은 환경단체가 앞으로 풀어야 할 문제이다.
 
Q. 기술자나 엘리트 중심으로 환경문제가 다루어지고 있고 일반인들의 생각은 묵살되고 있다. 엘리트가 아닌 일반사람들이 정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A. 그 주장에 동감한다. 그것은 독선적이고 성실하지 못한 행위이다. 환경전문가들은 권력과 결탁한 면이 있다. 그래서 이들에게 전적으로 맡겨서는 안 된다. 정보가 가장 빠른 게 NGO들이다. 이들이 차분하게 잘 조직되어 감시 활동을 해야한다.

작성: 김지나(아시아강좌 수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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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강좌 수강자 일부)

두번째 아시아 강좌는
5월 27일(목), 이태주 선생님(한성대 교수, ODA워치 대표)을 모시고 아시아의 빈곤 이슈를 살펴봅니다. 개별 강좌 참여가 가능하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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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민사회단체들은 지구촌의 빈곤, 환경, 인권, 노동과 이주, 여성, 평화, 군축 등 인류가 당면한 공통의 구조적 문제 해결에 책임의식을 지니고 2011년 제4차 서울 원조효과성 고위급회의에  적극 참여하고자 합니다.
 
이에 인류가 당면한 모든 국제개발협력 이슈에 대하여 한국 시민사회가 세계 시민사회와 연대하여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기여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시민사회 단체들이 모여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포럼(Korean Civil Society Forum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 KoFID)을 구성하려고 합니다. 시민사회포럼은 참여를 희망하는 단체들에게 열려있는 조직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국제개발협력 한국시민사회포럼 제안서


전 문

반 세기 동안의 압축적 경제성장과 한국 시민사회의 역동적인 민주화 경험은 빈곤과 질병, 분쟁과 권위주의적 독재정권하에서 고통 받고 있는 개발도상국의 시민사회에 작은 등불이고 희망입니다. 한국정부의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가입과 2010년 G20 정상회의 및 2011년 원조효과성 고위급회의(HLF-4) 유치는 단순히 한국 정부의 외교사적 치적으로 과장할 것이 아니라 한국과 세계시민사회가 연대하여 지구촌의 빈곤과 질병을 퇴치하고 분쟁과 폭력, 차별을 종식시키며, 인권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특히 2011년 11월에 개최되는 원조효과성 고위급회의는 OECD DAC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의 국제회의로서 삶의 권리를 박탈당한 최빈국 주민들의 빈곤문제를 해결하고, 성평등을 촉진하며, 최소한의 인간다운 노동권을 보장하고, 분쟁과 차별을 종식시켜 진정한 발전을 실현하고자 하는 중요한 국제개발 정책회의가 될 것입니다. 이 회의는 지금까지의 서구 공여국 중심 원조체제를 개편하여 중국 등 신흥공여국과 개발도상국들이 선진국과 동등하게 국제개발 주체로서 참여하는 새로운 포괄적 국제개발협력 체제를 만드는데도 기여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이 회의는 한국 시민사회가 세계 200여 국가의 시민사회와 연대하여 개발, 인권, 환경, 분쟁, 질병, 이주 등 지구촌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 노력하는 역사적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에 한국 시민사회가 2011년 원조효과성 고위급회의에 적극 대응하고, 세계시민사회의 양적, 질적 성장과 정의와 평등, 자유와 연대의 인류 공동체 실현에 기여하고자 다음과 같이 (가칭)’국제개발협력 한국시민사회포럼’ 구성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배경과 논의 경과

DAC는 2003년 로마에서 개최된 제1차 원조효과성고위급회담(HLF-1)을 시작으로 원조가 실제로 얼마나 수원국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는가 하는 원조효과성 논의를 본격화 하였습니다. 2005년 파리에서는 원조효과성을 달성하기 위한 다섯 가지 원칙을 명시한 파리선언(Paris Declaration)을 채택하였으며, 2008년 가나 아크라에서는 파리선언의 중간 이행성과를 평가하고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한 아크라행동계획(Accra Agenda for Action:AAA)을 채택하였습니다. 특히 아크라 회의에서는 세계 120여 국가에서 700명 이상이 참여한 시민사회포럼이 동시에 열렸으며, 시민사회가 독립적이며 자율적인 권한을 지닌 개발행위자로 공식 인정되었습니다. 이후 아크라 회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세계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시민사회 네트워크인 ‘Better Aid’가 구성되었으며 현재 약 30여명의 시민사회 네트워크 조직 대표들이 제4차 서울 고위급회의를 준비하는 DAC의 작업반 활동과 세계시민사회의 대응전략 마련을 위한 일련의 정책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편, 국제개발협력과 국제원조체제에서 시민사회와 민간부문의 역할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국제개발협력 논의도 ‘원조효과성에서 개발효과성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정부와 다자기구뿐 아니라 시민사회와 민간기업을 포함하여 개발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수단과 정책영역을 포괄하는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원조정책뿐 아니라 무역과 투자, 농업, 환경, 여성, 노동, 교육, 과학기술, 보건 등 거의 모든 정책영역이 유기적으로 관련되어 개발도상국의 개발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때문입니다. 따라서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4차 고위급회의는 ‘원조를 넘어서’ 개발효과성을 달성하기 위한 실천적인 정책과 전략을 마련하는 중요한 장이 될 것입니다. 동시에 시민사회단체가 수행하는 국제개발의 효과성 문제도 논의에 포함되고 있으며, 세계의 시민사회 네트워크 단체들은 ‘시민사회 개발효과성에 관한 공개포럼’(Open Forum on CSO Development Effectiveness)을 조직하여 국가, 지역, 세계 수준에서 시민사회의 개발효과성 논의를 진전시키고 있습니다.

한국 시민사회에 대한 제안

2011년 제4차 원조효과성 고위급회의에서는 공여국과 수원국 정부는 물론 지구촌의 빈곤, 환경, 인권, 노동과 이주, 여성, 평화, 군축 등 인류가 당면한 공통의 구조적 문제 해결에 책임의식을 지닌 세계의 시민사회 단체들이 대거 참여하여 새로운 원조체계(Aid Architecture)와 국제협력 전략을 모색하게 될 것이며 한국 시민사회는 회의 주최국으로서 이러한 논의에 준비과정에서부터 적극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인류가 당면한 모든 국제개발협력 이슈에 대하여 한국 시민사회가 세계 시민사회와 연대하여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기여해야 한다는 기본 인식과 취지에 공감하는 모든 시민사회 단체들이 모여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포럼(Korean Civil Society Forum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 KoFID)을 구성하고 역량을 결집하여 다음과 같은 당면 과제를 더불어 수행할 것을 제안하는 바입니다.

첫째, 개발, 환경, 인권 등 국제개발 이슈에 대한 한국시민사회의 대응전략 마련
둘째, 인권과 양성평등,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국제개발협력 규범 마련과 실천
셋째, 한국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효과성 제고를 위한 정책권고와 감시
넷째, 세계적 양극화 해소와 빈민층을 위한 포용적 개발정책 권고
다섯째, 서울 고위급회의 의제설정과 회의 참여, 정책문건 마련에 기여

시민사회포럼은 가입과 탈퇴의 자유 및 단체활동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개방적 운영원칙을 견지할 것이며, 국제개발과 환경, 인권, 군축, 노동, 여성 등 모든 분야의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연대하여 참여하는 포괄성을 기본원칙으로 할 것이며, 의제와 작업반 분과에 따라 책임운영 단체들을 정하여 실질적인 공동대표제로 운영함으로써 시민사회포럼의 공동 과제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고자 합니다.

한국 시민사회가 세계 시민사회와 모든 분야에서 연대하고 소통하며, 궁극적으로 지구촌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를 맞아 반 세기 동안 쌓아 온 한국 시민사회의 저력과 추동력이 적극 발휘될 수 있도록 협력하여 주시기 당부드리며 귀 단체의 적극적인 동참과 책임분담을 기대하는 바입니다.


 

 2010년 1월 27일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포럼 준비위원회


 

Posted by 영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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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위기와 시민사회의 과제


세계 에너지 위기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인류가 생존하고 경제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자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인간의 물질적 수요에 비하여 그것을 충족시켜주는 물적 공급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을 '희소자원'이라 한다. 에너지 위기를 우려하는 가장 근본적 원인은 희소한 에너지 자원에 있고 그 중심에는 석유가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유가 폭등으로 인한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종전에 경험하지 못한 에너지 위기가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세계는 이미 몇 차례의 이와 같은 위기를 경험한 바 있지만, 그 대안은 지극히 피동적이고 소극적이었다. 국내에서도 물가 상승이 가시화되면서 경제성장률의 '성장'이란 표현 자체를 사용하기 무색할 정도가 된지 오래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들이 앞으로 우리가 겪게 될 변화를 고려해볼 때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전문가들과 워싱턴, 런던, 싱가포르의 국제정치 전문가들이 작성한 2006년 초의 보고서에 의하면, 자원 확보경쟁은 세계에서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혹자는 국제적인 자원 확보경쟁은 이미 제 2의 냉전 체제에 돌입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물론 자원을 둘러싼 가채연수의 산정이 자원의 희소성에서도 불구하고 정확한 자료를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지 못한 것도 문제다. 아마도 이러한 불확실성과 부정확성이 자원전쟁의 심각성을 가중시키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세계경제에 있어 자원이 부족하고, 대규모 에너지 제공 국가가 하나라도 사라지게 되면 이는 다른 국가들이 그 손실을 벌충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2008년 초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처음 돌파했을 때만 해도 유가 급등이 계속될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투기적 수요나 달러 약세 등으로 인한 거품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고유가가 지속되자 그 원인을 근본적인 수급의 문제에서 찾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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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의 유전. ⓒ로이터=뉴시스

세계 원유 생산은 2005년을 정점으로 2년 연속 0.36%씩 감소했다. 또한 국제원유시장에서는 수요 증가를 포함한 여러 요인들로 인해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원공급을 늘리는 것이 어려워지는 '공급제약' 상황을 맞고 있다. 이런 공급 둔화는 향후 자원부족현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은 줄었고, 북해(北海)유전과 멕시코유전도 생산량이 감소했다. 자원 민족주의의 대두와 부존자원이 적은 국가들 간의 치열한 자원 확보 경쟁, 대형 유전의 노후화, 석유 탐사 및 개발 비용의 상승 등이 공급 증대를 제약하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금속광물과 농산품도 공급이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에너지 자원과 관련한 정보를 종합해보면, 2000년대 초중반을 기점으로 자원의 안정적인 공급시대는 끝났다고 판단된다. 아울러 과거 1970년대 석유파동 당시의 석유위기가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공급차질' 때문이었다면, 앞으로 진행될 자원위기는 '공급제약'에서 비롯될 것이라는 점이 다르다.

이처럼 에너지 자원의 가격 상승 원인이 수요뿐만 아니라 공급의 문제이기 때문에 약간의 수요 충격에도 가격이 급등락하고 수시로 투기적 수요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적어도 통화팽창에 따른 세계 경제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현실에서 볼 때, 자원전쟁(오일쇼크)은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에너지 자원 공급의 제약은 여러 경로를 통해 세계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세계경제의 중요한 패턴 변화는 첫째, 에너지 자원 공급 제약이 세계경제의 성장을 제약하여 세계경제의 장기 평균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란 점, 둘째, 성장활력이 제조업 국가 중심에서 자원보유국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점이다.

에너지 문제에 대한 한국의 현황과 대응

문제는 한국이 에너지 자원의 위기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 자원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에너지 자원 가격이 오르는 만큼 우리의 실질적인 소득은 감소하게 된다. 또한 세계적인 경기 침체의 여파 속에 한국 경제가 비록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GDP성장률과 실질소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더욱이 한국의 산업구조는 생산 활동에 있어 다른 나라보다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에 에너지 의존도의 비중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의 경제에서 가격 경쟁력은 중요한 요인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에너지 절감과 투입 자본 대비 부가가치의 창출 면에서도 한국은 선진국보다 열세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은 소득수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고 있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 수준은 31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30위인데, 1인당 에너지소비량은 9위를 기록하고 있고 에너지 효율도 매우 낮다.

그러나 한국의 문제가 화학과 철강 같은 자원 다소비형 산업의 비중이 높다는 것 자체에 있다기보다는 자원 투입 대비 부가가치 창출이 낮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자원 투입이 많은 소재 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지식 기반의 서비스 산업 비중을 높여 나가는 산업 구조의 일대 전환 및 녹색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 제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에너지 자원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한국 경제는 산업경쟁력 상실의 위기에 노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와 같은 산업구조가 지속된다면 한국은 지금보다 더 심각한 넛크래커(nut-cracker)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가 자원 가격을 왜곡하지 말아야 한다. 저렴한 가격은 절약하려는 인센티브를 떨어뜨리기 마련이다. 과거엔 정부가 외부 충격을 흡수하여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 것도 의미가 있었지만, 이제는 가격이라는 신호를 통해 민간이 효과적인 자원 활용에 더 민감해지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에너지 자원 전쟁의 성격은 국가와 사회 그리고 개인이 모두 참여하는 총체전(total war)의 성격을 띠고 있다. 자원의 희소성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다. 정부는 고통스럽지만 시급한 상황을 국민들에게 솔직히 알리고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또 다른 '소통'의 과제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회와 기업, 개인 등 경제주체들은 에너지 자원의 희소성 심화라는 불가피한 현실 적응에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체 에너지 개발에 지혜와 노력을 경주하지 않으면 안 된다.

끝으로 우리가 고려해야 할 것은 이러한 총체전이 국가 이익이나 기업의 영리, 혹은 개인의 사적 이익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적어도 과정은 총체전의 모습을 보일지라도 궁극의 목표는 인류와 세계를 위한 노력으로 귀결되어야 한다.

인간이 소비하는 에너지, 식량, 주택 등을 만들기 위해 자원을 생산하고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을 토지로 환산한 '생태 발자국 지수(Ecological Footprint)'란 것이 있다. 선진국은 이미 지구가 감당해 낼 수 있는 기준을 25% 가량 초과한 반면, 후진국에서는 극심한 빈곤과 식량난으로 인해 각종 생물의 멸종을 걱정하고 있다. 지금 지구는 선진국과 후진국 양쪽으로부터 동시에 위협을 받고 있다. 인류가 지구의 적이 되어버렸지만 지구의 해결책 또한 인간만이 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전가림 (호서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아시아포럼 6강을 소개합니다

주제 : 에너지 위기와 시민사회의 과제
발제 : 전가림 호서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일시 : 2009년 9월 17일(목) 오후 4시 장소: 서울 경희대학교 네오르네상스 104호
문의 :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차은하 간사 02-723-5051, silverway@pspd.org


 

Posted by 영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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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해(2008년) 3월부터 시작된 <아시아 포럼>을 통해서 아시아인의 ‘삶의 세계’와 만난 짜릿한 경험들을 잊을 수 없다. <포럼>의 화두를 연 라미경 교수의 “인간안보의 관점에서 본 아시아 연대”(2008년 3월 8일)는 기존의 국가중심적 국제정치학의 터널 뷰(tunnel view)로부터 터널 밖의 눈부신 세계에 관심을 돌리게 한 ‘방향 전환’의 첫 단추였다.

뒤이은 조영희 교수의 “동남아시아의 초국가적 환경문제-메콩강 하류유역을 중심으로”(2008년 7월 25일)는 아시아인의 삶의 세계를 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메콩강은 티벳 고원에서 발원하여 중국의 운남을 거쳐 라오스, 태국, 미얀마와 캄보디아 그리고 베트남에 이르는 말 그대로 국가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초국가적 하수로서 농업과 어업에 의존하는 이곳 유역민들에게는 오래 전부터 삶의 터전이기도 했다. 이 지역에는 95개 이상의 다양한 민족들이 공존하고 있으며, 동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빈곤한 곳이기도 하다. 특히 메콩강 하류지역은 인간안보의 문제가 추상적인 개념의 문제가 아닌 실제상황으로서 볼 수 있고 또 만질 수 있는 현장으로 다가왔다.

이와 더불어 허창덕 교수의 “21세기 광역질병 : 현황과 과제”는 아시아인의 삶의 문제가 바로 우리들 자신의 삶과 직결되어 있음을 잘 보여준 또 다른 사례였다. 허 교수는 현대세계의 3대 질병이라 할 수 있는 후천성 면역 결핍증(HIV/AIDS),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ARS), 조류 독감(AI)의 세계적 감염 경로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사스와 조류독감의 감염중심지가 우리가 살고 있는 아시아 지역이고 우리와 이웃한 아시아 국가라는 점을 밝혀주었다.

동아시아 삶의 문제를 연대하는 새로운 공동체로

또 ‘아시아적 삶의 세계’와 관련하여 흥미를 끈 발표는 윤재민 박사의 “인터넷과 아시아 연대”(20008년 11월 21일)였다. 여기서 윤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동아시아는 전지구화, 민족주의의 폐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공동체이다. 그것은 단순히 지리적 공동체를 뛰어넘는 새로운 연대의 공동체이다. 이를 위해 동아시아 지역은 국민국가 단위로만 생각하고 행위했던 틀을 벗어나는 문명론적 차원에서의 변화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서는 이 지역인들이 국경 안팎의 서로 다른 지역의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삶의 자세를 반성하며 동아시아인의 삶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 감수성 계발이 필요하다.(p.6)
 
필자는 윤 박사가 위에서 언급한 것 가운데 특히 ‘전지구화, 민족주의의 폐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공동체’를 현상학에서 말하는 ‘삶의 세계’로, 다시 말하면 ‘이념의 옷’(Ideenkleid)으로 덧입혀지기 이전의 전과학적인 ‘삶의 세계’로의 복귀로, 그리고 ‘삶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 감수성’이라는 표현을 이러한 ‘삶의 세계의 소박성에 대한 민감성’에 대한 은유로 재해석하고 싶다.
 
‘삶의 문제’에 대한 관심의 촉구는 <아시아 포럼>의 성과를 중간 점검하는 자리(2008년12월17일)에서도 화두가 되었다. 이재현 박사(국제 연대 위원회 실행위원)는 이 자리에서 “초국가적 문제라는 것의 본질은 바로 인간의 직접적인 삶에 영향을 주는 문제, 인간의 생존에, 그 질적 문제에 직접 영향을 주는 문제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밝히면서 “빈곤”의 문제가 이와 같은 문제들 중에서 가장 고전적인 예에 속한다고 피력했다.(p.4) 그리고 해가 바뀐 2009년 <아시아 포럼>의 첫번째 모임에서(3월26일), 그는 ‘아시아인의 삶을 위협하는’ 초국가적 인간안보의 문제로서 5가지를 손꼽았다: 1.난민문제, 2.영유권 문제, 3.해상안전과 해적문제, 4.마약문제, 5.인신매매문제. 이어서 그는 이러한 문제들이 다시 ‘초국가적 범죄’문제로 연결된다고 말하면서, 이러한 범죄에 대한 “이해[는] 단순히 범죄라는 시각을 넘어서 왜 그들이 그 문제에 연관될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보다 주목할 대목은 바로 뒤에 이어진 다음과 같은 그의 말이었다: “더불어 문화적, 종교적 상대성과 관용의 시각 그리고 그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관점은 중동, 동남아에서 일어나는 [각종] 테러는 인간생명을 위협하는 범죄로[만] 낙인 찍는 오류를 만들어내기 쉽다.”(p.6)

(범죄나 예방을 넘어선) 삶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정책이 절실
 
아시아가 새로운 연대의 공동체로 나아가는데 걸림돌이 되는 문화적 종교적 상대성과 관용의 시각, 다른 삶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관점은 단지 국가간의 테러나 범죄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 필자는 김성천 교수의 “이주아동의 인권현황과 시민사회의 과제”(2009년 7월 9일)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때마침 쏟아진 장마비도 아랑곳하지 않고 모여든 고등학생, 중등학교 교사들, 그리고 여러 시민단체와 학내외의 인사들로 본관 2층 대회의실은 시작부터 이미 만석이 되었다. 김 교수의 발표는 한마디로 ‘이주아동의 기본적인 삶은 보호되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이주아동이란 한국에 온 외국인 노동자의 자녀(이들은 부모와 같이 살기 위해 본국에서 관광비자로 입국하였다.) 또는 이들 사이에서 출생한 아동으로서 2008년 3월 현재 약 2~3만 명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 이주노동자가족의 아동들은 대부분이 미등록 신분으로서 기본적인 생계보장, 학업, 보건, 사회관계 형성의 권리와 혜택을 누릴 수 없는 열악한 상황에 있다. 특히 이 아동들은 부모와 함께 살 권리가 보장되어 있지 않다. 그 일부 아동의 경우, 부모의 강제출국으로 한국에 남아 생활하게 되는 문제도 있다. 한편으로 이 아동들은 한국에서 태어났거나 어려서부터 한국에 장기 체류했기 때문에 본국에 송환되었을 때 전혀 적응할 수 없는 실정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에서 장래에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는 공식생활이 없기 때문에 그대로 머물 수도 없는 절망적 상황에 놓여있다. 여기서 김성천 교수는 “’체류자격’이라는 낡은 기준에서 탈피하여” 아동의 삶의 관점에서 정책의 틀이 다시 짜여져야 한다고 말을 맺는다.

끝으로 필자는 <아시아 포럼>을 통해서 모처럼 일깨워진 ‘삶의 세계’에 대한 관심이 더욱 심화되고, 확장되고, 다원화되고, 치열하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관심’으로 열린 시민적 ‘삶의 세계’는 다시금 시민운동의 정체와 침체를 깨뜨릴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다.

일찍이 “유럽과학의 위기”를 외쳤던 후설(E. Husserl)은 인간의 모든 프로젝트(project)는 ‘삶의 세계’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지금 그의 말이 아시아인의 몸에, 마음에, 그리고 그들이 사는 땅과 바다와 하늘에서 메아리치고 있는 것 같다.

김홍우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명예원장)
* 8월에는 <아시아 포럼>이 열리지 않습니다.

<아시아 포럼> 제6회 에너지 위기와 시민사회의 과제
- 발제: 전가림/ 호서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 일시: 2009년 9월 17일(목) 오후 4시, 경희대학교 본관 2층 대회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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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해적과 해양테러리즘



라미경 순천향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교수mkra33@sch.ac.kr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지난 20세기 동안 그 생존을 위한 경제활동은 대부분 육상에서 이루어져 왔지만 육상의 활발한 활동을 뒷받침해온 것은 해양이었다. 해양은 인류에게 생존을 위한 자원 탐사 및 개발의 마지막 터전이었고 각국은 해저에서 석유를 생산하는 것을 계속해서 증가시키고 있다. 해양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해양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협력과 협상의 필요성을 증가시킴으로써 새로운 해양질서를 형성하려는 노력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특히 해양을 통한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국가경제와 안보에 직결된 물자수송의 통로인 해양교통로를 안전하게 확보하고 유지하는 것은 사활이 걸린 문제가 되었다. 동아시아에서 해양문제는 1980년대 초반 유엔해양법협약 채택에 의한 배타적 경제수역과 같은 새로운 제도와 개념이 도입됨에 따라 이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충돌 가능성이 높아짐으로써 지역안보의 최우선 순위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동아시아 지역에서 전개되고 있는 해양문제를 둘러싼 역내 국가들의 대응과 지역 해양안보환경이 변화하게 되었다.


해적과 연계된 초국가적 범죄조직의 해양테러

냉전 이후 동아시아 해양 특히 말라카해협에서 비전통적 혹은 비재래적 위협요인이 안보의 중요한 쟁점이 되었다. 특정 행위의 금지를 규정한 국제협약의 존재 때문에 흔히 ‘해양에서의 불법행위’로 불리는 비전통적 안보위협 요인들은 대표적으로 해적행위, 해양테러리즘, 마약유통, 불법어업, 해양 절도 및 사기, 인간 밀매 그리고 환경오염행위` 등을 포함한다. 이들 요인들은 해양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항해 또는 항만에 정박 중인 선박에 대해 무력공격을 가하는 해양테러리즘이 9·11 테러사태 이후 해양교통로 안보 및 안전과 관련하여 특별한 관심을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그리고 태국 등 4개국의 국경이 접해 있고 영해가 중복되고 있는 말라카해협은 한국, 중국, 일본 원유공급의 80% 이상의 선박이 통과하고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철광석 등도 이 항로를 통해 통과한다. 따라서 동남아 해양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말라카해협, 순다해협, 롬복해협은 지리적, 경제적, 정치적 그리고 전략적 가치와 역할이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

말라카해협은 해적활동이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곳이다. 말라카해협을 왕래하는 선박과 승무원은 개인 재산, 화물, 선박 자체의 절도, 항해자의 납치와 살인에 대한 폭력 등 끊임없는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 해협에서 선박의 안전한 운항과 보호가 어려운 이유는 냉전 이후 해적과 같은 비전통적 위협을 통제하고 관리하고 법을 집행하는 책임소재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동남아 해역에는 소규모 범죄단, 잘 조직된 범죄 집단, 무장분리주의자 등 3가지 종류의 해적이 활동하고 있다. 동남아해협과 해양에서 해적 발생의 역사는 오래 되고 고질적인 것이지만 현재가 더 위협적인 것은 해적들이 지역 해군력보다 좋은 장비를 갖추고 기동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더구나 해적과 연계된 초국가적 범죄조직은 이 지역 국가들의 허약한 재정적 자원과 정치적으로 무능한 정부를 악용하고 있다.

이러한 해적의 발생이 증가하고 동아시아 지역의 국제테러리즘 조직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함에 따라 말라카해협과 동아시아 해양을 운항하는 선박과 선원들에 대한 해양안전을 위해 연안 국가들은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에 말라카해협 국가들은 초국적 범죄가 자신의 영해와 주변 국가들의 다도해 속으로 도망치는 것을 추격하기 위한 허가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의심이 될 수 있는 선박에 탑승해서 조사하고 필요에 따라 선박과 사람들을 억류할 수 있는 법과 집행기구를 확립했다. 특히 발리 폭탄테러 이후 동남아 해양 해협에서 해적과 해양범죄가 해양테러리즘과 연계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국가들의 협력이 신속하게 이루어졌고 관련법이 제정되었다.


해양 안전 위한 협력 안보와 노력

ASEAN은 2005년 회의에서 동아시아 해양안전과 안보를 촉진하기 위해 종합적인 합의에 이르렀다. 이 합의를 통해 동아시아 국가들은 다자협력의 강화, 해양안전과 안보를 위한 관리와 운영의 해결추구, 선박과 선원 그리고 항구의 안전, 해양안전과 기술의 개발과 응용 등의 협력을 강조했다. 말라카해협과 동아시아 해양에서 다자협력을 위한 국제적 조정과 합의는 협력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해적과 해양테러리즘은 정부 간 회의TrackⅠ가 지역회의 및 다자협력이 진행되는 근간이 될 뿐만 아니라 중요한 의제로서 자리매김을 하고 있으며 비정부기구 차원TrackⅡ의 NGO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해양분야에서 협력안보가 동아시아 해양안보에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협력적 해양안보는 해양분야에서 위협 및 군사적 충돌 회피라는 공통의 이익의 존재를 가정하며 해양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요인을 사전에 제거함으로써 지역안정을 유지하고자 한다. 협력적 해양안보는 안보를 공고히 하기 위해 공동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군군비통제, 신뢰구축 그리고 해양협력 등 해양에서의 전통적·비전통적 관심사를 폭 넓게 논의할 수 있다. 아울러 해양 교통로의 파괴, 해적행위 및 해양오염 등의 초국경적 지역 해양문제에 대해 협의하고 공동의 대책 수립을 가능하게 해 준다. 바다와 관련된 문제는 개별적인 사안이 아니며 모두 연관되어 있으며 정부와 NGO등 포괄적인 접근이 있어야 한다.

해적과 해양테러리즘에 관련된 문제들은 국가 간 상호의존성을 높여주고 지방, 국가, 지역 그리고 국제적 수준에서 다각적·다층적·다차원적 노력을 진행시키는 것을 필요로 한다. 글로벌 거버넌스 노력이 더욱 진전되려면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의 안전이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는 점을 개별국가들이 깨달을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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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 이야기 들어볼래?
아시아 다큐 영상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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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3~9/25 사흘간 경희대 네오르네상스관에서 아시아 다큐영상회를 참여연대, 경희대NGO대학원학생회, 프론티어가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이주민, 빈곤, 노동 인권을 주제로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고 관련 분야 활동가 분들과 이야기 하는 시간을 약 2시간동안 가졌습니다. 영상회에 참석했던 분들의 후기를 모아 영상회 내용을 공유합니다. <편집자 주>


첫째날: 이주자의 목소리 
국가 보호가 필요하다(로버트 프레이/한국, 캐나다/20분/Mocku/2008년)
어둠 속의 등불(어속 타파/한국, 네팔/18분/다큐 Docu/2008년)

안녕..인사를 건넨다.
내 이야기를 들어볼래..? 호기심이 생겼다...
무슨 이야기를 해줄건데? 그냥.. 내가 사는 이야기.....

그렇게 그들이 해줄 이야기들을 듣게 되었다.
그들은 나에게 이주자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주었다. 이 땅에서 많은 것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그들도 함께 살자고 말을 걸며 그들의 아픔을 나에게 보여주기 시작했다.

한 지구촌에 살면서 더 나은 삶을 꿈꾸며 멀리 바다를 건너 한국 땅에 들어와 사는 이주자들. 솔직히 이주자들에 대해선 별다른 생각이 없던 나였다. 안산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다더라, 그 도시는 70% 정도의 외국인 노동자가 있어서 그 도시에 가면 다른 나라 같다더라..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에도 별다른 감흥이 없던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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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이주노동자방송 사무처장)과 어속 타파(어둠 속의 등불’ 감독)과
이주노동자의 삶과 한국 사회의 이주민 정책에 대해 이야기 함


우리나라이고 돈 없는 그들이 이 나라에 돈을 벌러 왔으며 그저 조용히 돈을 벌고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어찌보면 나는 그들에게 주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 나는 한국 땅에 사는 한국 사람으로서 특권 의식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 나에게 그들의 이야기는 나에게 생각할 여지를 남겨주었다. 그들도 사람이었다. 그들도 나와 같이 아픔을 느끼는 사람들이었고, 그들에게도 지켜주어야 할 가족이 있었으며, 그들에게도 인권이 있었다. 그들이 나에게 요구했던 것은 돈이 아니요, 동정도 아니요, 그저 따뜻한 가슴이었다. 그들은 내 민족처럼 여길 수 있는 마음 말이다. 지구촌이라 떠들며 글로벌 시대라고 말을 하면서 이 시대에 가난과 절대 빈곤은 사라져야 한다며 그들을 위해 일하겠다고 했던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 주었다.

나는 이주자들을 위해서 일을 하진 않을 것이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며 내가 진정 누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는 잊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그들이 하는 얘기를 그들의 시선에서 듣고자 노력할 것이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 사람의 입장을 버리려고 한다. 그게 어디 쉽겠는가? 난 여전히 한국사람 인 것을.. 그러나 노력하려 한다.

생각이 없던 나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스스로 하게끔 기회를 준 아시아 다큐 영상회가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시민들에게 열려지길 원한다. 특히 이 땅의 많은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보여지길 원한다. 그들이 더불어 사는 사회를 더 많이 경험해 보길 원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영상들이 나만 잘먹고 잘 살면 된다는 의식이 팽배한 한국사회에 작지만 조용한 경종이 되길 원한다.(김효정/NGO대학원)



둘째날: 가난에 대한 연대
사우스 레일: 가난에 대한 연대 (경순/ 한국/ 25분/다큐 Docu/2008년)

짧은영화 한편 보고 와야지, 하고 생각했던 아시아 다큐영상회.
ODA에 관한 의식이 짧은 나에게 이 영화는 너무도 간결하게 메세지를 전달해주었다.
기차가 코끝을 스칠만큼이나 가까이, 사람들은 철로를 따라서 다닥다닥 붙어서 생활을 한다.
'아, 저런 생활을 이제 도와주는거구나'하고 생각을 할 장면이 개발원조의 결과라니...
이것참. 도움이 되기는 한거야? 하고 되물을만큼 사람들의 표정은 행복하지 못하다.

필리핀의 남부철도사업 때문에 주거지를 이동해야만 했으나, 이주지가 너무도 멀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거주지와 일자리를 모두 잃게 된 그들은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한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그들에게 공적개발원조는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과연 개발을 하는것이 진정 그들을 위한 것인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해서 개선을 해주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지 않은가. 개발에 대한 원조 이전에 가난에 대한 연대가 먼저 필요할 거라던 이 영화의 메세지.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당연시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을 보여주었다. 나 또한 도와준다고 행했던 일들이 어쩌면 상대방에게 폭력이 되어 행사가 되고 있진 않았는지 돌아보게 되던 영화. (여민정/NGO대학원 시민정치문화 전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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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데스(LOCOA 사무국장)와 남부철도 사업의 전개 과정에서 나타난
이주민들의 인권침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눔.



셋째날:  청바지 제조 공장 소녀의 편지
차이나 블루 (미차 펠레드/캐나다/ 86분/다큐 Docu/ 2005년)

오늘은 아시아 다큐영상제에 관심을 가지는 人들이 많기를 바라며, 발걸음을 향했다.

기자재에 문제가 있었던 어제와는 달리 오늘은 셋팅까지 완벽하게, 고요한 음악과 함께 '차이나 블루'를 맞이했다.

그녀는 17살이라 했다. 고향을 떠나 청바지 공장에서 일하는 그녀는 처음에는 일을 한다는 기쁨에 행복해했지만, 기숙사 생활을 하는동안 공장의 실태와 혹독한 노동환경을 경험하며 한주 한주..힘겹게 살아간다. 다큐형식으로 사장과의 인터뷰, 그녀와 관계된 친구들의 생활을 그대로 보여주는 일기형식으로...화면은 채워져간다. 한시간 넘게 상영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세계화'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앞부분에 나오는 수출국 중국의 현실과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크고 뚱뚱한 사람들의 나라, 미국은 개발도상국이 싼 노동력을 바라는 선진국가들의 폐해를 간접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었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에 따라 어떤 색깔의 고양이가 중요한게 아니라, 쥐를 잡는 고양이가 중요하다며, 중국 또한 개발, 성장에 역차를 가하고, 지금까지 놀라운 경제성장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우리나라가 그러했듯이 많은 서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것이다.

나는 두번째 영화에 이어 우리의 근본적인 문제, 빈곤과 가난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이 빈곤과 차별의 문제는 화폐가 생기면서, 자본주의가 낳은 기본적인 논리지만 '세계화'라는 명목으로 자연스레 남북문제가 생겨나게 되었고, 그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인권, 환경, 차별 등의 문제로 뻗어간 것이다. 단순히 기본적인 환경개선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경제구조가 문제인 것이다. 그러나 쉽지 않다.

우리가 입고 있는 옷, 음식, 듣고 있는 음악, 보고 있는 책, 모든 것이 세계화의 영향이다. 세계화는 정치, 경제, 문화, 생활의 모든 영향에서 이렇게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중국의 어린 노동자들이 이렇게 고생하고 있다는 사실도 어쩌면 모두 세계화의 영향으로 알게 된 것이다...과연 오늘 아침 맛나는 커피 한잔에 힘겨워할 소수자들은 없을지 생각해보아야 하는 시점이다. 그리고 나 혼자만이 아닌,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이 땅의 젊은이들이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이다.(김민아/경희대 NGO대학원 정책관리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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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회 참가자들과 한컷! 따끈한 후기 감사합니다.
영상회에 대한 다른 분들의 짧은 소감도 곧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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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아시아 포럼<아시아의 초국가적 문제와 시민사회의 아시아 연대>은  산적한 초국가적 문제들의 현주소를 검토하고 아시아와 한국의 시민사회가 이에 올바르게 접근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3월부터 12월까지 10회간 진행됩니다. <편집자주> 


6월 27일 참여연대에서 박번순(삼성경제연구소)연구전문위원과 아시아 포럼 네 번째 시간을 가졌다.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

박 전문위원은 빈곤의 문제는 더 이상 국가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렵다는 말로 발제를 시작했다. 특히, 동아시아는 개방을 통해서 경제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빈곤 문제 또한 국제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구제 위해서는 ‘국제적 공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이다. 

<표 1> 동아시아의 1인당 GDP(2000년 불변가격 기준)


1970

1980

1985

1990

1995

2000

2006

중국

122

186

290

392

658

949

1,598

캄보디아





225

286

445

인도네시아

235

397

475

612

827

800

983

라오스



218

231

274

332

439

말레이시아

1,103

1,848

2,081

2,511

3,471

3,881

4,535

필리핀

733

989

821

918

913

996

1,155

싱가포르

4,531

9,043

10,866

14,658

19,359

23,019

27,125

태국

516

796

956

1,462

2,086

2,023

2,601

베트남



202

227

305

402

576

 <표 2>는 1인당 하루 1달러 소비를 기준으로, 동아시아의 빈곤지수가 1990년 29.6%에서 2007년 6.4%로 감소했고 이 기간 빈곤인구는 약 4.6억 명에서 1.2억 명으로 감소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2달러를 기준으로 할 때 빈곤율은 1990년 68.8%에서 2007년 26.5%로, 전체 10.6억 명에서 4.9억 명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이것은 이 기간동안 실로 빠른 속도로 동아시아의 빈곤문제가 해소되어 갔다고 해석될 수 있다.

국가별로 빈곤문제가 빠르게 개선되어 간다해도 동아시아의 절대 빈곤 인구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태국에는 여전히 전체 인구의 21.4%인 1,410만 명이 빈곤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서도 45.2%의 인구 즉 1억 명 이상이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필리핀 44.9%, 베트남 32.9%, 캄보디아 50.5%, 그리고 라오스 62.3%의 인구가 빈곤상태라고 할 수 있다고 박 전문위원은 전했다.

동아시아의 빈곤의 격차는 50배이상으로 크게 존재한다

절대빈곤은 동아시아신흥공업국(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은 모두 해소됐고 동남아의 경우도 말레이시아, 태국은 거의 해결했다고 한다. 그러나 국가간 빈곤 문제의 해소 수준은 동아시아 국가들이 과연 같은 동아시아에 속하고 있는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국가 내에서도 상대적 빈곤 문제가 악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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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퇴치를 위해서는 만난 적도 없는 사람간의 협력이 필요하다

박 전문위원은 빈곤문제가 세계화와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일국가 차원이 아닌 지역적 혹은 세계적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아세안이 농촌개발과 빈곤추방을 위한 액션 플랜을 설정하고 선진국들의 ODA(공적 개발원조) 지원, 아시아개발은행의 빈곤축소 전략을 통한 다양한 접근등을 소개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은 아직까지 빈곤타파를 위해서는 역부족이라 단언했다. 동아시아의 시민사회 역시 동아시아간의 공동체 의식 부족과 민족주의적인 성격 탓에 그 역할이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시민사회가 아시아 국가의 정치적 사회적 거버넌스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활동해야 하며 지역의 빈곤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동아시아와는 다른 경제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만큼 저개발국에 대한 심도있는 이해와 교류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은 재언할 필요가 없는거 같다.

(발제문은 포럼이 종료되면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입니다.) 

다섯 번째 포럼 "아시아의 초국가적 환경문제"
는 7월 25일(금) 오후 3시 경희대학교 본관 2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영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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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아시아의 초국가적 문제와 시민사회의 아시아연대

[아시아 포럼]은 산적한 초국가적 문제들의 현주소를 검토하고 아시아와 한국의 시민사회가 이에 올바르게 접근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아시아의 빈곤 문제와 시민사회의 연대

아시아 국가들의 빈곤은 줄어드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아시아 지역 인구의 60%에 달하는 사람들이 하루 2달러 미만의 소득으로 극빈한 삶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인도의 경우 세계 최고속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있지만 극빈 인구수는 오히려 증가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빈부의 편증은 아시아의 빈곤을 해결하려는 세계의 노력에 커다란 장애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아시아 포럼에서는 박번순 선생님과 아시아 지역의 빈곤이 발생하는 배경과 현황을 알아보고 국제사회와 국제시민사회의 노력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발제: 박번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

  • 일시: 2008년 6월 27일(금) 오후 7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지하 강당)
            (저녁 시간 간단한 다과를 제공합니다.)

  • 문의: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차은하 간사 02-723-5051, silverway@pspd.org

  • 오시는 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로 나와 10분 가량 직진, 새마을금고와 형제마트 골목에서 좌회전

    일반버스

    통인시장/종로보건소 정류장 하차
    지선버스 0212, 1020, 1711, 7016, 7018, 7022

    주차안내

    건물 1층 주차장
    주차공간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가능한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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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빈민운동의 결실, 홈리스 센터


2008년 4월 9일은 태국에서 방콕 노이의 철로주변에 노숙자 쉼터가 문을 여는 날이었다. 태국에서 첫 번째로 문을 여는 노숙자 쉼터의 이름은 '스윗 와트누 홈리스 센터'였다. 태국의 홈리스단체 및 빈민단체들이 지속적으로 철도청이나 사회복지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하여 완성된 시설에 빈민들은 작년에 작고한 빈민운동가 '스윗 와트누'의 이름을 사용되길 원했다. 태국 최대 명절인 송크란 직전에 있었던 개관식에 스님들은 물을 부어 축복했고, 방콕 부시장, 사회복지부 관계자 등을 비롯한 200여 명이 운집했다.
 
미디어에는 이날 참석한 명망가들이나 정부의 지원사업이라는데 의미가 있겠지만, 주민들에게는 빈민지역 주민운동단체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직접 참여하여 얻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지는 날이었다. 방콕 시내의 공원이나 광장에 산재되어 있는 노숙자에 대해서 쫓아내거나 보호 시설에 수용하던 기존의 국가 정책과는 달리, 금번 노숙자 쉼터는 60여 명이 머무르면서 쓰레기 수거나 막노동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장소로 이용하는 곳이다. 방콕 시내에만 1500명 이상이 넘는 노숙자를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공간이지만 제2, 제3의 센터를 개관하기 위한 교두보로서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었다.
 
빈민이나 노숙자들을 범죄자나 사회의 골칫거리로 치부하는 국가 권력에 수동적일 수밖에 없었던 빈민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요구할 수 있게끔 의식과 태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스윗 와트누라는 인물을 '빈민의 대통령'이라 칭한 이유는 이러한 환경의 변화 때문이다. 스윗과의 인연으로 행사에 참여한 한 일본인 홈리스 대표는 자신들의 홈리스센터는 감옥과 같은 곳이었지만, 이 센터는 집과 같은 곳이라고 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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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윗 와트누 홈리스 센터' ⓒ정법모

  철길 근처 장기임대 승인 얻어낸 태국 빈민들
 
방콕 시내를 가로지르는 철길 근처에는 어느 개발도상국과 마찬가지로 빈민들이 많이 살고 있다. 1961년 시행된 국가 경제 및 사회 개발 계획 이후에 시골 지역에서 터전을 잃은 빈민들이 대도시로 많이 유입되었고 공유지인 철길 주변이나 다리 밑에 많이 거주하기 시작하였다. 이들은 주로 도심에서 쓰레기 수집이나 거리 청소, 건설 노동자, 운전기사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사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이 기피하는 일이나 구석진 일들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태국 정부는 '불법침입자'(trespassers)로 규정하고 이들을 도심에서 쫓아내는데 주력해 왔다.
 
빈민운동단체 COPA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전국에 3750개 (513만 명)의 슬럼 지역이 존재한다고 하는데, 최근 태국이 경제 성장하면서 이들에 대한 강제 철거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대략 위에 언급한 지역 중 445개 지역이 철거 중이나 철거 공시를 받은 상태라 한다. 과거 국가 기관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도심 밖으로 쫓기거나 빈민용 공공 주택으로 내몰려야 했던 빈민들도 1980년대 후반부터는 새로운 협상 방법을 시도하기 시작하였다. 사유지나 공유지에서 빈민들이 집합적인 행동을 통해 그 지역에 대한 업그레이드 작업을 맡으면서 저임대의 장기임대를 얻어내는 것이었다. 이들은 본인들이 새로운 주택 및 동네 설계를 하여 정부로부터 승인을 얻고 사회복지단체로부터 후원을 받아 직접 주택 건축에도 참여하게 된다.
 
어느 국가에 있는 빈민들과 마찬가지로, 도시 빈민들은 도시 중심이나 도심 변두리에서 자신들의 직업을 찾을 수 있으며 도시의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살았을 때만, 비공식부문 직업이나 쓰레기 수거 등의 일을 할 수 있다. 이들을 도시에서 떼어내는 것은 단순히 거주지역을 이동하는 의미뿐 아니라 그들의 삶을 위협하는 것을 의미한다. 태국의 슬럼지역 주민조직의 연합인 '4개 지역 슬럼 네트워크'(Four Region's Slum Network)는 태국 철도청과의 오랜 투쟁과 협상 이후 여러 지역에서 장기임대에 대한 승인을 얻어 내었다. 태국 철도청이 이 지역들은 개인 사업가나 상법 용도로 임대해주던 것과는 달리 2000년 이후에는 집합적인 빈민들의 요구에 응해주기 시작했다.
 
총전체 32000 헥타아르의 철도청 소유의 부지 중 8000 헥타아르에는 도시빈민들이 주거하고 있으며, 이들 인구는 1만7000가구에 이른다. 이들은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협상을 위하여, 철도주변 빈민지역을 단계적으로 구분하여 협상하기 시작하였다. 즉 2000년 9월, 약 2년간 언론을 통해 압력을 행사하고 정부기관이나 거리에서의 시위를 통해 자신들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알려온 이후, 빈민조직들은 철도청과의 협상 자리에서, 철로에서 20m 이내 지역, 40m 이상 떨어진 지역으로 구분하여 각기 다른 대책을 주장하여 자신들의 권리를 만들어 냈다. 40m 이상 떨어진 지역은 30년간의 장기계약, 20m에서 40m 지역은 3년간의 임대 및 개발 계획 진행 이전에 원래 거주지역에서 5㎞ 이내에 이주지역을 제공받을 약속을 받는 것, 그리고 20㎞ 이내 지역은 역시 원래 거주지역에서 5㎞ 이내에 있는 이주지역을 보장받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정부기구가 원칙에 합의했다고 해서 그 약속이 곧바로 실행되거나 정부가 적극적으로 집행하는 것과는 다르다. 여전히 주민조직의 집합적인 요구가 있었을 때 이러한 노력들이 실행에 옮겨지며, 범죄자 취급하던 노숙자에 대해서 처음으로 문을 연 노숙자 쉼터도 빈민조직들의 지속적인 요구와 협상에 의해서 이루어진 성과였다.
 
  적극적인 의사 관철, 자금 마련 나선 태국의 빈민운동
 
짧은 기간이었지만 태국의 빈민 지역 내의 주민조직활동은 필리핀에서의 빈민운동과는 또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필리핀에서의 주민조직운동이 의사결정이나 자금 마련에 있어서 다소 NGO에 의존적인 측면을 보인 방면, 태국 주민조직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의사를 관철시켰으며,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자금 마련도 훨씬 적극적이었다.
 
특히 본인들 마을에 대한 계획을 직접 세우고, 당면 과제가 해결한 이후로도 조직이 지속적으로 타빈민지역 문제나 국가적 사안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물론 한 나라의 경제적 발전 수준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 중요한 이유가 되겠지만, 경제적 수준이 높은 나라에서도 자발적, 지속적인 주민운동이 실현되지 못하는 사례를 보면, 태국의 빈민운동에서 여러 가지 시사점들을 얻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이 된다.

정법모 (필리핀대학 인류학 박사과정)

<참고> 스윗 와트누의 생애 (COPA 활동가 Ake가 작성한 글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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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법모



촌부리 주의 시골 지역에서 태어났던 스윗 와트누는 군사 독재 시기였던 1971년과 1972년을 대학에서 보내면서 사회 정의나 사회 변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1973년 대학 3학년이던 체게바라, 마오쩌뚱, 호치민 등의 사회주의 혁명가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면서 학생운동에 관여하기 시작하여1973년 10월 14일 있었던 독재자 축출을 위한 시위에 학생회장으로 참가하였다. 하지만 민중시위를 통해 얻어낸 민주화시기는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1976년 다시 군부에 의한 비민주적 통치가 시작되었다. 교육학을 전공하고 1975년부터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던 그는 여전히 학생운동이나 농민운동에 관련하다 1976년 복귀한 군사독재에 반대하던 학생들을 유혈진압했던 이후, 학교를 그만두고 정글에 들어가 무장투쟁에 관여하기 시작하였다. 중간에 많은 학생들이 산에서 내려와 도시로 돌아갔으나 그는 1980년까지는 총창산에서 1985년까지는 춤포주에서 부사령관으로 있으면서 무장투쟁을 계속하였다. 산에서 내려온 후, 1987년에는 두앙 프라테엡 재단에서 일을 하면서 NGO 단체인HSF(Human Settlement Foundation)과 함께 슬럼지역에서의 주민조직 USDA(United Slum Development Association)의 결성을 도왔다. 그 이후 복지 서비스나 지역개발사업을 하던 두앙 프라테엡 재단보다 주민들의 정치적 역량 강화를 추구하던 HSF 일을 1987년부터 맡게 되었다. 매일같이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사람들과 친화 관계를 맺고 일을 하면서 주민들을 조직하고 그들로 하여금 사회문제를 분석할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하는 것이 그의 일이었다. 성실하고 근면한 그의 조직화 방법외에 탁월한 정부부서와의 협상력으로 말미암아 여러 빈민 조직운동들이 성공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하였다. 겸손하면서 예의바른 태도 외에 논리적이고 예리하게 상대를 설득하는 힘이 대외 협상에서 좋은 효과를 낳게 하였다. 1998년 USDA뿐 아니라 여러 지역의 주민조직들이 합세하여 4개지역 슬럼네트워크가 결성되었고 스윗은 창시 때부터 이 조직의 자문위원으로 일을 했었다. 슬럼지역 주민 운동에 노숙자들을 포함시켰으며, 도시빈민 뿐만 아니라 농민 그리고 태국 전역에 있는 빈민들을 연계시키는 것이 그의 일이었다. 전국 빈민들의 연합 결성체였던 '빈민위원회'(Assembly of the poor)의 자문위원이었으며, 빈민운동들을 아시아 국가나 국제적으로 활동을 교류하게 하는 역할을 맡았다.
 
 빈민들의 정치의식을 고양하는데 힘을 기울였던 그는, 태국에 1992년 군사정권이 다시 들어섰을 때 이 체제에 반대하는 운동에도 관여했다. 이 당시 그는 빈민들에 대해서, 슬럼지역 주미들이 더 이상 자신들의 배고픈 배를 채우기 위해서거나 당면문제만을 푸는 것을 위해서만 투쟁하지 않는다는 점에 뿌듯해 했다고 한다. 일례로 태국 내 민주화 운동을 위해 결성된 '민주화를 위한 슬럼조직(Slum Organization for Democracy)'에는 500 여 명의 슬럼 지역 주민이 참여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빈민조직을 태국내 민주화운동조직인 CPD(Campaign for Popular Democracy) 활동과 연계하는 것도 스윗의 활동이었다. 스윗은 CPD에서 활동하면서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으나 2005년부터는 대안적 진보 정당을 결성하는데 노력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가 민중들의 대중 정당을 만드는 데에는 여러 영역에서 흩어져서 움직이는 대중운동을 집결할 필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진보정당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은 탁신정부의 비민주적 통치로 인한 퇴진운동을 위한 참여 때문에 연기되었다. 스윗은 민주화를 위한 인민연합(People's Alliance for Democracy)에 빈민섹터를 대표하여 참여하게 되었고 탁신이 하야한 이후 스윗은 다시 빈민 섹터로 돌아와 진보정당을 결성하기 위한 노력에 매진하게 되었다. 그러나 2007년 3월 11일 농민 지도자 세미나에 참여했다 돌아오던 중 갑작스럽게 심장질환으로 인하여 54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Posted by 영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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