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6일 대우인터내셔널 버마에 불법무기 수출혐의 적발'
'2006년 12월 15일 반기문 신임 UN총장 취임 선서'
불과 열흘도 되지 않는 시간에 일어난 이 두 가지 일이 현재 국제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한국이 가지고 있는 두 얼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인류전체의 평화와 안녕을 담당하는 UN의 최고위직에 당당하게 한국의 반기문 전 장관이 당선되고 이를 축하하는 각계의 목소리가 높은 와중에 다른 한편으로는 대우인터내셔널은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군사독재 국가이며 동시에 인권탄압 국가인 버마에 불법으로 포탄 제조공장과 설비, 기술까지 수출을 하다가 적발되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이미 버마 가스전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그로부터 파생될 수 있는 인권유린 문제로 인해 국내외의 비난을 사고 있다. 이 아이러니한 두 상황을 보면서 한국의 국제사회에 대한 노블리스 오블리제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원뜻에 대해서 다르게 해석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쨌든 현재 한국에서 통용되는 의미로는 대강 높은 사회적 신분과 부를 지닌 사람의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정도로 쓰이고 있다. UN헌장이 언급하고 있듯이 평화, 인권 그리고 자유의 수호자인 UN 사무총장을 배출하는 것에만 기뻐할 일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그에 걸맞은 국제사회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행하고 있는지 먼저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혹자는 일개 사기업이 그깟 무기 좀 다른 나라에 팔았다고 해서 한국의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이라는 문제까지 확대해석할 일이 뭐가 있냐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어떤 사람들은 한국기업이 해외에 나가서 돈을 벌어오는데, 또 대우라는 기업이 직접 인권탄압에 개입한 것도 아닌데, 무슨 큰 잘못이 있는가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포탄제조는 버마라는 나라의 국방력 향상을 위한 것이지, 그 포탄이 국민들을 탄압하는데 쓰이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반론들은 현재 버마의 상황과 버마의 인권, 민주화를 위해서 국제사회가 기울이고 있는 노력에 대해서 무지한 탓에 나오는 말들이다.
현재 버마의 군사정부는 1990년 민주적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불법적으로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권력을 찬탈한 소수의 군 고위자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한해에 몇 십만 명이 강제노동에 동원되고 있으며, 강제이주가 수시로 자행되고 있다. 5만여 명에 달하는 18세 미만의 소년병이 강제징집당해 복무하고 있고, 공공보건 수준은 세계최악으로 5세 이하 사망률은 상황이 열악하다는 북한의 두 배에 달한다. 한해에 1주에서만 해도 수백 건의 군인에 의한 강간사건이 보고되고 있으며, 인신매매도 광범위하게 행해진다. 군사정부에 저항하는 정치세력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도 빠지지 않는다. 이 모든 인권유린이 군사정부의 직접 개입 또는 묵인 하에, 군 고위층의 이익을 위해서 자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기업의 버마 투자에 따른 과실은 오직 버마 군 고위층에게만 돌아가고, 버마 민중에게 돌아가는 것은 외국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사회간접자본 건설 현장의 강제노역, 강제이주뿐이다. 버마에서 가스전 개발로 인해 얻어지는 이익이 버마인들의 복지와 버마의 개발을 위해 쓰일 거라는 순진한 생각은 위험하다. 여기서 얻어지는 이익은 군사정부의 권력자 개인의 주머니로 들어간다. 버마에 대우가 포탄공장을 짓고 기술을 수출하는 과정에서 버마 군부 고위층은 상당한 뇌물을 챙겼을 것이다. 반면에 포탄을 생산하는 공장은 일인당 국민소득 172달러인 버마인들의 삶에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한다. 그리고 이런 사업들에서 대우를 비롯한 외국기업이 얻는 막대한 이익들은 고스란히 외국기업의 몫이다. 가스전 개발사업의 이익, 포탄공장 건설과 기술의 밀수출에 관련되어 버마 군부가 받는 뇌물, 그리고 이런 사업들에서 얻어지는 대우를 포함한 외국기업의 이익들은 모두 버마 사람들의 피와 고통을 먹고 자란 독버섯이다.
버마의 인권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국제사회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버마 군사정부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유럽의 대부분 국가들은 정부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사실상 버마와 경제관계를 끊었다. 또 유럽연합 차원에서 버마에 대한 공동입장을 정리하고 이를 회원국들이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도 GSP(일반특혜관세제도) 공여를 중단하고, 버마에 투자를 금지하는 등의 경제제재를 비롯하여 버마 군부인사의 미국입국을 불허하는 조치도 취하고 있다. 태국과 호주도 버마와의 관계를 재검토하고 투자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 뿐만 아니라 각국의 노동조합도 자국정부에 버마와 관계를 재고할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UN, ILO(국제노동기구), UNHCR(유엔난민고등판무관) 등 많은 국제기구들이 버마 상황에 대한 다각도의 조사를 벌이고 인권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권고안, 결의안을 채택하여 버마 군사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런 개별국가, 시민사회, 국제기구의 노력에 한국, 특히 정부의 공식적인 참여와 적극적 활동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국제사회에서 '노블리스'를 추구하고 어느 정도 이루었지만, 그에 따르는 '오블리제'는 등한시하고 있는 한국의 슬픈 현실이다.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엄청난 공적자금이 투여된 대우라는 기업이 버마의 끔찍한 군사독재 정부와 밀착하여 버마인들을 고통으로 몰아넣으며 돈을 버는 이런 현실을 더 이상 좌시하거나 방관해서는 안된다. 차제에 정부는 버마에 투자한 한국기업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하며 나아가 눈앞의 경제적 이익에만 매몰되지 말고 적극적 인권외교라는 방향의 정책적 선회가 필요하다. 그것만이 한국의 국력과 국제적 위상에 맞는 책임을 다하는 것이며 인도적 차원에서도 절대적으로 옳은 일이다.
'2006년 12월 15일 반기문 신임 UN총장 취임 선서'
불과 열흘도 되지 않는 시간에 일어난 이 두 가지 일이 현재 국제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한국이 가지고 있는 두 얼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인류전체의 평화와 안녕을 담당하는 UN의 최고위직에 당당하게 한국의 반기문 전 장관이 당선되고 이를 축하하는 각계의 목소리가 높은 와중에 다른 한편으로는 대우인터내셔널은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군사독재 국가이며 동시에 인권탄압 국가인 버마에 불법으로 포탄 제조공장과 설비, 기술까지 수출을 하다가 적발되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이미 버마 가스전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그로부터 파생될 수 있는 인권유린 문제로 인해 국내외의 비난을 사고 있다. 이 아이러니한 두 상황을 보면서 한국의 국제사회에 대한 노블리스 오블리제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원뜻에 대해서 다르게 해석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쨌든 현재 한국에서 통용되는 의미로는 대강 높은 사회적 신분과 부를 지닌 사람의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정도로 쓰이고 있다. UN헌장이 언급하고 있듯이 평화, 인권 그리고 자유의 수호자인 UN 사무총장을 배출하는 것에만 기뻐할 일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그에 걸맞은 국제사회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행하고 있는지 먼저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혹자는 일개 사기업이 그깟 무기 좀 다른 나라에 팔았다고 해서 한국의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이라는 문제까지 확대해석할 일이 뭐가 있냐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어떤 사람들은 한국기업이 해외에 나가서 돈을 벌어오는데, 또 대우라는 기업이 직접 인권탄압에 개입한 것도 아닌데, 무슨 큰 잘못이 있는가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포탄제조는 버마라는 나라의 국방력 향상을 위한 것이지, 그 포탄이 국민들을 탄압하는데 쓰이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반론들은 현재 버마의 상황과 버마의 인권, 민주화를 위해서 국제사회가 기울이고 있는 노력에 대해서 무지한 탓에 나오는 말들이다.
현재 버마의 군사정부는 1990년 민주적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불법적으로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권력을 찬탈한 소수의 군 고위자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한해에 몇 십만 명이 강제노동에 동원되고 있으며, 강제이주가 수시로 자행되고 있다. 5만여 명에 달하는 18세 미만의 소년병이 강제징집당해 복무하고 있고, 공공보건 수준은 세계최악으로 5세 이하 사망률은 상황이 열악하다는 북한의 두 배에 달한다. 한해에 1주에서만 해도 수백 건의 군인에 의한 강간사건이 보고되고 있으며, 인신매매도 광범위하게 행해진다. 군사정부에 저항하는 정치세력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도 빠지지 않는다. 이 모든 인권유린이 군사정부의 직접 개입 또는 묵인 하에, 군 고위층의 이익을 위해서 자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기업의 버마 투자에 따른 과실은 오직 버마 군 고위층에게만 돌아가고, 버마 민중에게 돌아가는 것은 외국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사회간접자본 건설 현장의 강제노역, 강제이주뿐이다. 버마에서 가스전 개발로 인해 얻어지는 이익이 버마인들의 복지와 버마의 개발을 위해 쓰일 거라는 순진한 생각은 위험하다. 여기서 얻어지는 이익은 군사정부의 권력자 개인의 주머니로 들어간다. 버마에 대우가 포탄공장을 짓고 기술을 수출하는 과정에서 버마 군부 고위층은 상당한 뇌물을 챙겼을 것이다. 반면에 포탄을 생산하는 공장은 일인당 국민소득 172달러인 버마인들의 삶에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한다. 그리고 이런 사업들에서 대우를 비롯한 외국기업이 얻는 막대한 이익들은 고스란히 외국기업의 몫이다. 가스전 개발사업의 이익, 포탄공장 건설과 기술의 밀수출에 관련되어 버마 군부가 받는 뇌물, 그리고 이런 사업들에서 얻어지는 대우를 포함한 외국기업의 이익들은 모두 버마 사람들의 피와 고통을 먹고 자란 독버섯이다.
버마의 인권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국제사회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버마 군사정부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유럽의 대부분 국가들은 정부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사실상 버마와 경제관계를 끊었다. 또 유럽연합 차원에서 버마에 대한 공동입장을 정리하고 이를 회원국들이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도 GSP(일반특혜관세제도) 공여를 중단하고, 버마에 투자를 금지하는 등의 경제제재를 비롯하여 버마 군부인사의 미국입국을 불허하는 조치도 취하고 있다. 태국과 호주도 버마와의 관계를 재검토하고 투자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 뿐만 아니라 각국의 노동조합도 자국정부에 버마와 관계를 재고할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UN, ILO(국제노동기구), UNHCR(유엔난민고등판무관) 등 많은 국제기구들이 버마 상황에 대한 다각도의 조사를 벌이고 인권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권고안, 결의안을 채택하여 버마 군사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런 개별국가, 시민사회, 국제기구의 노력에 한국, 특히 정부의 공식적인 참여와 적극적 활동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국제사회에서 '노블리스'를 추구하고 어느 정도 이루었지만, 그에 따르는 '오블리제'는 등한시하고 있는 한국의 슬픈 현실이다.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엄청난 공적자금이 투여된 대우라는 기업이 버마의 끔찍한 군사독재 정부와 밀착하여 버마인들을 고통으로 몰아넣으며 돈을 버는 이런 현실을 더 이상 좌시하거나 방관해서는 안된다. 차제에 정부는 버마에 투자한 한국기업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하며 나아가 눈앞의 경제적 이익에만 매몰되지 말고 적극적 인권외교라는 방향의 정책적 선회가 필요하다. 그것만이 한국의 국력과 국제적 위상에 맞는 책임을 다하는 것이며 인도적 차원에서도 절대적으로 옳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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