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항의 성명서



기나긴 독재와 폭압에 항거하는 인도네시아 민중들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비통한 역사가 인도네시아에서 다시 재현되고 있다. 5·18 광주민중항쟁 18주년과 유엔 세계인권헌장이 채택된지 50주년이 되는 해인 이때 인도네시아에서 무자비한 살상이 자행되고 있음이 전세계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한국 국민은 잊을 수없는 역사적 체험을 통해 그 상처가 얼마나 깊고 처절한 것인가 어느 국민보다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한국의 모든 인권옹호단체 및 민주세력과 더불어 현재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정권이 학생들을 포함한 민중들에게 자행하고 있는 살인적인 폭력적 탄압을 강력히 규탄함과 동시에 인도네시아인들이 염원하는 독재종식을 위한 민주화 투쟁에 대해 전면적 지지와 연대를 표명한다.

우리는 인도네시아가 당면하고 있는 총체적 위기가 32년이란 긴 세월에 걸친 1인독재와 전대미문의 정경유착, 부정부패에서 비롯되었다고 믿는 인도네시아 국민들과 인식을 같이 한다.

그러나 수하르토 정권은 시정과 개혁을 요구하는 학생 및 민주시민들을 오히려 폭도로 간주, 총칼로 이들을 짓밟으며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 이것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반민주적이고, 비인도적인 정권임을 자인한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수하르토정권이 위기의 1차적 원임임에도 불구하고 무고한 다수의 민중들과 소수민족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고 국민들을 이간질함으로써 심각한 종족갈등과 폭력사태를 유도하여 탄압의 명분으로 삼는 잔인무도한 정치적 계략을 전 세계에 고발한다.

개혁에 대한 요구를 분열과 비방의 음모를 통해 국가를 혼란 국면으로 조장한 수하르토 정권은 현 사태의 명백한 진상을 밝히고 근본적인 책임이 정부의 무능과 부패에 있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지난 32년동안 수하르토와 함께 국민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억압해온 군부가 정치적 혼란과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국면을 이용하여 새로운 집권음모를 하지않을 것을 경고한다.

우리는 국민적 단결과 평화적 시위를 통해 정권교체 및 민주화를 이루고자 투쟁하는 인도네시아 국민들과 뜻을 같이 하며 계속적인 지지와 연대를 약속하는 바이다.

더불어 그동안의 동티모르 인권 탄압 및 인도네시아 정부가 휘두른 폭력앞에 쓰러져간 생명에 대해 수하르토와 그 관련자들은 마땅히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하며 동티모르의 독립을 즉각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오로지 독재의 종식과 군부의 개입이 일체 배제된 민주적 개혁만이 인도네시아를 위기와 파면에서 구하는 길이라 확신하며 이를 위해 독재정권의 폭거에 맞서 생명을 걸고 의롭게 싸우는 인도네시아 국민들을 지지하고 지원할 것을 전 지구촌의 민주시민들에게 강력히 호소한다.

우리는 다음의 사항을 주장한다.

1. 수하르토는 평화적 시위를 벌이는 민주시민에 대한 총기사용을 포함한 폭력적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1. 수하르토는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전면적으로 수용하고 즉각 퇴진하라

1. 국제연합은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에 주목하고 모든 조치를 취하라.

1. 한국정부는 수하르토 독재정권에 대한 경제지원과 협력을 즉각 중단하라.

1. 한국기업들은 수하르토 족벌과의 모든 거래와 합작을 즉각 중단하라.

1. 동티모르의 독립을 즉각 보장하라.

1998. 5.18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국제행동네트워크/기독교사회운동협의회/

노동정책연구소/녹색연합/동티모르연대모임/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열린사회시민연합/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

외국인노동자인권모임/인권운동사랑방/전국연합민주주의통일연합/정보연대/

정신개혁시민협의회/참여연대/천주교인권위원회/한겨레동포네트워크/

한국교회여성연합회/한국국제문제연구회/한국불교환경교육원/

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여성민우회
Posted by 영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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