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9일 태국에서 일어난 쿠테타는 안정 궤도에 들어섰다고 평가되던 태국 민주주의 파국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현재 태국에서 ‘좋은 쿠테타’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태국은 1992년 민주화 이전까지 17번의 쿠테타가 있을 정도로 ‘쿠테타의 나라’로 불리웠다. 많은 사람들은 쿠데타로부터 쿠데타로 이어지는 ‘태국식 민주주의’의 악순환이 1992년 민주항쟁으로 군사정권이 무너지면서 종결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태국 민주주의의 위기는 1997년 경제위기로부터 시작된다. 당시 태국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에 따라 긴축정책을 폈다. 그 결과 기업파산과 실업자가 급증하였다. 이 와중에 일각에서 외세의 간섭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영리하게 읽어내고 ‘타이사랑당’이라는 이름으로 지지층을 조직화낸 정치가가 다름 아닌 억만장자 탁신이다. 타이사랑당은 강력한 정당의 출현을 제도적으로 보장한 1997년 신헌법하에서 처음 치루어진 2001년 선거에서 압도적 의석을 차지하였다. 이로써 탁신은 유례없이 막강한 정치적 지지를 등에 업은 민간 수상이 되었다.

그러나 탁신은 절대적 지지 속에서 독재자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언론통제, 강경진압으로 일관한 ‘마약과의 전쟁’, 남부 무슬림지역에 대한 홀대와 무슬림 민간인 학살 등은 현지 남부 무슬림인들은 물론이고 비판적 지식인층과 시민사회의 분노를 샀다. 태국 사회에서 지존의 존재인 국왕도 탁신의 권위주의적 통치 행태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하였다.

하지만 탁신의 독선은 오히려 더 심해졌다. 그런데 올해 1월 탁신 일가가 19억달러에 이르는 자신들의 주식을 해외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반애국적’ 행각이 발각되었다. 이에 방콕 시민이 분노하고 연일 거리로 나왔다. 탁신은 수상직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이후 이를 번복하는 태도를 보였다. 오는 11월에 재선거가 예정되었으나 탁신의 농촌진흥정책의 수혜자라고 여기는 대다수의 농촌지역은 여전히 탁신의 표밭이었다. 야권은 난국해결을 위해 국왕이 새로운 수상을 임명해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이러한 와중에 국왕에 대한 충성과 탁신의 비리 척결을 명분으로 한 군부 쿠테타가 일어났다.

한마디로 이번 쿠테타는 금권민주주의의 독단적 행태, 부정부패가 불러온 반민주적 정변이다. 15년전에도 군부는 민선정부의 부정부패를 이유로 쿠테타를 일으킨 바 있다. 쿠테타 초기 국민들은 쿠테타를 일으킨 군부에 대해 지금처럼 큰 반감이 없었다. 그러나 군부가 더 이상 정치개입을 않겠다는 애초의 약속을 어기자 엄청난 규모의 반군부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다. 이번에도 쿠테타를 주도한 세력은 쿠테타 직후 조기 민정이양을 약속했다. 역사가 또다시 반복될 것인지, 향후 태국군부의 행태와 시민사회의 대응이 주목된다.



* 이 글은 <대학주보>에 실린 글입니다.
박은홍(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국제연대위원회 실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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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과 8888, 미래를 향한 외침



버마 8888 민주항쟁 기념 인권 주간 마지막 행사로 8월 12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고려대학교 학생회관 식당에서 버마 민주화 운동 지원 기금 마련 후원행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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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버마의 전통 음식과 '잊혀진 그 이름, 버마'라는 주제로 다큐멘터리 영상물과 사진전을 감상하였으며, 버마 민주화 노래패 S2N 등 한국 가수들과 아시아 가수들의 공연도 펼쳐져 흥겨움을 더했다. 후원금은 사라이 여아웅씨를 통해 버마 학생민주전선(ABSDF)의 활동비와 국경 지대의 난민 돕기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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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대위원회
Posted by 영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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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촉구하는 대사관 엽서 보내기 운동도 벌여



8월 8일로 18주년을 맞는 버마 8888민주항쟁을 맞아 한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은 8월 6일부터 12일까지 한 주간을 ‘버마 인권주간’으로 선포하고 다양한 행사를 벌이며 버마 민주화에 대한 한국 사회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 하나로, ‘버마의 인권과 평화를 위한 거리 사진전’을 8일(화)부터 11일(금)까지 나흘간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인사동 크라운베이커리 앞에서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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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에는 총 100여점의 사진이 ▲8888민주항쟁 ▲아웅산 수치 ▲소년병 ▲양심수 ▲강제노동 ▲소수 민족 ▲난민 ▲여성 ▲보건 ▲한국의 버마 가스개발로 주제를 나누어 소갯말과 함께 전시됐으며, 아울러, 국내 방송 등을 통해 방영된 버마의 민주화 투쟁을 다룬 영상물도 상영됐다(소요시간 약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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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버마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촉구하는 시민행동으로, 주한 미얀마대사관에 엽서 보내기 운동도 펼쳤다. 캠페인용으로 별도 제작한 엽서엔 ‘강제노동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집으로, 총알받이 소년들을 가족의 품으로, 군부독재아래 신음하는 버마에 자유를!’ 등 버마말과 한국말로 된 문구가 적혀있으며, 시민들은 이 엽서에 서명하고 상징적으로 만든 우체통에 직접 넣는 실천 활동을 하였다. 이렇게 모인 엽서들은 모두 63통으로 이후 대사관에 발송되었으며, 엽서 발송료로 145,250원이 모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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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권 주간 행사는 버마 활동가들로 구성된 ‘버마행동’의 주관 하에, 국제민주연대, 나와우리, 민변 국제연대위원회, 부천외국인노동자의집, 새사회연대, 아시아인권문화연대, (사)외국인노동자와함께, 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인권실천시민연대, 참여연대가 함께하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 이주노동자의 방송(MWTV)이 후원하였다.
국제연대위원회
Posted by 영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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