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는 계급.계층적 문제를 고려한 통합시스템이어야…”

1998년 4월 29일 LA에서 폭동이 일어났다. 폭동의 시발점은 백인경찰 4명이 1명의 흑인 ‘용의자’를 폭행하는 장면을 한 행인이 동영상으로 찍어 언론사에 보냈던 것. 이 후 경찰 4명은 무죄판결을 받고, 여유로운 미소를 입에 머금은 채 법정을 나왔다. 그 순간, 흑인사회를 묶어 둔 가느다란 실이 끊어지고, 폭동이 시작됐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인 가게가 즐비한 LA지역으로 돌아갔다. 이 사건을 주의 깊게 지켜보던 한인 유학생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인생은 전환기를 맞는다. LA폭동이 일어나던 당시 미국에서 유학중이던 박경태교수는 그 사건을 기점으로 그간 공부하던 것들을 ‘쿨’하게 접고, 인종문제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 한국의 다문화를 통해 나타난 다양한 인종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언제나 낙관적인 그는 모든 문제가 언젠가는 해결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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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회 참여연대 아시아강좌 강연자 박경태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한국의 다문화는 세계에서 가장 늦어……”

이제 누구나 다 다문화를 이야기 한다. 하지만 그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2006년 4월 노무현대통령이 담화문 안에 다문화에 대해 거론한 이후로 그 때부터 다문화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2005년의 국제결혼 비율은 13%고, 지금은 11%다. 인류학자들은 앞으로 그 비율이 10%로 유지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우리의 다문화는 세계에서 가장 늦은 다문화다.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과 같은 나라들은 이미 다 다문화를 했다. 하지만 그리 긴 역사를 가진 것은 아니다. 캐나다는 1971년에 다문화를 국가의 공식이념으로 선정했다. 그리고 호주는 원래 백인만 이민하도록 하는 백호주의를 유지했는데  60년대 중반부터 다문화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우 다문화를 채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다문화를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60년대 중반 유럽의 전후 복구가 끝나고 잘 나가던 시절, 유럽인들은 더 이상 이민을 갈 필요가 없었다. 그 결과 미국에의 공장에는 노동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이민 문호를 비 백인들에게 개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을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사회의 안정을 찾기 어려웠다.

식민지 아픔을 지난 피로 쓴 다문화

식민지를 경험한 유럽을 뺀 나머지 나라들 역시 다문화였다. 아프리카의 경우 거대한 땅덩어리에 사는 사람들이 식민지를 같이 경험했다는 것 빼고는 공통점이 없다. 식민통치자들은 통치의 파트너로 특정종족을 선택했다. 서구가 떠나간 이후 이 통치 파트너들이 그 지역을 통치하고 야만적으로 사람들을 억눌렀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어떤 결과를 가져오느냐는 아프리카를 보면 알 수 있다. 식민주의가 남긴 통치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

다문화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

다문화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에는 기능주의와 갈등주가 있다. 기능주의 시각의 첫 번째는 ‘동화론’이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모든 사람이 주류사회의 일원이 되어 살 수 있는 것이다. A+B+C=A에서 A를 다수민족이라 하고, B C를 소수라 할 경우 모든 인종이 다수인종처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런가. 미국에서 백인들은 영국->독일->아일랜드->이탈리아->그리스->유대인 순으로 점점 다수의 영역으로 포섭됐다. 하지만 흑인들을 예외다. 누구에게는 해당이 되지만 누구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

두 번째는 ‘융합론’이다. 용광로, 도가니 이론이라고도 한다. 모든 이민자가 미국이란 깃발 아래 똑같이 녹아들어 같은 미국인으로 존재 할 것이란 주장이다. 미국에서 아시아인들은 끊임없이 자신이 백인이 아님을 확인받는다. 어렸을 때는 모두 함께 미국인이었지만 대학생 이후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고, 새로운 정체성을 끊임없이 증명 받아야한다.

세 번째는 ‘다원론’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다문화주의가 바로 이것이다. A+B+C=ABC의 공식으로 A, B, C 모두 각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함께 존재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것 역시 2번과 같은 방식의 비판이 가능하다.

갈등주의에서 첫 번째는 ‘내부 식민지론’이다. A+B+C=A/B+C의 꼴로 표시할 수 있는데 B와 C가 A 밑에 깔려있다. 하지만 B와 C가 자신이 좋아서 밑에 깔린 것이 아니다. A에 의해 깔린 것이다. 백인이 흑인에게, 일본이 우리에게 한 것과 같은 논리다. 미국에 가 보면 흑인들이 처참한 삶을 산다. 그들이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백인 때문이다. 어마어마한 흑인들을 아메리카 대륙에 송출해 착취 결과 미국이 잘 살게 된 것이다.

다음으론 ‘계급론’이다. A+B+C=X+Y 꼴로 나타낼 수 있다. 계급론의 핵심은 자본가와 노동자의 관계다. 예를 들어 미국 노동조합은 백인남성 중심이다. 그래서 노동조합 파업을 한 다는 것은 백인남성이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 파업노동자 대신 흑인 노동자를 대체고용 한다. 그러면 파업노동자들이 출근하는 흑인노동자들을 총으로 죽인다. 같은 노동자를 총으로 쏴 죽이는 것이다. 흑인과 백인 사이의 구분은 고도로 계획된 것이다. 흑인노동자는 자본가가 쓸 수 있는 최고의 카드이고 이건 과거부터 그래왔다. 농장주들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농장노동은 주로 유럽의 부랑자, 고아들이 주로 이용됐다. 노동력이 부족해 인디언들 이용하려고 했으나 그것이 잘 안 돼 그 다음에 잡아온 것이 흑인들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억압적 조건 하에 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민중의 봉기였다. 농장주와 감독감은 몇 명 안 됐기 때문에 두려웠다. 그래서 백인노동자들이 노예들을 감시할 수 있는 앞잡이가 된 것이다. 같은 노동자끼리의 연대 라인이 백인끼리의 연대라인으로 바뀌었다. 이는 분명 의도적인 것이다.

어느 시각이 더 옳으냐의 답은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갈등주의 시각을 가지고 있다. 특히 계급론에 관심이 있다. 계급문제를 빼놓고 문화, 인종을 얘기하는 것은 곁가지만 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빼고 소수자 문제를 얘기하는 것은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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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다문화인가?

지금 다문화는 관주도형 다문화다. 하지만 관주도로 가면 당사자가 원하는 것보다 공무원들이 원하는 사업을 할 가능성이 많다. 관 주도형 사업의 경우 공무원들의 실적을 올리기 위한 축제, 이벤트성 사업이 많다. 특히 한글교육과 한글문화체험에 가장 많은 돈이 쓰인다.

또한 대상 집단을 차별하는 다문화다. 지금 우리의 다문화는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한 다문화 중심이다. 왜 오직 결혼이주여성만 하는가? 한국의 남성중심주의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백기를 투항해 오는 여성들은 받아들인다는 생각이다. 아이를 낳아주는 여성들은 어쨌든 우리편이 될 것이니까 괜찮다는 것이다. 국제결혼의 4분의 1은 한국여성과 외국 남성 사이의 결혼이다. 그러면 결혼이주남성을 위한 프로그램도 해야되는데 들어본 적 없다.

또한 문화만 있는 다문화주의도 문제다. 사람이 어떻게 문화만 뜯어먹고 사냐. 결혼이주여성의 경우 대부분은 가난한 집 사람들이 많이 온다. 또한 이주여성의 66%는 취업을 해있다. 또 나머지 중 96%는 취업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취업상황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의 피해나 노동자로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의 구제책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다문화는 오직 문화만 뜯어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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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다문화 대상집단을 차별화 하고 이주여성들에게만 집중되고 있다고 했는데 이것 역시 이주여성들과 그들의 자식들을 차별하는 결과를 가지고 오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다문화가정 아이들만을 모아 특별수업하는 것 자체가 그들을 분리하고, 다문화 아이들에 대한 타자의 시선을 갖게한다.

(박경태 (이하 박)) 그것이 바로 계급의 다양한 변수 중 인종 변수만 빼고서 이야기를 하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Q2.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다문화 사람들의 정치세력화가 아닐까. 또 미리 이주민을 받았던 나라들 중 우리가 모델로 삼을 수 있는 나라가 있을까. 

(박) 물론 궁극적 지향점은 당사자가 서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먼저 움직인 단체들은 이미 그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주 노동자들이 스스로 조직을 만들어나가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잘 되고 있진 않다.

(롤 모델의 경우)이민국가들은 안된다. 조건인 측면에서 다르기 때문이다. 캐나다 같은 경우 외국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60%다. 이러저러한 문제가 있지만 프랑스모델과 독일모델 등이 각각의 모델들은 다르지만 내용상으론 같다. 프랑스는 다문화를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공화국 깃발 앞에서 모든 사람이 동일한 시민이다. 이런 모델도 괜찮을 것 같다.

Q3. 다문화 사람들이 스스로 정치화 되는 것이 궁극적으로 가장 좋다고 했지만 나는 그 사람들이 정치세력화 하는 것 자체가 우리와 그들을 분리한다는 느낌이다. 그들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 그들의 삶 뿐 아니란 그들에 의해 우리들의 삶 역시 변화해야한다. 우리랑 같이 가는 정치세력화가 되야지 그 사람들에게 한정해서 정치세력화 되서는 안 된다고 본다.

(박) 과도기적으로 집단별로 묶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겠다. 그리고 결론적으로는 함께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내용 정리: 김지나 수강자)



* 박경태 선생님 저서
『인권과 소수자 이야기: 우리가 되지 못한 사람들』 책세상
『소수자와 한국사회: 이주노동자, 화교, 혼혈인』
『인종주의』 책세상 

아시아강좌 6강 
공정여행·공정무역, 희망의 끈이 되다(강사: 임영신 평화여행가, 엄은희 iCOOP생 협연구소 연구원) 을 모시고 7월 1일(목), 7시 참여연대에서 있습니다. 개별 수강자도 참석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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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는 과연 가난한가?


“아시아를 인류학하자”

“아시아는 빈곤하지 않습니다.” 이상하다. 아시아 빈곤에 대한 이야기를 하러 왔으면서 아시아는 빈곤하지 않단다. <참여연대> 아시아 강좌 두 번째 주인공 이태주교수의 얘기다. 강의시간 내내 청중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언제부터 아시아에 관심이 있어나?”, “당신에게 어떻게 아시아가 들어왔나?”, “가난을 경험해 봤는가?” 이 같은 원초적인 질문들에 답을 찾으며 아시아는 빈곤하지 않다는 그의 주장에 점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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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참여연대 아시아강좌 두 번째 강연자 이태주 한성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주요 강의 내용>

미디어를 통해 아시아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 가져…
처음 우리나라에서 결혼이주여성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러브 인 아시아’란 TV프로그램이 생겨나면서부터다. 우리는 이 프로그램에 비쳐진 이주여성의 이미지를 통해 그 모습 그대로 이주여성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 같은 시선엔 문제가 있다.

요즘 MBC에서 상영하는 ‘단비’라는 프로그램 역시 마찬가지다. 여기서는 주로 연예인들이 가난한 마을에 찾아가 마을 아이들을 다 불러 모은다. 그리고 아이들을 봉고차에다 태워 호화 리조트에 데려가 깨끗하게 씻긴다. 그 후 바비큐파티를 하고 쇼핑을 한 후 마을로 돌아가 빵을 구워서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이것이 차별적인 시선이다.

그들을 왜 비판하는가. 이들 나라 역시 역사도 깊고, 국민들의 나라에 대한 자부심도 강하다. 하지만 미디어에선 이들을 차별적으로 보여준다. 미디어가 획일적으로 아시아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아시아는 그렇게 비참하지 않다. 우리는 그들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너무나 차별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다. 천박한 자선주의정신이다.

아시아는 과연 가난한가?
빈곤문제는 빈곤, 이주. 환경. 개발. 무역 등 이 모든 것이 연결 돼 있다. 그러므로 빈곤문제를 접근할 때 다채롭고 경험적으로 접근해야한다. 평등한 선거권, 차별하지 않는 사회, 문화적 자부심 등을 이야기해야 가난을 적절히 설명할 수 있다.
아시아의 가난한 지역에 가보면 대부분 노마드(유목민)의 삶을 살고 있다. 가재도구라는 게 없다. 그래도 행복감을 느낀다. 세계에서 바누아트족이 행복도가 가장 높다.

아시아를 인류학하자
아시아를 인류학 한다는 의미는 모든 허상을 벗겨내고 실제 아시아는 어떤 모습인지 들여다  본다는 의미다. 아시아는 화려하다. 하나의 동질성으로 얘기하기 어렵다. 예를들어 중국에는 이름도 없이 사라져가는 소수민족들이 아주 많다. 인도 또한 수억의 신들이 사는 땅이고 문화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는 나라다. 이렇게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가진 아시아를 서구가 동양을 보는 오리엔탈리즘적 사고로만 볼 수 없다. 그래서 아시아는 인류학적 관점에서 볼 필요가 더더욱 있다.

아시아 인권문제는 복잡한 상황들이 엮여있어
인도의 경우 여성의 결혼지참금이 매우 중요하다. 사람들은 자신보다 좀 더 나은 카스트와 결혼하려고 많은 돈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 낮은 카스트 여성이 혼수를 적게 가지고 오면 평생 괴롭힘을 당한다. 그 과정에서 살인이 나기도 한다. 이 같이 아사아에는 반 인권적인 사례 많다. 하지만 각 나라마다 율법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는 복잡한 문제다.

또한 소수민족의 문제도 있다. 소수민족은 많은 국가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 내부 식민주의란 한 나라 안에서 차별하고 지배하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는 동티모르 지역의 자원을 뺏길 수 없어 이들을 지배한다. 중국은 소수민족이 있는 곳에 한족을 보내 그곳에 살게 한다. 이는 한족이 소수민족을 지배하게 식민지 정책과 같다. 이 같이 아시아 인권문제를 이야기 할 땐 복잡한 상황들이 엮여 있다.

신사회운동으로 풀아가자
신사회운동이란 사람들을 설득하고, 네트워크 운동을 하며 일상생활 속으로 시민을 만나는 운동이다. 이 운동이 현재 아시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가능성이 있다. 특히 가난의 문제는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 왜냐하면 가난은 수수께끼와 같기 때문이다.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사람들에게 물질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한다. 삶의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 상대적인 개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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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 및 응답
Q: 아시아 문제를 알고, 아시아인을 만날 수 있는 여행을 하기 위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이교수는 현재 100여개 이상 국가를 여행했다)
A: 무조건 로컬로 들어가라. 호텔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일단 마을로 가라. 가장 안전하고 평화로운 곳이 마을이다. 그냥 외지인으로 가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예의범절이 있다. 작은 선물을 준비하라.

Q: 많은 아시아인들이 스스로 가난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의하셨지만 국제이주노동자들은 보면 다르다. 그들 스스로 가난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홀로 이국땅에서 돈을 벌려고 하겠는가. 이들은 절대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 것이 아닌가.
A: 이주노동자의 경우 현지에서 대우를 받는 사람들이다. 더 좋은 기회를 잡기위해 이국땅에 온 것이다. 그 돈을 저축해서 본국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결혼이주여성은 좀 다르다. 깡 농촌에서 한국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한국에 온다. 그리고 고향에 돈을 보내준다.

Q: 이주노동자에 대한 현실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한국에서 번 돈을 가지고 본국으로 돌아가도 빈곤의 틀을 깰 수 없다. 그들은 한국에 남아있길 바라고 한국에서 꿈을 꾸길 원한다. 과연 이주노동자들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하는 것이 좋을까?
A:  물론 개도국에서는 송금되는 돈이 원하는 대로 쓰이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아시아에서는 스스로 자원을 돌릴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자 하는 사회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Q:  보편적 가치에 대해 좀 더 인류학적으로 접근해서 이야기 해 주었으면 좋겠다. 다녀 본 마을 중에서 실제로 여성영향지수가 잘 되어 있는 곳이 있었는가?
A:  동남아시아에서 일부국가는 양대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는 부계와 모계가 양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또한 동남아시아에서는 오래전부터 여성파워가 강했다. 필리핀만 가 보아도 고위직에 여성들이 많이 포진되어있다. 보편교육 수준에서 한국은 긍정적이나 다른 관점에서는 그다지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작성: 김지나(아시아강좌 수강자)

세번째 아시아 강좌는
아시아 인권,시민사회 연대의 끈이 되다 입니다.
국제 인권단체에 오랫동안 활동가로 지내셨던 이성훈 선생님을 모시고 아시아의 인권 개념과 각 나라별 실태를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개별 강좌 참여가 가능하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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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아시아 사람들

거리를 걷거나 지하철을 타다 보면 예전보다 자주 아시아 이주자들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생활 속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아시아 이주자들의 수는 우리 사회에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과연 한국이라는 사회 안에서 우리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그들을 어떻게 포용하고 연대해야 할 것인가.

10월 24일 참여연대에서 김이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을 모시고, 아시아 포럼 일곱 번째 시간인 ‘이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아시아 사람들’을 주제로 아시아 시민사회와 이주민들과 연대해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김이선 연구원은 아시아 지역 내에서 이루어지는 이주에 대한 구조와 동향을 먼저 언급했다. 국제이주의 지형에서 아시아는 송출지역이다. 즉 아시아는 인구가 많은 중국과 인도와 같이 자국의 노동자를 타국으로 보내는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 특히 아시아 내 송출지인 남아시아는 인구가 급증하고 세계적인 경제 재구조화 과정을 통해 경제적 기회가 제한되게 된다. 그래서 아시아 내 이주 목적지인 일본, 싱가포르, 한국 등 경제성장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나라로 노동력을 제공하기 위해 이주하기 시작한다.

이주를 하게 되는 대부분의 이유는 일자리를 얻어 돈을 벌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이주를 하는 데 있어서 중개구조 상의 문제 때문에 이주 준비 단계에서부터 사기로 인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목적지에서의 제도적 보호책이 부재하여 목적지의 고용자가 이를 이용해 이주 노동자를 착취하는 경우가 만연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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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참세상


미등록 이주자의 경우, 불법체류의 신분이기 때문에 그나마 있는 제도적 보호에서도 제외되어 최소한의 인권도 보장받지 못한다. 각국 정부는 미등록 이주자에 대해 강력한 대처를 하거나 해당 국가와의 외교적 관계를 고려하여 간헐적으로 온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주의 특징 중 하나는 ‘이주의 여성화’ 라고 하였다. 여성 이주의 첫 번째 증가 원인은 ‘돌봄 노동’ 과 ‘성 산업’ 등 여성 이주자의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선진국 페미니즘의 실패를 여성 이주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경우인데, 즉 선진국의 ‘돌봄의 공백’을 사회적 가치를 재구성해 해결하기 보다는 국가 밖으로 전가해 저개발 국가 출신의 여성들이 선진국 여성들의 재생산 역할을 대신 수행하는 것이다.

두 번째 증가 원인은 ‘결혼’ 이다. 목적지 내 특정 계층 남성들이 결혼하지 못하면서 노동 이주에 대한 대안으로서 결혼 이주를 택한 송출국 결혼 여성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 결혼이 상업화 되면서 국제결혼 과정상의 사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상대 가족과의 관계 형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가족외부와의 관계는 공백 상태가 되는 문제들이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또한 결혼 이주 여성의 상당 부분이 인신매매적인 성격을 갖고 있어 쉽게 성적 착취 피해자로 전락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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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한겨레

김이선 연구원은 한국인들이 결혼 이주 여성에 대한 인식을 측정한 최근의 설문내용을 언급하였다. 결혼 이주 여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확산되고 있고 많은 한국인들이 이주민들도 사회적 지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을 한국 사회의 주체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인식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이는 한국인이 아시아에서 이주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포용력이 모자란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김 연구원은 이주민에 대해 한국인들의 표면적 수용성을 뛰어넘어 이주민들을 완전한 한국 사회의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 초국가적인 시민사회의 네트워크의 마련과 시민사회와 정부의 노력이 둘 다 필요함을 강조하며 강의를 마쳤다.

정리: 오연주 참여연대 자원활동가
Posted by 영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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