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 공정여행 아시아의 희망의 끈이 되다


오늘로 아시아와 현장에서 관계맺아 온 강연자들을 만나는 참여연대 아시아 강좌가 마무리가 된다. 여전히 지구촌 시민으로서 아시아와 관계 맺는 방법과 시각에 대한 스스로의 질문은 유효하다. 오늘 강연은 특히나 사람을 만나는 여행과 무역이다. 이를 통해 나는 아시아인들과 진정으로 소통하고 관계 맺는 자세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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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람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공정무역” …… 엄은희 ICOOP 생협연구소 연구원

“공정무역 상품은 운동성과 시장성 모두를 기반으로…”
한국사회에서 공정무역은 윤리적소비와 더 가깝다. 공정무역이란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아동을 착취하지 않는 등 공정한 방식으로 만들어 진 물품을 사겠다는 것이다. 가치를 중심으로 상품을 구매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공정무역은 틈새시장에 머물러 있지 않다. 영국의 경우 관행 제품들과 동일한 선반 위에 올라가 있다. 공정무역 상품은 운동성과 시장성 모두를 기반으로 한다. 현재 공정무역 상품은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일련의 흐름들을 본격화 하고 있다. 유기농, 공정무역브랜드 등장 등이 예다.

“소규모 공정무역상품 생산자들의 탈각화”
최근 공정무역은 주류시장에 들어가고 있다. 상품이 공정무역 상품으로 지정받기 위해선 일정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소규모 공정무역상품 생산자들이 탈각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과거에는 시민단체로서 물건을 사고팔았다면 이제는 이마트, 스타벅스 등과 같은 곳에서 공정무역 상품을 사고판다. 대규모 농장인 플랜테이션농장의 경우 그곳이 공정무역 인증을 받으면 주인은 농장 노동자들에게 노조설립을 약속을 해야 한다. 또한 순수하게 공공의 지역개발에 쓰라고 주는 돈인 ‘소셜프리미엄’을 노동자들에게 줘야 한다. 어쨌든 공정무역으로 지정되면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된다.

“도와주어야 한다는 착각이 문제”
한국 공정무역은 2003년 아름다운 재단에서 시작했다. 2004에는 두레생협에서 핀리핀산 설탕을 가져와 판매했다. 우리나라 생협은 일본의 생협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2007년부터 는 공정무역이 많이 늘어났다. 작년, 각종 언론에서 공정무역에 대해 다루면서 공정무역 양 많아졌다. 일반적으로 아시아지역의 공정무역은 우리가 도와주어야 한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이들은 우리보다 먼저 서양과 공정무역을 시작했고, 우리보다 좀 더 조직화 되어있다. 우리보다 더 노하우가 있다.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제1세계에서 만들어 낸 공정무역 담론들을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공정무역은 실천의 영역”
공정무역은 아직까지 미미한 시장이다. 일반무역이 단순히 물품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이라면 공정무역은 사람간의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물품이 아닌 관계성을 기반으로 했을 때 아시아 안에서 많은 파트너를 만들어 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시민사회는 지금까지 정치적인 의제를 가지고 많이 싸웠는데 시장에 대해서는 이제는 관심이 높지 않다. 아시아 관계도 비슷하다. 공정무역으로 오가면 경제적 도움을 오가는 관계들이 형성될 수 있다. 즉 공정무역은 실천적인 영역이다.


#2. “여행 좋아하세요?” …… 임영신 평화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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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통한 새로운 길”
여행을 통해 나를 새롭게 발견하고 새롭게 포지셔닝하며 세상을 다르게 보게 된다는 느낌이 많다. 17살 때 같이 여행했던 친구가 20살 때 다시 나를 찾아와 진로에 대해 상담했다. 그 때 하나의 키워드를 잡고 여행을 하라고 조언했다. 그 아이는 20살을 키워드로 6개월간 여행을 했고, 아시아의 15명의 20살을 만나서 인터뷰했다.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답을 찾고 대학에 가서 공부했다. 이 친구는 세계라는 것이 평평하지 않고, 깊고 크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자신들의 길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왜 사람들은 유럽을 가고 싶어 하는가”
나는 30살에 처음 여행을 했다. 2000년에 정신대 할머니들과 함께 여행하며 50년 전의 일이 어떻게 아직도 사람에게 상처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 그 때 일본에 가서 충격을 받았다. 다양한 국적의 할머니들이 올라와서 증언을 하다가 혼절해서 앰뷸런스에 실려 갔다. 나는 왜 지금까지 일본이 그렇게 많은 나라들을 침략하고, 그들에게 우리와 같은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가 아는 정보들은 주로 서구가 만들어 낸 정보들이다. 특히 인터넷에 떠도는 여행의 자료들은 주로 여행사에서 올리는 것들이다. 사람들이 유럽을 가고 싶다, 미국을 가고 싶다 등의 말을 할 때 정보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여행의 욕망 속에 유럽에 대한 선망, 아시아에 대한 천대가 있다.

“여행에 대한 다른 정의”
공정여행을 하면서 여행에 대한 다른 정의가 있음을 깨닫는다. 만나는 것, 누군가의 삶의 자리에 가 닿는 것, 나와 만나는 그 사람도 행복한 것. 사람의 여행도 사랑을 만나고, 공동체를 살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 스스로가 깜짝 놀랐던 게 현장에 나가면 나갈수록 수많은 아시아의 주체가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자신의 지역의 공동체를 세우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중요한 건 여행의 깊이”
분쟁지역에 다니는 여행을 주로 한다. 독일에서 강의를 초청받아 갔는데 2주 동안 가이드북을 들고 돌아다니게 됐다. 그런데 이상한 게 한국인들을 계속 만나게 되더라. 하지만 그 사람들이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녀도 사람을 만나는 여행은 하지 않았다. 이 때 어쩌면 수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하지만 정보가 없기 때문에 다른 길을 가지 못하는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가 성장하면 세상을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2007년에 단체를 만들어 정보를 나누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길이 될 수 있도록. 여행이란 얼마나 깊이 있게 그곳을 여행했는가, 만나야 할 사람들을 만났는가, 여행 이후에도 연대를 해 나가고 있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나 많은 나라를 여행하는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른 경험, 다른 여행을 하는 것이고 그것을 통해 미래가 변화할 수 있다.
 
“새로운 길을 함께 만드는 공정여행”
세계인구는 2배가 증가했고, 관광인구도 36배 증가했다. 우리나라는 1300만 명이 여행한다. 하지만 네팔 같은 나라들에서는 한 번도 여행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여행하고 있는 사람의 절반은 유럽여행이다. 여행하는 것을 제일 많이 하고 있는 곳도 여행을 통해 돈을 많이 버는 곳도 모두 유럽이다. 여행이라는 것이 경험이기도 하지만 정보다. 우리사회의 새로운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지구를 만든다면, 새로운 방식을 나누는 것을 통해서 다른 지도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여행에 희망이 있다면 새로운 길을 함께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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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1 여행은 여러 사람과 함께 나누는 측면이 있지만 어떻게 보면 저소득 서민들이 볼 때는 지나친 의미부여가 아닌가. 공정여행 자체가 있는 사람들, 배운 사람들의 멋지게 포장된 것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야기가 공정무역이나 공정여행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야기 속에 사람이 살아있고, 삶이 살아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행은 꼭 돈 많은 사람들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영역이 있다. 책을 좋아하면 책을 사고, 옷을 좋아하면 옷이 가치 있다. 요즘은 누구나 여행을 한다. 1300만 명의 사람들이 여행하고 있는데 그들의 여행이 어떻게 유의미하게 변해갈 것인가 고민한다. 분쟁지역의 현실과 진실을 자신의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글로벌 익스체인지’ 같은 단체가 있다. 여행이라는 것이 개인의 사치의 영역으로 둘 경우 거대 소용돌이를 방치할 수밖에 없다. 관광산업에 대한 메커니즘을 부실 수 있도록 공정여행을 해야 한다. 이야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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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2 저는 환경운동을 했는데 철새를 따라서 여행을 많이 했다. 대만, 훗카이도 같은 곳을 갔을 땐 아무 느낌이 없었는데 철새들에게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갔을 땐 그곳이 보존됐으면 하는 바람이 생겨났다. 새 한 마리를 쫒아 가도 이런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사회에서 공정여행문제가 많이 나오며 사회의 변화 움직임이 있는가.

나 같은 경우 이라크가 있다. 여전히 사람들과 연락을 하고 있다. 티벳에서 학살이 일어났을 때 시민사회가 빠르게 움직이지 못했다. 시민단체 자체가 국가와 국가 사이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 때 여행자들 사이트에 들어가 같이 연대운동을 하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여행은 사람의 마음을 넘게 하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진실을 들려준 자는 책임이 생긴다. 난민들을 만나 얘기를 들은 사람의 책임은 남다르다. 그런 것이 하나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작은 주제부터 글로벌 주제까지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공정여행 얘기가 나온 건 불과 2~3년 얘기다. 물론 한계가 있다. 하지만 그 한계를 넘어서려는 노력이 일어나고 있다. 그것은 아주 중요한 힘이라고 생각한다. 

정리: 김지나(아시아 강좌 수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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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우리 안의 아시아, 우리가 꿈꾸는 아시아>  

아시아.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지역이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정서적으로는 '남미' 못지않게 먼 곳으로 여겨지곤 하는 곳이다. 또 엄연한 지역의 일원인데도 동질감을 은연 중 부담스러워 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최근 언론에서도 국내·외 문제를 '아시아'와 연관시켜 다루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관심은 낮기만 하다.
 
그러나 작지만 꾸준히, 국내에서도 아시아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넓어지고 있다. 투자와 노동시장, 관광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던 아시아 지역을 놓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관심을 갖자는 움직임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시민운동 영역에서 아시아 지역과의 '연대'를 모색하는 일이 눈에 띠게 늘어났다.
 
최근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가 발행한 <우리 안의 아시아, 우리가 꿈꾸는 아시아>(해피스토리 펴냄)는 아시아 지역 문제에 눈을 돌리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봐야 할 필독서라 할 수 있을 듯하다. 이 책은 지난 해부터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홈페이지와 <프레시안>에 연재됐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아시아를 연구하는 학자, 활동가 등 25명의 필자가 참여했다.
 
전통적인 이분법, 그리고 근대화론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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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안의 아시아, 우리가 꿈꾸는 아시아>(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엮음, 해피스토리 펴냄) ⓒ프레시안 



"아시아를 한국 시민사회운동의 새로운 활동거소로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세를 얻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주장들에서 한 가지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관점은 안과 밖, 국내와 국제, 우리와 세계를 가르는 전통적인 이분법이다."
 
 조효제 성공회대 교수는 책머리에서 아시아에 대한 국내의 시각이 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여전히' 변치 않는 관점을 지적한다. 그는 "한국에 이미 들어와 있는 이주노동자가 100만 명을 헤아리고, 공장과 공사판과 식당과 지하철에 '우리'와 구분되지 않는 얼굴의 '외국인'들이 넘쳐 나는 현실, 한국 기업들의 역내 해외투자가 이미 국내 투자를 훨씬 상회하는 현실 속에서 과연 '이분법'이 가능한 관점일까?"라고 묻는다.
 
 전제성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비판은 더욱 적나라하다.
 
 
 "Pride of Asia(아시아의 자랑)! 이 구호는 2002년 월드컵 당시 광주경기장에서 한국과 스페인이 8강전을 벌일 때 붉은악마 응원단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던 카드섹션의 구호였다. (…) 그런데 월드컵 이외의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아시아의 이익과 명예를 대표하고 아시아 나라들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지는 심히 의심스럽다. 아시아를 대표한다는 의미보다는 서양의 열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은 욕망이 더 강한 것은 아닌지 돌이켜 볼 만하다."
 
 전제성 교수는 이 같은 의식이 한국 시민사회운동의 '아시아연대' 담론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해봐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는 "일반인들이 한국의 축구나 골프가 세계무대에 나선 것을 자랑하듯 한국 사회운동가들도 한국의 민주화와 개혁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아시아 각국의 사회운동에 대해 공부하고 배우려는 태도를 겸비하지 못한다면 아시아 연대 담론은 근대화론의 한국판 변종을 낳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분법에 대한 성찰은 좀 더 적극적인 질문으로 이어진다. 박진영 전 아시아여성위원회 프로그램 간사는 "한국의 운동은 아시아의 이웃들과 나눌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고 자문하며 아시아 연대에서 한류를 만들어간다면 어떤 방식이 되어야 할지 구체적 사례로 제시한다.
 
 "인도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는 그날을 우리는 볼 수 있을까?"
 
  '사회적 아시아', 우리가 지향해야 할 '아시아주의'
 
 
 '아시아를 향한 성찰', '오늘의 아시아', '아시아 연대를 위하여' 등 세 부로 나뉘어 있는 책에는 각각 이처럼 우리 자신에 대한 성찰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 사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글도 실려 있다. 필자들은 중국, 베트남, 동티모르, 필리핀, 인도네시아, 네팔, 버마(미얀마) 등 우리가 흔히 여행지, 혹은 투자지로만 인식하고 있는 지역의 생생한 정치, 경제, 사회적 상황을 연구와 답사를 통해 알려준다.
 
 끝으로 조희연 성공회대 민주주의와 사회운동 연구소 소장은 책 말미에 '사회적 아시아'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제안한다. 그가 제시한 단어 '사회적 아시아'는 곧 이 책에 참여한 필자들이 말하려는 바를 집약해 나타낸 말이기도 하다.
 
 "한국 및 아시아의 민주진보세력이 지향해야 하는 아시아주의가 있다면, 그것은 아시아를 민주적 공동체와 사회적 공동체로 사고하는 것이어야 한다. (…) 한국의 민주진보운동이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를 넘어서는 성찰적 운동을 전개하는 것은 우파의 국가주의와 편협한 민족주의를 넘어서는 것인 동시에 자신을 국가주의와 편협한 민족주의를 넘는 운동으로 재구성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라고 본다."  
   

 강이현/프레시안 기자
Posted by 영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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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여기, 아시아에서 우리, 아시아를 꿈꾸다
이식된 오리엔탈리즘과 패권적 민족주의를 넘어 한국 시민사회의 아시아
연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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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엮음/ 해피스토리
정가 12,000원 [바로 구입하기]


국내에 거주하는 아시아계 이주민이 1백만 명에 달하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한국인의 85%가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 최근 들어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한국인들의 생각 속에 ‘아시아’는 미국이나 유럽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고, 생김새와 피부색이 비슷한 ‘아시아인’들은 서구인들보다 더 낯선 이방인으로 머물러 있을 뿐이다.

한 예로 우리는 아시아의 향신료 산지를 장악하기 위해 세계일주를 한 마젤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마젤란을 죽여 필리핀에서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아시아인 라푸라푸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거의 없다. 또한 서구로부터 이식된 오리엔탈리즘으로 인해 우리가 아시아에 대해 갖고 있는 관점은 정실주의, 부패, 빈곤, 독재, 미개발, 덜 문명화된 지역 등 부정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아시아계 결혼이주 여성이 늘어나면서 생겨난 신조어 ‘코시안’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는 ‘우리’와 ‘아시아’를 애써 구분짓고 외국인 배우자의 국적에 따라 아이를 특정화,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껏해야 우리는 ‘아시아 최초’나 ‘아시아 최고’라는 수식어에서나 ‘아시아 속 한국’을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가 펴낸 『우리 안의 아시아 우리가 꿈꾸는 아시아』는 먼저 한국과 아시아를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날 것을 요구한다. 이미 우리 안에 들어와 있는 우리 안의 아시아를 재인식하고 그것을 진정한 ‘우리’로 받아들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홈페이지에 2006년 6월부터 연재된 ‘아시아 생각’ 칼럼을 모은 이 책은 이식된 오리엔탈리즘, 패권적 민족주의에서 벗어나 민주주의와 인권이 고르게 보장되는 ‘사회적 아시아’를 향한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아시아에 대한 우리의 편협한 사고를 꼬집는 1부 ‘아시아를 향한 성찰’, 현재 아시아 각국이 처해있는 현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2부 ‘오늘의 아시아’, 시민사회의 아시아 연대를 모색하는 3부 ‘아시아 연대를 위하여’로 구성돼 있다. 필진으로는 조희연 성공회대 민주주의와 사회운동 연구소 소장, 조효제 성공회대 NGO대학원 교수를 비롯해 국내 아시아 지역 연구자, 활동가, 아시아 출신 유학생 등 25명이 참여했다.

목차

[들어가며] 아시아에 주목해야 할 이유 -조효제
1부 아시아를 향한 성찰

○ 아시아의 자존심? -전제성
○ 우리에게 보이는 아시아는 정말 아시아인가? -이재현
○ 한국에서 친구 사귀기 -유완또
○ 국경과 국적에 갇힌 인권 -이재현
○ 인공의 도시, 차이나타운 -백지운
○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이재현
○ ‘메이드 인 코리아’ 낙인의 진짜 이유는… -이재현
○ 신부 사오는 사회 -박이은실
○ 지자체의 국제결혼지원사업을 반대하는 이유 -이재현
2부 오늘의 아시아
○ 아세안, 공동체 버리고 FTA 택하려나 -이성훈
○ 가야 할 길 먼 동티모르의 ‘독립’ -최재훈
○ 징기스칸의 아시아, 몽골의 민주주의 -김은경
○ ‘금권민주주의’가 불러온 태국의 쿠데타 -박은홍
○ 베트남 사회주의와 노동력 부족 현상 -채수홍
○ 필리핀의 공공연한 정치적 살해 -정법모
○ 내가 만난 인도네시아 여성운동가 -정은숙
○ 중국, 그 배반의 이름으로 -김도희
○ ‘조직’ 대신 ‘시민’ 만든 일본 시민사회 -한영혜
○ ‘야만의 시대’에 갇힌 버마, 가스 개발에 눈먼 한국 -박은홍
○ 새로운 네팔을 향한 기회와 도전 -지번 바니야
○ 네팔 총선 국제 선거감시단 활동기 -차은하
○ 필리핀 남부 통근철도사업 이주지역 이야기 -정법모
○ 너무 깊게 드리워진 수하르토의 그림자 -김은경
○ 경제회생 포퓰리즘…한국도 태국,필리핀 전철 밟나 -박은홍

Posted by 영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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