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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초국가적 문제와 시민사회의 아시아 연대

'연중기획 아시아포럼'은 산적한 초국가적 문제들의 현주소를 검토하고 아시아와 한국의 시민사회가 이에 올바르게 접근하는 방법을 모색하려 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첫 번째 강좌 : 인간안보의 관점에서 바라본 아시아연대 
    발제: 라미경/ 순천향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교수
    일시: 2008년 3월 28일(금) 오후 3시~5시, 경희대학교 본관 2층 대회의실

  • 두 번째 강좌 :  마약밀매를 통해 본 아시아 민중의 삶
    발제: 조성권/ 한성대학교 국제마약학과 교수
    일시: 2008년 5월 2일(금) 오후 3시~5시, 연세대학교

  • 세 번째 강좌 :  동남아의 인신매매
    발제: 조윤미/ 서울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연구원
    일시: 2008년 5월 30일(금) 오후 3시~5시, 경희대학교 본관 2층 대회의실

  • 네 번째 강좌 : 아시아의 빈곤 문제
    발제: 박번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
    일시: 2008년 6월 27일(금) 오후 7시~9시, 참여연대 지하 느티나무홀 

  • 다섯 번째 강좌 :  아시아의 초국가적 환경 문제
    발제: 조영희/ 한국동남아연구소 선임 연구원
    일시: 2008년 7월 25일(금) 오후 3시~5시, 연세대

  • 여섯 번째 강좌 : 21세기 새롭게 떠오르는 광역질병문제
    발제: 허창덕/ 영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일시: 2008년 9월 5일(금) 오후 3시~5시, 경희대학교 본관 2층 대회의실

  • 일곱 번째 강좌 : 아시아 국가의 강압적 테러 대응책과 시민사회의 역할
    발제: 이동윤 신라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일시: 2008년 9월26일(금) 오후 7시~9시, 참여연대 지하 느티나무홀

  •  여덟 번째 강좌 : 이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아시아 사람들
    발제: 김이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일시: 2008년 10월 24일(금) 오후 7시~9시, 참여연대 지하 느티나무홀

  • 아홉 번째 강좌 : 인터넷과 아시아연대
    발제: 윤민재/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객원 연구원
    일시: 2008년 11월 21일(금) 오후 3시~5시, 연세대

  • 종합좌담 : 초국가적 문제와 아시아연대
    일시: 2008년 12월19일(금) 오후 3시~5시, 참여연대 지하 느티나무홀


문의: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02-723-5051, silverway@pspd.org
주최: 경향신문, 경희대학교 인류사회재건연구원,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BK21사업단,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Posted by 영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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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중심의 하나, 모두가 아시아의 중심이 되어야



몇 해 전부터 '베트남을 이해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 '버마를 사랑하는 작가들 모임',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 등 나라별 작가 모임부터 이들을 아우르는 '아시아문화네트워크', 그리고 아시아 각국의 문화예술인들과 지식인들이 참여하는 아시아 전문 문예지 [ASIA]의 창간에 이르기까지 아시아와 소통하고 교류하는 문인들의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개별 나라들의 관심에서 출발해서 점차 아시아로 사고를 확장하고 다시 한층 폭넓고 깊게 한국의 문제를 고민하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 문인들에게 있어, 아시아는 무엇일까요?

지난 9월 18일, 소설가이자 중앙대 교수, 그리고 문예계간지'ASIA' 편집주간인 방현석 선생을 모시고 '아시아 연대와 문화'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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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화요일 저녁, 참여연대의 새 보금자리 통인동에 모여 앉은 우리는 곧장 오늘의 안내자, 작가 방현석님의 천천하고 친절한 안내에 따라 “썰물과 같았던 90년대 초반”으로 향했다.

그는 천천히 80년대의 학생선거와 학생운동, 그리고 대망하던 민주화, 공산권의 붕괴 등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흔적이 진하게 남겨진 곳곳으로 우리를 인도했다. 아마 우리 중 누군가는 그 흔적을 찬찬히 훑고, 만지는 이도 있었으리라. 우리네 한 사람, 한 사람이 거대한 시대의 조류 앞에 느꼈던 분노와 슬픔, 상실의 자리, 그 곳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이는 없었다.

그리고 베트남 이야기... 그가 우리에게 마주하게 한 베트남은 1940년대 독립을 앞둔 베트남이었다. 독립 이후 분단과 베트남 전쟁의 발발에 이르면서 우리는 낯익은 이들을 발견했다.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 군인들. ‘민주주의의 수호자’요, ‘애국’ 청년의 이름을 달고 베트남으로 간 젊은이들, 그러나 금세 뒤돌아 보니 그들의 이름은 ‘학살자’로 바뀌어 있었다. 누가 그들에게 이름을 붙였는가, 누가 그들을 베트남으로 보냈는가. 타인을 향해 이름을 붙이는 그들은 아무런 책임이 없는가...

2007년 오늘, 우리와 베트남과의 만남에는 과거의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베트남은 우리에게 ‘한류’ 열풍이 이는 곳이며, 중요한 ‘투자국’ 중 하나이다. 최근엔 ‘국제결혼’이 베트남을 기억하는 또 하나의 단어가 되었다. 그의 찬찬한 안내의 종착지에서 마주한 질문은 우리가 만나는 아시아, 우리가 기대하는 아시아는 어떤 모습인지이다.

정부가 찾은 대답은 한국이 ‘아시아의 중심 국가’가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한국이 아니라 그 누구든 ‘중심’이라 자처하기 시작하면, 각각의 고유한 가치와 아름다움은 상실하기 마련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자꾸만 타자를 가르치려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배우고 훈련하려는 의지와 자세를 선명하게 해야 할 때라는 보탬과 함께.

모두가 중심이 되는 아시아를 기대하는 그는 문예계간지 [ASIA]를 통해 더 넓고 긴 여정을 시작했다. 아시아 각 국의 시, 소설, 수필에 담겨 있는 고유한 아름다움을, 아시아적 상상력의 자유로운 소통을 시작한 것이다.

‘중심’과 ‘중심 아닌 것’으로 구분하는 것이 익숙한 내게는 다소 낯선 여행이었다. 아시아에 대해 그가 가진 무언가 ‘중심’이라 할 만한 것을 가르쳐 줄 거란 기대와는 달리 그의 안내는 자꾸 나, 우리네 삶을 향해 있었다. 이처럼 나, 우리를 향해 있는 안내와 짧은 여정은누군가에 의해 늘 타자화되고, 평가되는 것에 익숙한 나에게 그의 말대로 ‘우리의 모습을 우리의 눈으로 보는 훈련’의 낯선 경험이자, 진지한 첫 걸음이었다.

‘베트남을 이해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이라는 그의 삶의 흔적 일부를 말하는 모임의 이름을 곱씹어 보며, ‘이해하려는’ 의지와 실천의 소중함 그리고 그것이 가져올 아름다운 결과를 가만히 생각해 본다.
이경숙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간사)
Posted by 영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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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아시아 교육의 필요성과 그 실태



“당신은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가

르완다와 부룬디가 잠비아와 짐바브웨가

어떻게 다른지 모릅니다

엘살바도르와 니카라과 과테말라가

그러나 당신은

중국인이나 일본인으로 오인되는 것이 싫습니다”

-이승원의 시 <감성적 독재> 중에서

위의 나라들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면 가까운 곳부터 생각해보자. 일본과 중국. 분명한 차이점을 모두들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캄보디아와 라오스가 어떻게 다른지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바레인과 시리아가, 예멘과 요르단이 어떻게 다른지는? 우리나라와 이들 나라를 이어주고 있는 것은 기껏해야 1년에 한 차례 있을까 말까한 국가대표 축구경기 정도다. 또는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외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국적을 읽어내려고 할 때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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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우리는 지독하게 자기중심적이다. 교과서에 버젓이 잘못된 지식을 늘어놓고서 다른 나라의 교과서가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면 당장에 이의를 제기한다. ‘반크(VANK)’는 한국을 잘못 알고 있는 외국인에게 제대로 된 지식을 전달하고자 만든 선의의 단체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행위에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다. 남의 눈에 티는 보면서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일제 강점기 시대에 일본 군인에게 짓밟힌 우리네 조상들만큼이나 베트남 전쟁 때 한국 군인에게 사살되었던 많은 베트남 민간인들의 영혼도 억울하기는 마찬가지다. 나의 고통은 오래 남지만 타인의 상처는 쉽게 잊어서일까?

언젠가 안산의 한 지하철 역에서 나이가 지긋하신 아저씨와 중동 출신으로 보이는 외국인 노동자가 한바탕 설전을 벌이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다. “야, 너네 나라로 돌아가. 여기서 뭐하는 거야? 이런 XXX.” 아저씨의 욕설을 그는 또박또박한 한국말로 받아냈다. “아저씨, 술 먹었으면 조용히 집으로 돌아가요. 그리고 나 XXX 아니야.” 그렇다. 그는 하나의 사람이다. 누구나처럼 인격이 있다. TV에 비친 이슬람 근본주의자 모습을 전부의 모습이라 오인하면서 사람들은 때때로 그들에게 인격이 있다는 것조차 잊나 보다.

우리는 아시아를 정말 모른다. 이렇게 우리에게 가깝고도 먼 나라인 아시아 국가에 대해 알 수 있는 계기가 참여연대에 의해 마련되었다. 2007년 7월 19일 저녁에 좁은 강당에 모여 귀에는 익었지만 낯선 아시아에 관한 세번째 이야기를 들으러 사람들이 모였다. 주제는 [한국사회에서 아시아 교육의 필요성과 그 실태]. 우리는 정말로 아시아를 모른다. 게다가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도 모른다. 외국인 100만 시대라고들 한다. 그 중 대부분은 아시아인이다. 이제서라도 아시아를 주제로 한 포럼이 있으니 반가운 마음이 든다. 그 날의 강당 속으로 들어가 보자.

유네스코에서 일하는 이승미 팀장은 한국이 점점 다양해지는 사회구성원들의 문화적, 인종적 배경을 아우를 수 있는 다문화교육과 국제이해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늘 맹목적인 애국심을 강요하고 반공을 교육의 핵심으로 삼던 시절은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 교육은 단일 민족의 전통을 강조하고 순혈주의 속에 갇혀 있다. 한 민족 안의 통합은 결속력이 강하지만 동시에 배제도 강력하여 자칫 인종주의의 나락으로 빠져들 위험이 있다. 다문화교육은 다양한 문화를 인정하고 이로 인한 행동과 사고 방식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을 강조하는 교육이다. 배타적인 우리 사회도 문화의 차이는 구획지어 배척할 대상이 아니라 사회 안으로 포섭할 수 있는 대상임을 배워야 한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고도화되면서 인력이 서비스 산업으로 빠져나가 비어 있는 2차 산업의 끝자락을 거의 이주 노동자들이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돈을 벌려는 이들의 필요와 한국 사회의 변화 양상이 맞물려 진행된 이 상황은 세계화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이해하고 해결할 수가 없다. 이를 위한 교육이 바로 국제이해교육이다.

교육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한국의 상황과 엮어 내 머릿속에 차분히 정리하기가 어려워서인지 집중이 잘 되지는 않았다. 어떻게 교육을 할 것인가의 문제는 손에 잘 잡히지 않는 관념을 논의하기 때문일까? 이승민 팀장이 했던 강연이 아시아 교육의 ‘필요성’이라면 다음 강연자인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 교수의 강연은 ‘실태’에 대한 것이었다. 앞의 것이 ‘어떻게’의 문제라면 뒤의 것은 ‘무엇이’의 문제이다.

카랑카랑하지만 느긋한 목소리로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질문에 날카로운 지적을 하면서 내가 미처 알지 못하던 관점과 사실들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동북공정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민족적인 적대심을 가지고 있다. 고구려의 역사를 중국의 역사에 편입하는 데 대해 역사 왜곡이라고 반발한다. 그러나 이 교수에 따르면 대부분의 국가는 영토사와 민족사가 각기 다르다. 우리나라는 특이하게도 영토사와 민족사가 일치한다. 오늘날의 국가들은 영토와 민족 모두에 대한 역사를 아우르려 하는데, 중국의 영토사가 우리의 민족사를 자극하게 되어 나타난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옛 고구려의 땅은 현재 중국의 땅이다. 고구려 민족은 중국에 속한 민족의 역사라 할 수 없지만 고구려 땅은 중국 영토의 엄연한 과거 모습이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같이 민족과 국가에 대해 통합이 잘 되어 있는 곳에서는 인구의 2~3%정도를 차지하는 외국인들은 사회를 역동적이게 하는 힘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 정도에도 우리 정부는 강경 정책을 쓰고 우리 국민은 이를 심정적으로 지지한다고. 프랑스는 이미 외국인 이민자의 수가 10%에 다다라 정치 세력화할 수 있으므로 이를 견제하려 강경 정책을 편다고 한다. 관용의 나라로만 알고 있던 프랑스여서 의아했었는데, 자국의 정체성을 지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를 이해하게 되었다. 동시에 우리나라 역사 인식과 외국인 정책의 딱딱함에 살짝 몸서리를 쳤다.

이 교수는 세계사와 세계지리 교과서의 오류 수준이 너무 심각하여 따로 하나의 책을 만들려고 모임을 만들었다고 한다. 단일민족 이데올로기와 서구에서 일방적으로 이식된 사관에 의해 다른 나라의 역사적 사실이 심각할 정도로 왜곡되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하나님의 아랍어 표기에 불과한 알라(Allah)가 일부 교과서에서 “알라 신”이라 표현된다든지, 예언자 무함마드(모하메트)의 초상화를 제작하는 등의 우상 숭배를 끔찍이 싫어하는 이슬람의 특성을 모르고 무함마드의 모습을 교과서에 번듯이 싣는다든지 한다고 이 교수는 비판한다. 어떤 외국 교과서가 독도와 동해를 다케시마, 일본해라고 한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비난하겠지만, 우리나라 교과서에도 아라비아 만 대신 페르시아 만만 표기되어 있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 외에도 소승불교가 대승불교보다 이기적이라는 그릇된 이해, 인도 역사 중 카스트 제도의 성립부터 간디에 이르는 방대한 기간의 누락으로 인한 천박한 인식, 중국 위주의 사관으로 생긴 흉노, 돌궐 등의 유목민 대한 저열한 편견 등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이러한 문제들은 대체로 서구의 관점을 비판과 검증 없이 받아들이거나, 전문가의 충분한 검정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문제다. 지금은 비용 때문에 잘못 만들어진 교과서를 회수하거나 제대로 된 교과서를 다시 찍어내기도 힘들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 대한 잘못된 역사적 사실과 그릇된 편견 때문에 사람들의 머리마다 굳어진 이미지들을 벗겨내려면 더 큰 비용이 들지도 모른다.

끝나고 나니 이런 기회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좁은 강당임에도 사람이 가득 차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우리 사회와 역사에 아무런 관심 없이 그저 자본의 욕구를 위해 꾸역꾸역 한 몸 바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 이 사회에서 적게나마 아시아에 대한 관심으로 모인 사람들이 반가웠다. 우리 민족과 역사를 사랑하시는 노신사의 장황한 질문에 사람들이 술렁이기도 했지만, 아시아와 한국의 역사를 탐구하기 위해 늘그막에도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은 멋지다고 생각했다.

우주처럼 넓은 아시아에 별처럼 많은 사람들, 그들에게 조금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된 강연이었다. 무지가 화를 부른다고 했던가? 우리와 외국인 노동자와의 갈등은 서로를 모르기에 촉발된 게 아닌가 한다. 그러하기에 아시아를 배우는 것은 단순한 지(知)의 차원이 아니라 선(善)의 차원이리라.

이정봉 (희망제작소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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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동북아의 동굴에 갇혀 있다!



국제연대위원회는 올 한 해 '아시아'를 주제로 시민, 학생, 활동가들과 서로 생각과 의견을 나누고 배우는 자리로써, 매달 포럼 '우리 속의 아시아, 우리가 꿈꾸는 아시아'를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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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첫번째로 4월 6일 저녁, '동아시아를 위한 한국의 선택'이란 주제로, 국가 차원에서 과연 한국은 지금까지 아시아를 어떻게 만나고 있고, 앞으로는 어떻게 미래지향적인 지역 질서 구성에 참여할 수 있는지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초대 손님으로 강원대 교수이자 현재 동아시아공동체연구회에서 활동하는 박사명 선생을 모셨습니다.

박선생은 보통 ‘동아시아’라고 하면 동북아, 중국, 일본만 연상하는데, 이것은 한국이 동북아의 동굴에 갇혀있기 때문이라며, 정부나 학계가 동북아 중심국가를 꿈꾸는 것은 근시안적인 사고라고 일갈하였습니다.

더불어 현재 동아시아공동체를 둘러싸고 논의되는 연대의 목적, 수준과 범위에 대해 설명하고, 현실 정치론에 입각해서 동아시아의 지역 질서에서 한국은 개방주의적인 민족주의, 국제주의 사고로, 중국과 일본의 가교역할, 동북아와 동남아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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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였는데, 특히 참여연대 회원이 아닌 낯선 얼굴들이 많아서 반가왔습니다. 예상치 못한 인파로 진행이 조금 매끄럽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국제연대위원회의 첫 포럼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포럼에도 많은 기대와 관심, 참석을 부탁드립니다.

발표문과 참고자료를 첨부합니다. 더 깊이 알고자 하는 분들은 박사명 선생님의 책을 권합니다. [동아시아의 새로운 모색] (이매진 출판사)

[내용 요약]

○ 한국사회에선 참여정부나 학계나 ‘동아시아’하면 동북아, 즉 한국, 중국, 일본만 연상하는데 이는 고질적인 한국병이다. 동북아 지역의 파트너인 중국과 일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 지금 동아시아공동체 건설 움직임들은 지역연대의 목적이 ‘평화’, ‘번영’, ‘진보’다. 반세기에 걸친 냉전 체제가 와해된 이후 아직도 한반도에는 냉전이 남아있는데 정치 안보 차원의 공동체를 어떻게 건설할 것인가, 그리고 번영은, 1997년 가을 동남아와 동북아를 휩쓴 경제위기 이후 이 경제금융 부문의 공동체 건설이 강력히 제기되었다. 진보는 경제위기가 준 교훈이 가속적 경제성장를 위한 민족주의적, 중상주의적 경제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경제위기를 통해서 동아시아 여러 나라가 뼈저리게 절감했다. 가속적 경제성장, 지탱가능한 지속적 경제발전을 위해선 정치 안보차원의 지역협력과 사회문화적 협력이 뒷받침되어야 진정한 공동체에 접근하는 것이다.

○ 현재 동아시아 공동체 건설과 관련해서 논쟁의 초점은 연대의 수준이다. 동남아지역에서 1967년 이후 만 50년간 전개되어온 동남아차원의 지역협력 유형은 유럽과 달리 철저하게 국가 주권 차원에서 동아시아 협력으로 멈출 것인가 아니면 유럽이 지향하는 바 국가주권을 극복하는 다른 형태의 지역통합까지 모색하느냐 이것이다.

○ 세 번째는 연대의 범위다. 아세안 10개 나라와 한중일, 즉 아세안+3 이 차원에서 계속 동아시아를 추구할 것인가 아니면 새롭게 거기에 인도, 호주, 뉴질랜드 3개국을 더한 +6 으로 할 것인가. 연대의 범위를 동북아로 국한시킬 것인가 서쪽 인도와 동쪽 호주, 뉴질랜드 추가할 것인가 뜨거운 논쟁이다. 특히 후자는 미국을 의식한 일본의 입장이다. 전자 아세안+3은 중국이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고, 한국의 입장도 이에 가깝다. 이에 대한 동남아 각국의 입장은 분열돼있다.

○ 이런 연대의 목적, 수준, 범위를 둘러싸고 논의를 진전시키면서 (일부는 실제 진전) 한국은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 것인가.



서두에 한국의 상식을 바꿔야 할 것이라 했는데 이게 첫 번째 주제다.

한국은 동북아의 동굴에 갇혀 있다

○ 한국은 일본, 러시아, 중국에 갇혀서 그 너머를 모른다. 관광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동굴 현상, 착시 현상 때문에 현재 노무현 참여정부도 동북아시대 부르짖고 실제로 이루어진 것은 없다. 이루어질 수가 없게 돼있다.

○ 동아시아의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유로 동북아 시대를 얘기하는데, 장기적으로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는 인도는 동북아인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 공간적 조건으로, 동북아 중심에 대해선 일본, 중국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은 명치유신 이후로 탈아입구, 아시아를 벗어나려 했고, 나중엔 대동아공영권이란 깃발 들고 만주 점령하고 동남아, 버마까지 점령했다. 중국은 만주만 동북아로 보고, 천하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최근에 대중화 경제권은 동북아를 떠나서 홍콩, 대만 나아가 동남아 전부를 포함하고 있다. 중국적 시각에서나 일본적 시각에서나 동아시아엔 동남아가 다 포함된다. 오늘날 중국은 국제문제에서 책임질줄 아는 대국을 지향한다.

○ 그런데, 한반도는 전체가 동북아를 말하고 동북아시아를 전부로 생각한다.

※ 표 <동아시아의 정체의식> 참조.

○ 이런 현실에 기초해서, 앞으로 동아시아의 미래 질서는 어떤 질서여야 하나? 서양의 유명 정치학자들은 동아시아의 미래는 지금 진행 중인 유럽의 미래와 너무 다를 것이라고 입 모아 말한다. 즉, 아시아의 미래는 아시아의 과거를 닮거나 유럽의 과거를 닮을 것이라고 한다. 지금 유럽처럼 평화롭고 제도적인 통합은 아니다. 아시아의 과거? 중국 중심의 불평등한 그러나 안정적인 중국 패권 정책으로 갈 것인가, 조공 체계와 같은 안정된 패권 이게 되거나, 유럽의 과거? 엇비슷하게 국력이 강한 서너 나라의 세력이 균형된 상태. 이런 불안정한 유럽의 과거로 갈 것인가.

○ 실제로 아시아의 미래에 대해 아시아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국주의 문화. 대국주의적 세력균형. 키신저, 헌팅턴의 예측과 같다. 중국 너무 크니까 더구나 중국 속셈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

○ 모든 국제관계에서 세계사회는 중앙 정부가 없는 무정부 상태라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니 최악에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인 현실주의적 시각이다. 근데 방금 말한 것처럼 대륙주의적인 세력균형을 동아시아의 미래로 볼 때, 중국의 성장, 중국과 일본의 갈등과 경쟁, 대결에서 한국이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없다. 동남아는 또 얼마나 큰가. 인구는 현재 25회원국으로 팽창해있는 유럽보다 1억 많다. 유럽은 4억5천만. 동남아는 5억6천만. 한국이 지금 끼어들어 균형자 역할을 한다는 것은 망상이다.

○ 그렇다면, 유럽과 유사한 다자주의적 시각을 보자. 다자주의는 모든 나라들이 자기 역할을 하는 것이다. 모두가 합해서 제도적, 군사적, 경제적 힘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공정한 제도를 통해서 모두가 합의하는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 시각으로 보면 무정부 상태라는 근본적 속성 때문에 상호 갈등 있으나 상호 의존의 정도가 변하고 확대, 심화된다. 이를 바탕으로 제도 형성이 가능하다.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제도에 의해서. 자유주의 시각에서 보면 동남아는 10개 나라인데, 이 나라들 무시하고 동아시아 질서의 미래를 구축할 수 없다. 나름대로 동남아가 핵심적인 고리역할을 한다. 실제로 동아시아의 현재 대국인 중국, 일본이 동아시아 공동체에 대해 개념을 논할 때나 지역협력을 논할 때나 이들이 먼저 떠올리는 것은 한국이 아니고 동남아다.

○ 동남아시아의 쟁탈전이 중국, 일본 사이에 벌어지고 한국은 디제이 국민정부 시절에 동아시아 공동체 깃발 제일 먼저 들었는데, 노무현 정부에 들어서서 동북아시대로 후퇴했다. 이런 동아시아 전역에서 논의되고 있는 동아시아의 미래 질서에 대한 대국주의적, 다자주의적 접근 방식을 종합적으로 볼 때, 동아시아의 현실은 어쩔 수 없이 대국주의를 바탕으로 하되, 궁극적으로는 이를 극복해서 다자주의적으로 양면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내 주장이다.

○ 21세기 들어와 가속도 붙고 있는 동아시아 차원의, 동북아와 동남아를 포괄하는 광역적 지역주의, 공동체 운동에 있어서, 한국은 정부는 물론 학계도 근시안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 유럽 빼곤, 한 지역에 속한 여러 나라들의 협력의 습관, 의식, 구체적으로 협력 정책 이런 것이 장기간 높은 수준으로 발전한 것이 동남아 아세안이다. 다른 지역들은 아프리카, 라틴은 동남아 아세안 지역협력의 경험만큼 못하다. 현실적으로 경험의 축적에 비추어볼 때 동아시아 차원에서 동남아는 대단히 중요한데 막상 동남아 사람들은 일본과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높아졌지만, 자기네가 약소국이니까 완전히 신뢰는 못하고 있다. 중국, 일본 만날 싸운다는 느낌 있어서 미래는 한국과 동남아가 협력하지 않고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한국만이 능동적으로 대처할 준비가 안 돼있어서, 그래서 동남아는 한국에 불만 많다. 한국은 동남아보다는 선진국이지만 일본, 중국보다는 약자이기 때문에 미래의 동아시아 질서를 공정하고 효과적으로 조정하는 역할, 균형자적 역할해야 한다는 게 동남아의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국과 동남아의 강력한 연대가 필요하다.

○ 근본적인 차원에서, 과연 규범적, 도덕적으로 지역질서의 미래가 공정한 지역질서가 될 것인가. 동아시아에서 약소국들이 많은 동남아까지 끼어서 미래 질서가 완전하게 절대적으로 평등하리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대국들의 세력균형에 의존하지 않고 제도적으로 지역질서가 이루어진다면, 어떤 형태로든 지역질서 형성 될텐데 그 질서가 약소국에 더 유리한 질서가 될 때, 즉 약소국이 다소 불평등하더라도 수용가능한 질서가 될 때 공정한 질서라고 할 수 있다.

○ 중국과 일본 관계 좋아지면 한국 할 일 없어진다. 그 둘이 너무 배짱 맞아도, 싸워도 딜레마다. 방법은 한국과 동남아의 연대다.

○ 지역질서는 현실적인 차원과 규범적 차원의 결합이다.

○ 현실적 세력균형에 있어서는 중국의 견제 세력이 없다. 미국은 역외국가.

※ 표 <무역규모> 참조

○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위치 무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전통적으로 호감도 높았으나 중국 위협론으로 동남아 10나라, 미국과 전쟁까지 한 베트남도 중국 견제하려고 미국을 필요로 하고 있다. 현실주의적 시각, 세력균형 시각으로 보면, 미국에 대해선 상당기간 동안 역내 위상을 인정하지만, 먼 미래의 다자주의적, 자유주의적 제도 형성 완성되는 단계에서는 미국의 위상이 줄어들 것이다. 겉으론 미국의 동아시아 역내 위치를 인정하면서도 심리적으론 그렇지 않은 양면성이 있다.

○ 이런 미래상에 비추어볼 때 한국의 역할은?

○ 가교역할이다. 중심을 좋아하는데 중심은 아주 안 좋은 사고방식이다. 중심지향적 사고는 모두가 하고 싶어 하지만 모두가 하면 복잡한 것이다. 민족주의만 가지고는 안되고 개방주의적인 민족주의, 국제주의가 필수다. 한국의 위상 높이기 위해서 민족주의적으로 지역협력을 얘기하면 다른 나라들이 안 봐준다. 한국은 중국과 일본의 가교역할. 동아시아 차원에서 동북아와 동남아의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



국제연대위원회


Posted by 영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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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국제연대 위원회입니다. 지난 호에는 조금 복잡하다 싶은 무역기구역사를 살펴보았습니다. 지구촌의 양분화 이후 지속되는 갈등 속에서 가진 자들의 횡포에 맞서는 민중들의 움직임은 살펴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대한 지구촌 시민사회의 대응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그 동안 반세계화 운동은 다양한 형태와 이슈로 제기되었지만, '세계사회포럼'은 이러한 반세계화운동을 결집할 수 있는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이에 오늘은 '반세계화 운동의 세계화'의 밑거름이 되고 있는 세계사회포럼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Another World is Possible!)'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본격화되면서, 반세계화 운동의 세계화도 조직화되기 시작하였습니다. 97년∼98년 활발하게 진행된 다자간투자협정(MAI) 반대투쟁과 '쥬빌리(Jubilee) 2000'을 중심으로 한 제3세계 외채탕감운동, 세기말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1999년 11월 '시애틀 투쟁' 등이 그것입니다(이 운동들에 대해서는 이후에 살펴볼 예정입니다). 제1회 세계사회포럼은 시애틀 시위가 있은 지 13개월이 지난 2001년 1월 25일부터 30일 사이에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세계사회포럼은 전세계에서 지속적인 저항을 벌이고 있는 반세계화의 힘을 결집하는 것과 동시에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전·현직 대통령과 총리, 경제장관, 중앙은행 총재, 지식인들, 언론인들과 시장의 세계화를 확장하려는 세계 1000대 초국적 기업의 대표들이 개최하는 '세계경제포럼'에 대항하는 성격도 함께 지니고 있었습니다.

세계사회포럼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국제운동 건설과 새로운 사회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다원적이고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장기적인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브라질 노동자당(PT)이 제안하고, 유럽지역의 '반세계화'운동 조직인 금융거래과세 시민연합(ATTAC : (Association for the Taxation of financial Transactions for the benefit of Citizen)과 이의 후원 조직인 프랑스 '르몽드 디플로마티끄(Le Monde Diplomatique)'가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국제개발협력을 위한 네델란드의 노이브와 같은 진보적 재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첫 번째 모임이 이루어졌습니다(포르투 알레그레 : 행복한 항구라는 이름의 이 도시는 리오그란데두술주에 속해있으며, 포르투 알레그레시와 남리오그란데주 모두는 브라질 노동당이 집권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내 8개 단체 - ATTAC(금융거래과세 시민연합), ABONG(브라질 비정부기구 연합), CBJP(브라질 주교회의 정의 평화위원회), CIVES (시민권리를 위한 브라질 기업연합), CUT(브라질 노총), IBASE(브라질 사회경제분석연구소), CJG(세계정의 센터), MST(땅없는 사람들) - 가 조직위원회를 구성하여 프로그램에 대한 준비를 하였고, 각국의 대표적인 조직들이 참여한 조직위원회와 전세계 500여 진보단체가 지지위원회를 구성하여 열린 1회 사회포럼은 세계 100여개국 500여개 조직에서 4,000여명의 외국인 참가자와 브라질에서 16,000여명이 결집하였습니다.

4-5일간 4백50여개 워크숍과 토론회에서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관련된 각종 주제들 즉, 아동노동, 페미니즘, 인종차별, 유전자조작식품, 토빈세 도입, 외채탕감, 국제 금융기구 통제 등 금융세계화 관련 쟁점들, 자유무역체제의 문제점과 대안 주체의 역량강화방안과 이후 투쟁전망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마지막에 채택된 결의문에서는 ▲ 남녀평등, ▲ 아프리카 흑인 및 원주민 운동에 대한 연대, ▲ 외채전면탕감, ▲ 토빈세 도입, ▲ 민영화 반대, ▲ 생존권 및 노동권 보장, ▲ 아메리카 자유무역지대 반대, ▲ 농업개혁, ▲ 군사주의 반대 및 플랜콜롬비아 반대(※ 미국은 콜롬비아의 마약게릴라 소탕작전을 명분으로 콜롬비아 정부에 13억 달러 이상을 지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좌익 게릴라들 소탕을 위한 군사원조에 쓰이며, 콜롬비아의 자원을 개발하는 다국적 기업들의 이권을 보호하는 정권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 주장하였습니다), ▲ 국제 기구들의 조치에 대한 반대 등이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첫 번째 사회포럼은 전세계 곳곳에서 진행되는 민중의 투쟁을 통해 제시되는 그 전망과 방향을 종합하는 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공적 개최에 따라, 참여했던 모든 조직들 그리고 참여하지 못했던 조직들은 이 대회를 명실공히 세계 민중의 최고 결집의 장으로 지속해 갈 것을 결의하였습니다.



제 2회 세계사회포럼

올해에는 작년보다 규모가 더욱 커져 해외 참가자 1만명을 포함한 131개국 활동가 6만여명이 참가하였습니다. 이번 사회포럼에서는 '부의 생산과 사회적 재생산', '부와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접근', '시민사회와 공공영역', '세로운 사회에서의 정치권력과 윤리'라는 주제를 가지고 외채에 관한 민중법정과 약 800여개의 위크샵, 세미나, 총회가 열렸고, 브라질 노총(CUT), 브라질 무토지운동단체들이 이끄는 시위와 미국이 주도하는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 : Free Trade Area of the Americas) 창설에 반대하는 행진을 끝으로 폐막되었습니다. 2회 포럼에서는 특히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보복전쟁 및 확전 계획과 '플랜콜롬비아' 등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군사주의, 아르헨티나에서의 경제위기와 엔론사태 등에서 보이는 금융세계화의 폐해와 회복 불가능한 세계경제의 위기상황에 대한 논의와 토론에 무엇보다 많은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한가지 주목할 것은 외채탕감 운동 단체인 'Jubilee South'의 주최로 '외채 및 금융시스템에 관한 민중법정(Tribunal)'이 사회포럼 기간동안 개최되었는데, 3세계 국가와 민중들에게 불법적인 외채를 강요한 것에 대해 북반구의 정부, 은행, 초국적 기업, IMF, 세계은행, 국제금융기구들이 피소되어 민중의 입장에서 심판을 하는 행사입니다. 기소, 증언, 배심원들의 토론, 최종판결 등 법정의 형식을 통해 진행된 이 행사에서는 외채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는 민중들을 지리적, 문화적, 사회적, 세대적으로 대표하는 증인들을 참여시켜 '빈곤의 세계화'와 세계화로 인한 인간파괴를 고발하였습니다.

증인으로 직접 참석한 한국 민주노총 금속연맹의 김희준 전 부위원장은 "97년 말 한국의 외환위기를 계기로 도입된 IMF 구조조정이 한국사회를 초국적 자본이 이익을 최대한 남길 수 있는 신흥 주식시장으로 탈바꿈시켰고, 이 과정에서 재벌에게는 개혁이라는 명목으로 온갖 특혜를 부여한 반면 노동자들에게는 정리해고와 극심한 탄압을 자행하였음"을 98년 만도기계의 부도 이후 이루어진 구조조정의 과정을 사례로 들어 증언하였습니다. 또한 아프리카의 말리, 앙골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아시아의 필리핀, 태국, 라틴아메리카의 니카라과, 아르헨티나에서 참석한 증인들은 각 국의 독재 정권이 민중의 삶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초국적 자본과 결탁해 외채를 끌어온 결과 전체 국가 예산 중 외채를 상환하는 데 쓰이는 예산이 교육, 보건복지 등의 공공영역에 쓰이는 것에 비해 몇 배에 이르는 상황이어서 민중의 삶이 파탄의 지경에 이르고 있음을 증언하였습니다.

증언이후 배심원들은 판결을 통하여 "모든 외채는 불법이다."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배심원들은 판결문을 통해 ▲ 외채 상환을 빌미로 남반구의 자연적 유산과 자원들을 유출시키고 민중들을 착취한 죄, ▲ 천연 원료를 싼값에 채취하고 사들여 산업 생산품을 높은 값에 되파는 불공평한 교환 체계를 유지하여 외채를 증가시킨 죄, ▲ 남반구 채무국들이 제대로 상환을 했음에도 외채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급속도로 늘어나게 만든 높은 이자를 부과한 죄, ▲ 구조조정과 기타의 경제정책으로 민영화를 부추기고, 사회적 일자리 창출과 경제의 재활성화에 투자되어야 할 돈을 외채를 갚는 데 사용되도록 한 죄, ▲ 민중과 유엔, 인권단체에 의해 거부된 독재자들이 권력을 지탱하고 불법적으로 부를 축적할 수 있도록 차관을 주어 독재체제를 지원한 점, ▲ 남반구 민중의 인권을 침해하면서 오직 초국적 기업과 북반구의 산업국의 이해만을 옹호하는 경제통합 정책을 부과한 죄 등에 대해 북반구의 은행, 초국적기업, 정부, IMF, 세계은행, 기타 금융기구들, 그리고 남반구의 정치엘리트들이 공범이라며 이들에게 유죄를 선고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한편 소위 '테러와의 전쟁'이 전세계에서 시민적·정치적 자유를 공격하고 있으며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보복전쟁이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면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세계를 대상으로 영구적인 전쟁을 통해 자신들의 지배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911사건에 대하여 마지막 공동 결의문에서 볼 수 있듯이 '테러리스트들의 공격(terrorist attack)'으로 규정하면서 이러한 형태에 대하여 명백하게 반대하지만, 이를 계기로 미국과 동맹국들의 군사행동에 대하여서도 '테러리즘적 방법(terrorist method)'으로 규정하면서, 전쟁의 확산과 군사주의에 대하여 명백히 반대하였습니다(국내에서는 '투자협정·WTO 반대 국민행동'을 중심으로 민주노총, 국제연대정책정보센터, 참여연대, 학생행동연대, 사회진보연대 등이 '세계사회포럼 한국참가단'을 구성하여 참석하였고, 특히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 문성현 금속연맹 위원장 등 한국의 구속노동자 석방을 촉구하는 서명운동, 글리벡 투쟁에 연대를 호소하는 서명운동 등을 전개하였습니다).



2003년 제 3회 세계사회포럼

두 번의 성공적인 개최로 인하여 이제 세계사회포럼은 현재 다섯 가지의 주제로 준비되고 있습니다. 각각의 주제는 이미 세계사회포럼에 참여하고 있는 조직들에 의해 추구되고 있는 것으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반대투쟁에 동참하는 다양한 지구촌 시민사회를 광범위한 연대로써 가능할 것입니다. 그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민주적인 지속가능한 발전 ▲ 원칙과 가치들, 인권, 다양성과 평등 ▲ 미디어, 문화와 대항 헤게모니(counter-hegemony) ▲ 정치권력과 시민사회 그리고 민주주의 ▲ 민주적 세계질서, 군사주의에 대한 투쟁과 평화의 진전

특히 2차 세계사회포럼 이후 아르헨티나를 비롯 각국에서 '사회포럼'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신자유주의에 대항하기 위한 회의가 열리고 있으며, 아시아지역 역시 세계사회포럼(Asian Social Forum)이 2003년 1월 3일부터 인도 하이드라바드(Hyderabad)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지역별 회의는 세계회의와 달리 지역의 현안을 중심으로 다룰 수 있으므로 평화와 안보, 외채, 개발권, 무역, 재정과 투자, 국가와 민주주의, 사회적 인프라와 환경, 문화와 지식 등 기간 아시아 지역이 가지고 있던 다양한 사회문제와 이에 대한 민중의 대안들이 토론될 예정입니다.

다른 세계가 가능하기 위하여...

유럽에서부터 아시아, 남미의 다양한 국가, 인종, 민족의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자신들의 이슈로(농민, 노동, 여성, 환경 등등) 포르투 알레그레를 가득 메웠던 세계사회포럼은 이제 눈 덮인 다보스 산장에서 논의되는 초국적 자본의 논리에 대항하는 대안의 전망과 논리 그리고 전략을 모아가는 장으로 인식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세계화라는 논리 속에서 20:80으로 분화된 남북의 세계에서 사회포럼은 남북을(그것이 지리적이든 경제적인 것이든) 매개하고 이를 극복하는 광장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우리가 세계사회포럼을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안으로는 자기성찰을, 밖으로는 '다른 세계'를 향한 전지구적 행진에 능동적으로 참여함으로서 보다 성숙된 그리고 책임 있는 자신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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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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