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미온적인 태도 버리고 적극적인 민주화 지지 정책 밝혀야 ,

‘미얀마’ 아닌 ‘버마’라 칭하며 국민적 모금운동을 통해 버마 민중과 연대할 것



최근 버마 민중의 비폭력 민주화 요구를 군부가 무자비하게 진압하고 있어 우리 사회에 큰 충격과 분노를 주고 있다. 이에 불교를 비롯한 종교계는 물론, 학계, 여성계, 인권ㆍ시민사회 등 각계 인사들은 오늘 오전 11시, 한국기독교회관 강당에서 군부의 만행을 규탄하고 버마의 민주화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과거 민주화운동에 대한 정권의 탄압과 학살을 경험한 우리로서는 버마 민중의 민주화 열망을 지지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 밝혔으며, 한국 정부가 지금까지 버마와 경제 교역만을 추구하며 버마 민중의 민주화 요구를 외면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였다. 이들은 “한국 정부가 버마 군부 독재를 묵인하는 것은 한국이 민주국가임을 부인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버마 민주화를 위한 실질적인 정책을 내놓고 국제사회와 함께 유혈탄압 진상 조사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였다.

한편, 이들은 버마 승려들로 촉발된 민주화운동에 연대한다는 의미로, 버마 승려들이 입는 가사와 비슷한 붉은 색의 천을 두르고 기자회견에 참여하였으며, 앞으로 1990년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정통성 없이 불법적으로 현재까지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버마 군부를 반대하는 뜻에서 군부가 마음대로 바꾼 ‘미얀마’라는 국호를 사용하지 않고 ‘버마’라 부르며, 버마의 민주화를 위한 전 국민적인 모금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라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백승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과 손영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유경희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 윤정숙 아름다운 재단 상임대표, 이영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상임대표, 임영담 부천 석왕사 주지 스님 등이 참석하였으며, 입장 발표문에는 73인이 참여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버마 민중학살 규탄과 버마 민주화를 지지하는

한국 시민사회 각계 인사의 입장


버마 민중들이 민주화를 위해 떨쳐 일어선 지 벌써 보름째가 되었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제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은 민주화를 위한 피의 행렬에 용감히 나선 승려들, 생존권과 자유를 요구하다 군부에 의해 실종되고 죽어간 버마 민중에게 먼저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

지금 버마의 상황은 실로 참혹하다. 45년이라는 오랜 기간 독재와 폭정에 신음해온 버마 민중들은 88항쟁에 이어 다시 민주주의를 쟁취하고 군부 독재의 끝을 보고자 나섰지만 버마의 봄은 쉽게 찾아오지 않고 민주화 운동은 실로 처참하게 그들에게 피의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

21세기에 유혈진압과 만행 자행한 버마 군부정권을 강력 규탄한다!

버마 민중의 민주화 요구는 너무도 정당하다. 풍부한 천연자원은 군부독재에 의해 해외 국가들에 약탈당하고 오직 군부의 배를 불리는 데 쓰이고 있다. 이에 반해 버마의 어린이 3명 중 1명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어 버마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하다. 또한 버마 민중들은 군부정권의 은신처를 짓는 강제노역에 동원되고 있으며 여성들은 군인들에 의해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 소수민족은 핍박받고 있으며 반세기 동안 침묵과 굴욕을 강요당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자원의 공정한 배분과 기본권의 실현 그리고 민주화를 위한 버마 민중들의 항쟁은 정당한 자결권의 행사이며, 전 세계가 이에 공감하고 있다.

우리는 아무런 무기를 들지 않고 평화적인 시위를 벌인 승려들을 고문하여 사체를 유기하고 10대 학생부터 60대 노인, 기자와 시민을 대상으로 무조건 총격을 가해 죽이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 버마 군부 독재정권을 강력히 규탄한다.

버마 군부는 더 이상의 유혈 강제진압과 반인권적인 탄압을 중단해야 한다. 연행자를 즉각 석방하고 실종자들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또한 강제진압과 유혈사태의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나아가 아웅산 수치 여사와 민주화 운동가, 양심수들을 즉각 석방하고 민주화시위에 나선 시민들과 대화를 통해 민주주의를 실현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정부는 버마 민주화를 지지하는 입장과 정책을 밝히고 국제사회와 함께 진상조사를 추진해야 한다.

우리는 버마 민중들의 자결권을 존중하고 버마 민중들의 민주화 요구를 절대 지지한다. 그리고 버마 민중들의 자유를 지지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임을 다시 한번 밝힌다. 민주화운동에 대한 정권의 탄압과 학살을 경험한 이 땅의 민중으로서 우리는 결코 버마 군부의 민중 학살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며 자국민에게 발포하고 학살하는 정권과 군대는 이 시대, 그 어디에도 발붙일 수 없어야 함을 재확인한다.

우리는 그동안 버마와의 경제교역만을 추구하며 버마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외면해온 한국정부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버마에 무기를 팔고 천연자원 개발 사업에 참여해 왔다. 경제교역을 이유로 한국정부가 버마 시민의 민주화 요구를 폭력으로 억압하는 행위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될 뿐 아니라 반인도적 범죄집단이라 할 버마 군부의 공범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길 바란다.

우리는 한국 정부가 버마 군부독재를 묵인하는 것은 한국이 민주 국가임을 부인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보며, 동아시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버마 민주화를 위한 실질적인 정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한다.

국민들과 함께 미얀마가 아닌 ‘버마’ 민중과 연대하고 민주화를 지지하는 긴급행동에 나설 것이다.

우리는 이제 전국의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버마 민중학살 규탄과 민주화를 지지하는 긴급행동을 벌여나갈 것이다. 우리는 당장 학살 범죄국가의 명칭인 미얀마가 아니라 ‘버마’라 쓰는 운동을 벌일 것이다. 버마 민주화를 지지하는 전 국민적인 모금운동을 벌이고 매일 거리에서 국민들을 만나며 버마의 실상과 민주화 운동을 알려나갈 것이다.

전국 곳곳에서 매일 저녁 버마 민중들과 아픔을 나누는 촛불문화제가 열릴 것이며 나아가 전 세계와 연대하여 버마가 민주주의를 이루는 데 함께 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과 함께 이 시대에 자유와 평화가 보장되는 민주주의 국가를 세워내는 행진에 함께 할 것이다.

우리 인권민주시민단체 대표자들은 다시 한 번 버마 민주화 운동에 대한 굳건한 지지를 보내며 각계에서 버마의 민주주의 쟁취를 위한 다양한 행동들을 벌여 나갈 것이다.

2007년 10월 4일


강신석 목사, 광주종교인평화회의 대표/ 고은영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공동대표/ 권미혁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김범용 부천외국인노동자의 집 소장/ 김봉구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공동대표/ 김익석 경제정의실천불교시민연합 상임운영위원장/ 김재학 신부, 천주교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김정우 나와우리 사무국장/ 김해성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공동대표/ 김형태 천주교 인권위원회 이사장, 변호사/ 김후식 (사)5ㆍ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장/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박경 학술단체협의회 상임공동대표/ 박규숙 전국철거민협의회 중앙회 사무처장/ 박사명 한국동남아연구소 이사장, 강원대 교수/ 박은홍 성공회대 아시아NGO정보센터 소장, 박헌권 함께하는 시민행동 공동대표, 변호사/ 백승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변연식 인권과 평화를 위한 국제민주연대 공동대표/ 석원정 외국인이주노동자 인권을 위한 모임 소장/ 손영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신경구 광주국제교류센터 소장/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안진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오관영 함께하는 시민행동 사무처장/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 유경희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 유종순 버마 민주화를 지원하는 모임 공동대표/ 윤법달 평화의 친구들 사무국장/ 윤영진 함께하는 시민행동 공동대표, 계명대 교수/ 윤정숙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 이란주 아시아인권문화연대 대표/ 이영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상임대표/ 이이화 한국전쟁전후민간인학살진상규명범국민위원회 상임공동대표/ 이정주 한국생협연합회 회장/ 이정호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공동대표/ 이창수 새사회연대 대표/ 이철승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공동대표/ 이철우 광주외국인노동자센터 소장/ 이평주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이학영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이해학 목사,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증정의장/ 이홍길 5ㆍ18기념재단 이사장/ 임낙평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 임동학 버마 민주화를 지원하는 작가모임, 서강대 교수/ 임영담 부천 석왕사 주지 스님/ 임영신 이매진피스 활동가/ 장우성 다함께 활동가/ 전성환 한국YMCA전국연맹 기획실장/ 전종훈 신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정광훈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정상덕 원불교 사회개벽교무단 공동대표/ 정수만 (사)5ㆍ18민주유공자유족회 회장/ 정진우 목사,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공동의장/ 정진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정혁 청년평화센터 푸름 대표/ 조돈문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 상임의장/ 조수종 충북경실련 공동대표/ 조희연 비판사회학회 회장, 성공회대 교수/ 지현 함께하는 시민행동 공동대표, 조계종 청량사 주지/ 진관 스님,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인권위원회 위원장/ 청화 스님, 참여연대 공동대표, 조계종 교육원장/ 최명숙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최의팔 목사,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소장/ 하승창 함께하는 시민행동 정책위원장/ 한상렬 목사,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한용진 진보연대 대외협력위원장/ 함세웅 신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허달용 광주민예총 회장/ 허연 광주전남진보연대 상임대표/ 황규식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집행위원장/ 효림 스님, 실천불교전국승가회 공동의장


버마 민중학살 규탄과 민주화 지지 긴급행동


Posted by 영기홍
,

최근 민주화 인사 석방 위한 서명운동에 버마 민중 53만명 참여



최근 버마에서 아웅산 수치를 비롯한 민주 인사 석방 서명운동에 버마 민중 몇 십만 명이 참여하였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일상적인 군부의 통제와 감시 속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한데, 마침 11월 9일부터 11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아시아 시민사회교육포럼에 태국에서 참석한 버마 새사회민주당 (DPNS, Democratic Party for New Society) 아웅 모 저(Aung Moe Zaw) 대표를 15일 초청하여, 국내에서 버마 민주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여러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현재 버마 상황에 대해 자세히 듣는 자리를 가졌다. 아래는 마웅 모 저 대표의 발언과 질의, 응답을 요약한 것이다.



며칠 전 이브라힘 감바리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이 버마를 방문해서 군부 대표와 아웅산 수치를 만났다. 나는 이 기회를 통해 군부와 대화가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그러나 그러한 변화가 있으리란 증거를 나는 아직 보지 못하고 있다. 군부는 여전히 민중을 억압하고 있고, 민주화 운동가들을 체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이 보인다.

얼마 전 학생 운동가가 14-5년 간 수감됐다 석방된 후 다시 구금돼서 이에 대해 항의하는 운동이 버마 내에서 일어났다. 이런 반복되는 구금, 석방으로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다. 더 악화될지 좋아질지 그 사이엔 긴장감이 존재한다. 그래서 지금 상황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이 시점에 좀 더 확고한 전 세계의 지지가 필요하다. 국제사회의 압력 뿐 아니라 버마 내부에서도 운동이 필요하다. 지금 버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제로 상정돼 있는데, 안보리의 결의안 통과를 위해선 국제사회의 압력과 지지가 필요하다.

나는 여러분들의 의견을 묻고 싶다. 아시아를 비롯한 국제 사회로부터 어떻게 버마의 민주화를 위한 지지를 더 많이 이끌어낼 수 있을지 알려 달라. 한국에서 어떻게 지지 얻어야 할지 알려 달라.

중국, 일본, 한국, 인도, 이 네 나라는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큰 나라인데, 중국은 군부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고, 인도도 그러려고 한다. 한국은 버마 민주화에 대한 명확한 지지는 없으나 일본은 확실히 지지하고 있다. 나는 그래서 한국 정부의 지지를 받으려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버마 민주화에 대한 지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 정부로부터 확실한 지지 정책을 보지 못했다. 한국 정부가 버마 민주주의에 대한 정책을 내놓길 바란다. 여러분의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최근 버마 내에서 활발히 이루어진 서명운동에 대해 말해 달라

지난 1988년 민주화 운동을 이끈 학생 운동가 지도자들이 14-5년간 장기 수감됐다 2004년에 석방되었다. 이들은 석방 후 버마의 민족 화합, 아웅산 수치와 군부의 대화, 버마 민주주의, 화해, 단합 등을 요구하며 평화적으로 운동을 계속했다. 그러나 문제는 군부 정권이다. 아웅산 수치와 대화하는 것도, 민족 화합도 원하지 않는다. 군부는 석방된 학생 운동 지도자들이 반란을 일으키려 한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이들 지도자들은 버마 민중으로부터 지지를 받으며 영향력 있는 민주화 운동 지도자들이 되었다. 그래서 군부는 이들을 위험 인물로 간주하고 지난 9월 27일 다시 체포하였다. 이때부터 이들 지도자들, 민 코 나잉, 코 코 기이, 흐타이 키웨, 코 민 제야와 가택연금 중에 있는 아웅산 수치 등 민주인사 석방을 위한 서명운동이 시작되었다. 이 서명운동은 불과 2주 만에 53만명이 참여하기에 이르렀다.

두 번째 단계의 캠페인은 이들 지도자들의 체포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흰 셔츠 입기를 벌였다. 이건 1주일 동안 진행하였다. 다음 단계의 캠페인은 기도회로, 지금도 진행 중이다.

군부는 이런 캠페인을 반란을 일으키기 위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어, 이들 캠페인 주도하는 지도자들을 체포하려고 한다. 또, 기도회에 버마 민중이 참석하지 못하도록 파고다에 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 캠페인 운동가들과 군부 사이에 긴장감이 존재한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지 못하겠다. 이 캠페인이 민중항쟁으로 발전할지 아니면 군부의 억압으로 실패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이 매우 중요하다. 이 캠페인이 더 확대되길 원한다.

53만명이 그렇게 단시간에 참여한 것은 대단한데, 이렇게 전국적인 서명운동이 어떻게 가능했나? 이 캠페인을 조직한 사람들은 누구인가?

서명운동은 전국적으로 일어난 게 아니라, 랭군, 만달레이 등 버마 중심 지역에서만 진행했다. 기간도 (민 코 나잉 생일인 18일까지) 애초 2주간으로만 정한 것이다. 짧은 기간이기 때문에 교통 등 여러 문제로 지방까지 확산시키진 못했다.

버마에는 많은 운동가들이 활동 중이지만, 조직화된 운동 단체가 공식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도 군부 독재 시기에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언론에 나온 ‘88세대 학생 단체’는 단체명이 아니라, 1988년 민주항쟁 세대 학생 운동가들을 지칭한 것이다. 그래서 조직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군부가 사실상 두려워한다. 버마는 학생, 노동자 등으로 이루어진 단체나 모임을 조직하지 못하게 돼있어서, 제도권에서 허용하는 범위에서 또는 지하운동으로 학생, 노동자, 스님, 재야 정치인 등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들을 민주화운동에 동참하게 하고 있다. 신문이나 팜플렛을 사람 손으로 거쳐서 직접 배포하고 있는데, 이러한 배포는 매우 위험하다. 한 장 배포로 20년형을 살 수도 있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않고 민주화 운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인적 네트워크가 있어서 53만명의 서명이 가능했다. 이미 몇몇 서명 운동 지도자들이 체포돼서 14년형을 선고 받았다. 버마에는 양심수가 최소한 1500명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골에는 인권 침해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어려운 조건에도 53만명의 서명이 이루어진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 이 흐름이 지방으로 확산되는 양상이 보이나?

아니다. 서명운동은 2주간이라는 시기를 정하고 한 캠페인이라 더 이상 계속하지 않는다.

군부가 53만명이나 참여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서명자 명단 공개가 어려울 텐데..

군부도 53만명이 참여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가만히 있는 이유는 너무나 많은 숫자가 참여해서 잘못 건드렸다가 폭동으로 발전할까봐서다. 그래서 너무 이 운동이 확산되지 않도록 어느 정도 견제하는 차원에서만 막고 있다. 사실 이 서명운동 결과는 유엔 사무차장이 버마에 올 때 전달하려 했는데 군부가 막아서 못한 것 같다.

새사회민주당과 민족민주당과 관계는?

우리는 80년대 후반 학생 운동 조직으로 8888 민주항쟁 당시 함께 참여했는데 쿠데타 후 학생 조직이 금지되어 많은 운동가들이 정당을 만들어서 정치 운동을 했다. 이것을 채널로 해서 당시 학생운동 지도자들은 세 중심 기조로 나누어서 활동했다. 정당 활동(새사회민주당)과 지하운동 조직, 무장 투쟁 조직. 당시 우리 전략은 합법 정치와 동시에 무장 투쟁을 벌이는 것이었다. 1988년 당 만들 때 만해도 학생 조직이라 정치 형태의 정당을 만들지 못했다. 이 세 활동 조직은 긴밀한 협력을 가졌다.

NLD(민족민주당)는 1990년 선거에서 80% 이상 지지를 받았을 때부터 주도적인 정당으로 간주됐으며, 우리는 아웅산 수치를 우리의 지도자로 여기고 있다. 1990년 선거 당시 우리는 선거에 나가지 않고 NLD를 지지하였다. 우리는 정권을 잡기 위한 경쟁 관계에 있지 않다. 민주화가 이루어진 후엔, 우리도 선거에 참여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민주주의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아웅산 수치를 우리의 지도자로 여기고 있다.

1997년 버마가 아세안에 들어가는 과정에 많은 논란이 있었다. 지금 보면, 아세안에 들어간 게 좋은지, 배제한 게 좋은지, 어떻게 평가하나? 그리고 서방에서 버마 군부를 압박하기 위해 경제 봉쇄를 하는데 이것이 버마 민주화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가?

우선 군부 독재 정권 스스로 정권을 포기할 리 없다. 그래서 경제 봉쇄라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경제 봉쇄를 말할 때, 전면적 경제 봉쇄를 말하는 게 아니다. 군부 정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비즈니스만 말하는 것이다. 일반 사람과 관계있는 비즈니스는 아니다. 우리가 말하는 것은 전쟁 무기와 관련된 것, 그리고 유노칼, 토탈 같은 큰 석유회사를 의미하는 것이다. 일반인과 관련된 작은 비즈니스는 아니다.

그리고 군부는 확고하고 구체적인 경제 정책을 갖고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비즈니스란 게 버마에서 잘 작동하지 않는다. 정치적으로 억압할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억압하기 때문에 사업을 하지 못한다.

1997년 아세안에 들어갈 때 말레이시아 수상 마하티르가 버마를 끌어들임으로써 민주화 촉진을 하도록 하자했고, 당시 운동가들은 이에 반대했다. 그러나 2003년 마하티르는 이제 버마를 아세안에서 축출하자고 한다.

민주인사 석방엔 여러 나라의 국회의원들도 서명운동을 벌였고 한국도 한 것으로 안다. 이러한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나?

태국,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일본의 국회의원들이 버마 민주화를 지지하는 모임을 결성했다. 그리고 이러한 모임들은 아시아 차원에서 AIPMC(ASEAN INTER-PARLIAMENTARY MYANMAR CAUCUS)라는 아세안 나라들의 국회의원 모임에 합류하고 있다. 한국은 아직 여기에 합류하지 않고 있다. 나는 한국도 국회의원 모임이 만들어지길 바라고, 아시아 내에서 이런 활동들이 군부 정권에 압력을 가하고, 유엔 안보리에도 압력을 가할 수 있길 바란다.

새사회민주당 소개

Democratic Party for New Society (DPNS)는 1988년 미처 완성되지 못한 민주주의 투쟁을 계속하기 위해 결성된 정당으로 당시 아웅 산 수치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 (NLD)에 이어 두 번째 규모였다. 전국적으로 25만 명의 당원과 120여 개의 지부를 거느린 큰 규모의 정당으로 당시 버마 국민들의 전폭적 지지를 얻었는데 특히 버마 학생 단체들과 젊은이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리고 1990년 5월 27일의 총선거에서 DPNS 는 대중을 지지기반으로 한 민주정당이었지만 NLD 승리를 위해 NLD에 대한 지지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990년 5월 총선에서 NLD가 승리한 후, 군사정부에게 정권이양을 요구한 DPNS에 대해 군사정부는 극심한 탄압을 자행하고 핵심 당원들을 수감했다. 이후 버마 내에서 민주화 활동이 불가능해지자 DPNS 중앙위원회는 군부에 대한 투쟁을 계속하기 위해 1991년 당 본부를 태국- 버마 국경지대의 자유지역으로 옮기고 당을 재결성했다.

현재 DPNS는 버마 내에서 인권과 민주주의를 주창하며 시민 사회를 강화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으며 또한 미래 버마에서 자격을 갖춘 정당이 되기 위해 당원들의 교육적, 전문적 자질 향상에 힘쓰고 있다.

아웅 모 저 대표 약력

Aung Moe Zaw 대표는 1988년 8월 민중항쟁 전, 그 해 3월부터 버마 양곤 대학교에서 시작됐던 학생시위를 주도한 학생지도자 중 한 명이다. 그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1988년 10월 14일 결성된 DPNS의 지도자 중 한 명으로 현재까지 계속 활동하고 있다. 아웅 모 저 대표는 1997년부터 DPNS 대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버마 연맹 국가 위원회(NCUB) 총무단의 구성원이자 버마 민주주의 포럼(FDB)의 정책 입안자 중 한 명이다. 그는 1986년 양곤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하다 영국으로 건너가 2004년 영국 석세스 대학교에서 행정과 개발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2006년 11월 9일부터 11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2006년 아시아 시민 사회 교육 포럼에 초청받아 버마 시민 사회에 대해 강연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포럼 후 한국에 체류 하며 버마 민주화를 지지하는 한국 시민 단체, 기자, 국회의원 등 많은 한국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버마의 상황을 알릴 예정이다. 특히 아웅 모 저 대표는 1988년 민중항쟁으로 수감됐다 석방된 5명의 학생지도자가 다시 체포된 상황을 한국사회에 알림으로써 버마 민주화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한국사회가 더 많은 관심과 도움을 통해 국제적 연대의식을 보여주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보 제공: NLD 한국지부)

국제연대위원회
Posted by 영기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