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긴급구호 자금 효율적인 운영이 필요해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이하 해원협)가 주최한 아이티 긴급구호 포럼이 12월 13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당에서 열렸다. 많은 NGO회원들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 포럼은 1년 동안의 아이티 긴급구호에 대해 평가하고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됐다.

이번 아이티 긴급구호는 역사상 의미가 크다. 정부의 긴급구호금액인 1200만 달러보다 민간단체의 긴급구호금액이 3200만 달러로 훨씬 컸던 첫 번째 사례이기 때문이다. 민간단체에서 뜨거운 관심을 가진 사안인 만큼 효율적, 효과적으로 기금을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 포럼은 ‘준비 없이 현장에 뛰어들었던 지난 실수를 반성하고 철저한 준비를 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는 것이 관계자의 말이다.

해원협의 이경신 팀장은 한국 NGO의 과제에 대해 “모금을 많이 하는 NGO일수록 사업에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선한의도가 꼭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즉 각 단체의 선한의도 +전문성을 겸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지선 월드비전 과장도 비슷하게 지적했다. “준비되지 않은 인력들이 많이 들어와서 어려움이 컸다. 구호활동에 전혀 경험없는 의사나 구호단체 직원이 자기들의 경험쌓기로 이용했다. ”고 인력배치에서 힘들었던 점을 토로했다.

그러나 이미 효율적인 아이티 재건사업 추진을 위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단체도 있다. 한마음운동본부이다. 이 단체는 로마카토릭 단체인 카리타스와 협력한다. 월드비전처럼 세계적으로 조직을 갖추고 있어 재해가 발생하면 그 국가에 원조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김대민 차장은 이렇게 하는 이유에 대해 “작은단체와 큰 단체의 역할이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기 단체 깃발을 아이티에 꽂는 것보다 후원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는 주로 학교재건사업에 모금액을 쓸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 차장의 얘기는 모든 돈이 효율적으로 쓰이기 위해서는 자기 단체의 위치와 규모를 알고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돈을 어떻게 모으는가보다 어떻게 쓸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학교, 집, 끼니해결 중에 선택해서 전문화하는 것을 강조했다.

한편으로 외교통상부와 협력하여 교회재건 사업을 한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의 김종성 목사는 민과 관이 협력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사립학교를 둔 교회를 우선 재건하여 학교도 동시에 살리는 길을 택했다.

이 밖에 서울역 노숙자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소중한 사람들’의 유정옥 시설장은 “단체마다 돈은 잔뜩 쌓여 있는데 어떻게 몰라 쩔쩔매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며 뼈아픈 지적을 했다.  “아이티에는 먹을 물 없고 팬티 안 입은 아이들이 많은데 물건을 쌓아놓고 못 나눠주고 있으니 전문적으로 나눠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많은 사람이 현장에 뛰어들길 제안했다.

토론을 맡은 연세대학교 이명근 교수는 한국 NGO가 효율적이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진단의 부재로 설명했다. “재난 지역은 일단 진단을 먼저 해야 한다. 그들의 필요가 뭔가를 뚜렷이 알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그 방면의 전문가나 대학교수와 같이 활동하는 것이 옳다.”고 산학협동같이 NGO와 대학교수와의 연계를 제안했다. 예를 들어, 집을 지으려면 건축전공한 기업의 직원이나 건축학 교수와 함께 아이티로 가서 자문을 구하라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한국 NGO가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동시에 ‘목표와 목적을 분명히 정하라’는 조언도 했다. 교육, 집, 밥 중에서 어떤 것을 목표로 할 것이고 목표성취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스스로 기준을 정하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질의와 응답 시간에는 효율적인 자금 운영이 안 되는 이유는 NGO간의 경쟁강화로 인해서 자금을 중복되게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여기에 대해 월드비전 관계자는 “돈은 협의체를 통해 공동으로 모금하고 각각의 NGO로 배분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효율적 배분의 기준은 수혜자의 만족도를 기준으로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포럼은 국내의 유명한 해외원조단체가 한자리에 모인 뜻 깊은 자리가 됐다. 그러나 각 단체가 하는 일이 두루뭉술하고 비슷해서 특화된 자기분야가 없었다. 이런 맥락으로 보면 여러 단체의 지원이 중복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좀 더 자기 색깔이 분명한 조직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원조단체는 모금+전달의 역할이 핵심인데 모금에만 열을 올린 반면 전달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포럼 내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수혜자가 기금의 혜택을 받은 후 얼마나 달라졌는지’인데 그것이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이런 자리가 많아질수록 단점이 점차 보완될 수 있는 기회도 많아 질것이라 생각한다.

글: 장유진 국제연대위원회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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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과연 아이티를 돕고있나요?

어느덧 6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연일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무서우리만큼 매 시간 새로운 속보들을 쏟아내던 곳, 서방 국가들을 축으로 전 세계 각국에서 수많은 구호물자와 인력들이 끊이지 않고 투입되던 곳, 지난 1월 12일 발생한 진도 7.0 강진으로 인해 21세기 최악의 재앙으로 세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아이티는 이렇게 우리에게 다가왔다.

진흙쿠키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던 중남미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 아이티. 그러나 아이티는 더 이상 진흙쿠키의 나라가 아닌 재앙과 아픔의 나라로 우리에게 기억되고 있다. 약 23만 명의 사망자와 30만 명의 부상자, 그리고 130만 명의 국내유민이 발생한 너무나 비극적인 재앙이었다. 강진 이후 아이티가 다시 회복될 수 있을지 그 누구 하나 장담할 수 없는 상태일 만큼 최악의 상황에 놓여있었다.

그러나 UN, NGO 등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를 비롯한 지역사회의 전폭적 지원과 헌신들을 통해 아이티는 조금씩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으며, 지금은 초기 긴급구호 단계를 넘어 중장기적인 재건복구의 단계로 넘어가 이들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주고자 오늘도 많은 이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절망 가운데서 새로운 희망의 빛을 찾아가는 이들의 모습들을 통해 다시 한 번 세계 최초로 아프리카 노예들에 의해 주도된 혁명으로 독립을 이룬 위대한 국가의 위상을 되찾아가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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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을 흘리고 있는 아이티. 아이티 지도 모양의 그림이다. ⓒ월드비전

아이티 재건작업 가장 큰 난제는

하지만 여전히 아이티는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전 세계 긴급구호 현장에서 수십 년을 활동해온 긴급구호 베테랑들도 이런 곳은 처음이라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단순히 피해현황만이 최악이 아니라 긴급구호 및 재건복구사업을 진행하는데 예기치 않은 많은 변수들이 발생하고 있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다 우기가 시작되어 더욱 더 큰 어려움들이 가중될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정말로 우려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지진피해 복구가 여러 가지 걸림돌들로 인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도, 우기로 더욱 더 피해가 가중 될 거라는 염려도 아니다.

오히려 이들 스스로 자신들의 진정한 가치를 잃어버리고, 삶의 희망을 포기하게 될까봐 두렵다. 처해진 삶의 무게로 인해 그들 스스로가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생명인지, 그리고 나의 생명이 소중한 만큼 다른 이들의 생명 역시 소중하다는 진리를 잃어버리게 될까 두렵다.

"국제사회의 쓰나미를 맞았다"

다른 한편으론 선이란 이름으로 아이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제사회가 오히려 아이티의 상처를 더욱 덧나게 하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혹 UN 및 NGO들을 주축으로 하는 국제사회가 '우리가 이들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줘야 한다.'는 자기 최면에 걸려있지는 않은지 돌아본다.

혹 이들 가운데 '우리는 답을 알고 있고 이들은 답을 발견할 수 없다'란 전제가 깔려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그렇다면 이들은 국제사회의 우려처럼 정말 자신들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능력이 없단 말인가?

2005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지진해일 이후 어느 현지인이 이런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쓰나미를 두 번 맞았다. 첫 번째 쓰나미는 정말 지진해일로 인한 쓰나미였다. 그리고 두 번째 쓰나미는 UN과 NGO들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쓰나미를 맞았다".

이 말은 커다란 충격으로 내게 다가왔다. 국제사회는 최고의 인력과 최대의 자원으로 최선을 다한다고, 우리의 이익이 아니라 그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찌는 듯 한 더위와 곳곳에 도사리고 있던 위험들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희생하며 노력했는데 결과는 겨우 이런 냉소적인 비판뿐이란 말인가.

쓰나미 지진해일 당시 긴급구호팀으로 현장을 방문했던 한 사람으로 너무나 서운하고 화가 나기까지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그건 오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었던 내 자신과 엄연한 현실에 더욱 가슴이 아려왔다. 무엇이 문제였단 말인가? 우리의 열심과 노력이 왜 이들에겐 이런 식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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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유민캠프에서 진행되는 물자배분 ⓒ월드비전

수년이 지난 지금 그들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들에게 정말 필요했던 것은 단순히 긴급구호물자, 식량, 주택, 학교만이 아닌 그들의 아픔을 함께 공감해주고 함께 눈물 흘려 줄 우리들의 진심어린 마음들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자신들을 처참한 상황에 처한 불쌍한 사람들로서가 아닌 하나의 소중한 인격체로서 인정해주고 존중해 주는 진정한 벗이 필요했던 건 아니었을까?

최근 각종 언론매체를 장식하는 화두는 단연 G20 정상회의다. 올 11월에 개최될 G20 서울정상회의 준비를 위해 각계각층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특별히 시민사회와 국내 NGO들 역시 이번 기회를 통하여 더욱 더 함께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기치아래 애쓰는 모습들이 보인다.

그런데 한편으론 벌써부터 곳곳에서 하나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들리고 있다. 모두가 함께하는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모여 추진해가는 일인데 왜 이런 소리들이 들리는 것일까?

분명 각자 공익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는 투철한 사명감과 정의감으로 가득차 있을 텐데 무엇이 시작 전부터 이런 소리들이 나오게 만드는 것일까? 혹 이들 역시 나만이 답을 가지고 있다는 자기최면에 빠져있는 것은 아닐까? 혹 공익을 위해 헌신한다 하면서 정작 나와 늘 함께하는 이들을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노력들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 잠시지만 마음이 아려온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아이티 재건복구와 G20 정상회의, 선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우리들의 열정과 노력들이 누군가에게 또 다른 쓰나미로 다가오지 않길 바라본다.

김성태 월드비전 국제구호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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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6일 총회 모금    /   2월25일 아이티간담회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지난 1월 강진으로 많게는 사망자가 20만명을 넘는다고 하는 아이티에
회원들의 성금을 전달했습니다.  

지난 3월 한 달 동안
아이티 모금활동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 드립니다.
총 모금액은 652,800원이었으며 성금은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아이티에 중장기 복구 지원을 하고 있는 옥스팜(Oxfam)에 전달됩니다.

먼 땅 아이티인들에게 보여주신
회원님의 관심과 사랑을 전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었음이 기쁩니다.
 
모금 이전에 2월에는
‘재난 속에 묻혀버린 아이티의 과거와 현재,
아이티의 재난을 보는 우리의 시각’이라는 제목으로
활동가, 전문가를 모시고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아이티의 역사와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아이티의 재난과 이후의 재건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시도였습니다.

[관련글보기]http://blog.peoplepower21.org/International/40309
 
올 해 들어 재난 소식이 너무 잦은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앞으로도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고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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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의 과거를 알고, 현재를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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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0년 2월 25일 목요일 오전 10시
장소: 참여연대 3층 중회의실
주최: 참여연대, 경계를넘어
발제: 최갑수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불행한 만남과 위대한 전복: 대서양, 흑인, 혁명」
토론: 황준호 프레시안 기자, 까밀로 경계를넘어 활동가, 백남선 월드비전 긴급구호팀 팀장

지진 재난 이후 아이티에 대한 긴급구호와 재건지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이티의 역사와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아이티에 대한 개입할 경우, 자칫 아이티 국민의 진정한 요구에 반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지난 2월 25일의 간담회는 아이티를 보다 정확히 알기 위해 서 기획되었다. 간담회를 통해 우리는 아이티 지진 참사 이전의 정치, 경제적인 상황을 역사적으로 제대로 이해하고 한국시민사회가 아이티의 재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에 대해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자 하였다.


발제: 아이티 혁명의 위대성과 서방학계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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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아이티 혁명을 중심으로 서울대 서양사학과 최갑수 교수의 발제가 있었다. 발제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발제요지>
근대 아이티 사회와 그 여러 문제의 기원은 식민지 시대 노예제에서 기원한다. 18세기 중엽이 되면서 서반구에서 가장 이윤을 많이 내는 노예제가 가장 혹독했던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아이티는 흑인노예들이 대규모 반란을 일으켜 노예제를 폐지하고 프랑스, 영국, 에스파냐의 군대, 최종적으로 막강한 나폴레옹의 군대를 물리치고 1804년 독립하였다.

프랑스는 프랑스 혁명이 표방했던 보편적인 인권의 정신을 전폭적으로 수용하여 흑인노예제를 순순히 포기한 것이었을까? 그렇지 않다. 도리어 이를 억누르려 했고 아이티의 흑인혁명이 성공한 이후에도 이를 평가절하하고 무너뜨리려 했다. 서양의 지식인들의 대다수는 아이티 혁명에 대해 프랑스혁명의 아류로 평가절하하거나 아예 언급을 피한다. 대신, 노예 해방과 폐지를 이룩한 프랑스 혁명의 위대함을 지적한다. 그러나 아이티 흑인들은 역사적 공간적 관계망 속에서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실천해 온 역사의 주체였다. 아이티 혁명은 서양의 근대화도 채 이루어지기 전, 혁명을 이론화할 만한 사회과학적 기반도 이제 태동기에 머무르던 시기에 노예흑인들의 인신해방과 정치적 독립을 이룩한 조숙한 혁명으로 돋보인다. 또한 아이티는 흑인들이 대서양 세계의 최강대국을 물리치고 혁명을 통해 나라를 세운 유일한 예일 뿐만 아니라 최초의 ‘유색인’ 시민혁명이다.

대서양의 최강국들은 아이티를 외교적으로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고, 국제적으로 고립시켰다. 프랑스는 아이티가 독립한 후 34년이 지나서야 국가로 승인하면서 자국 대농장소유주들의 손실을 보상하기 위해 1억 5천만 프랑을 지불하는 대가를 치르게 했다. 가난한 신생국가는 출발부터 막대한 부채를 짊어져야 했고, 이는 두고 두고 아이티에 부담을 주었다. 노예제 국가인 미국은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2년에야 아이티를 국가로 승인하였다. 성공한 노예혁명과 흑인국가는 자본주의의 생존과 구미 중심의 세계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희생양이 되어 실패국가의 길을 강요 받아야만 했다.



토론: 아이티의 보편성과 특수성, 한국기업의 역할과 긴급구호의 측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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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에 이어 아이티 현지 취재를 다녀온 프레시안의 황준호 기자, 까밀로 ‘경계를넘어’ 활동가, 백남선 월드비전 긴급구호 팀장, 이 세 명이 토론을 이어갔다. 

황준호 기자는 인권과 혁명, 휴머니즘과 같은 보편적으로 인정받는 가치를 기반으로 아이티문제에 접근하되 현실적 특수성도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불안정이 구조화 되어있던 나라에서 지진 재난 이후의 상황에서 최소한의 무력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PKO 파병은 필요하다고 보았다. 그에 따르면 공정무역은 아니지만 한국 기업이 일자리의 숨통을 열어주고 있다. 긴급구호를 위해 가장 필수적인 수송부분이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경계를 넘어 까밀로 활동가는 아이티 사태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이 인종적 편견에서 자유로운지 자문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아이티 사태를 바라보는데 있어서 우리는 언론은 현지인과 전혀 소통되지 않는 외국기자들의 관점으로 현지인들 사이의 약탈과 불안정을 뉴스화하고, 현지인의 자정능력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 뉴스를 전한다는 것이다. 그는 유엔평화유지군과 다국적군은 명백히 아이티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현대 아이티 정권교체과정에서 드러난 미국과 유엔의 계획된 듯한 개입과정을 들어 지적하였다.

백남선 월드비전긴급구호팀장은 현지활동원칙을 중심으로 구호현장에서는 어떤 생각으로 일하고 있는가 하는 것으로 토론을 이어갔다. ‘현지인의 위엄을 존중할 것(dignity), 현지인을 존경할 것(respect), 국가의 독립성을 유지하도록 할 것(autonomy)’ 이 세 가지를 활동원칙으로 꼽았다. 또한 재앙이 일어난 국가의 경우 가난한 나라의 정부는 대부분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되고 이런 경우 유엔을 중심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말하였다. 그러나 현지의 정치적 권위가 제일순위이며, 현재 아이티 구호활동을 하는 월드비전 인력 500명 가운데 400명이 현지 아이티인이라고 하였다.



아이티 내부의 치유력을 존중하는 원조의 필요성

최교수는 근대국가의 형태에서 국제사회가 한 국가에 대하여 ‘권위(authority)’를 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를 물으며, 통합적인 정치계급의 형성과 자립경제의 구축에서 실패한 아이티가 내부의 치유력을 회복시켜 나가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점과 농업국가로 다시 서야 하는 아이티에 농업정책을 중심으로 원조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황기자는 관점도 중요하지만 현실적 실천도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의 질서유지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까밀로 활동가는 현지 지역사회 내에도 활동가와 세력가가 있기 마련이며 이들이 가진 기존의 힘을 중심으로 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였다. 백남선 구호팀장은 현지인이 위엄을 지킬 수 있는 구호를 펼쳐야 한다고 하였다.

기독교 구호사업담당자들과 아이티 교민이었던 분이 간담회에 참석하였다. 이들은 긴 시간이 걸릴 아이티의 재건을 위해, 새로운 관점으로 아이티를 이해하고 배우려는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과 단체간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말하였다.

아이티 지진 사태 직후에는 긴급구호가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아이티의 재건에 어떻게 동참할 지를 고민해야 하는 때이다. 간담회는 이를 위해 아이티의 현재를 역사적인 맥락에서 알아보고자 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간담회는 많은 단체들이 다양한 이유로 아이티에 대한 풍부하고도 구체적인 정보에 목말라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러한 정보를 서로 나눌 필요성에 공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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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라는 나라에 대해 들어보신적이 있으신가요?

저희에게는 '진흙 쿠키를 먹는 나라'로 알려져 있는 매우 가난한 나라 입니다.
그러나 아이티의 역사를 보면 아이티는 시민혁명을 통해 서방 강대국으로부터 독립을 이룬 최초의 흑인 국가입니다. 당시 식민지 장악을 한참하고 있는 서방 세계는 아이티의 독립을 반기지 않았고 아이티는 과도한 부채와 외부의 내정 간섭으로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매우 불행한 나라가 되어버린 현대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에도 잘 알려졌을 정도로 아이티는 빈곤과 정치, 사회적으로 불안한 국가입니다. 이러한 아이티에  지난 1월  진도 7.0의 강진이 발생해 20만명이 이상이 사망하고 15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자연재해의 문제로만 볼 수 없을 정도로 아이티의 참사는 사회구조적 빈곤과 정부의 무능력이 크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국제사회는 역사적으로 고통 받아온 아이티의 참사를 더 이상 방기할 수 없습니다. 아이티인들이 국가의 주인으로서 살아가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할 때입니다.

참여연대도 아이티에 희망과 응원를 전달하고자 3월 한달간 아이티 모금을 전개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국민은행 995701-01-057713 (예금주: 참여연대)

*문의전화: 국제연대위원회 손연우 02-723-5051
*모금된 기금은 아름다운 가게를 통해 국제 구호 민간단체인 옥스팜(Oxfarm)에 전달됩니다.

다시 일어서는 땅, 아이티를 알고계신가요?

최초로 성공한 흑인혁명으로 독립을 이룬 땅

18세기 중엽 서반구에서 가장 이윤을 많이 내던 땅 생도맹그(Saint-Domingue)는 노예제가 가장 혹독했던 프랑스의 식민지였습니다. 이 곳 흑인노예들은 대규모 혁명을 일으켜 노예제를 폐지하고, 대서양의 최강대국들을 물리치고 1804년에 독립하였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말, ‘산이 많은 땅-아이티(Haiti)’로 국호를 정하였습니다. 아이티는 흑인들이 대서양의 강국들을 물리치고 최초의 유색인 시민혁명을 이룬 국가입니다. 

제국주의 열강의 간섭으로 다시 일어설 기회를 박탈당한 아이티

그러나 성공한 노예혁명과 흑인국가는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외교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고립되었습니다. 프랑스는 자국 대농장주들의 손실을 이유로 아이티에 1억 5천만 프랑을 요구하였습니다. 가난한 신생국가는 출발부터 막대한 부채를 짊어져야 했고 이는 아이티에 많은 부담이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20년간 아이티를 군사적으로 점령했었습니다. 아이티는 자본주의의 생존과 구미 중심의 세계 질서를 유지를 위해 진흙 쿠키를 만들어 먹는 가난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 관련 자료는  "[참여연대 간담회] 재난 속에 묻혀 버린 아이티의 과거와 현재,아이티 재난을 보는 우리의 시각"를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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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ㅣ 뉴욕타임즈


[기획 간담회]참여연대, 경계를넘어 공동주최




재난 속에 묻혀 버린 아이티의 과거와 현재
아이티 재난을 보는 우리의 시각

아이티에서 강도 7.0의 지진이 발생해 2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 벌써 한 달이 지났습니다.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들이 구호물자와 인력을 보내고 재건을 위한 제안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는 150만 명이 임시 텐트에 거주하고 있으며 식량과 물, 의약품의 부족으로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아이티인들은 이미 시작된 우기와 곧 불어 닥칠 허리케인의 위협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과연 아이티가 유독 자연재해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단지 지진이나 허리케인의 강도가 높아서였을까요? 비슷한 강도의 지진이 발생했던 다른 지역이나 인접국인 쿠바의 사례와 비교해볼 때 이번 아이티의 지진 참사는 자연재해 뿐 아니라 아이티의 정치, 사회, 경제적인 구조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참여연대>와 <경계를넘어>가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간담회에서는 아이티 지진 참사 이전의 역사를 통해 정치와 경제적 상황을 살펴보고 아이티를 위한 올바른 재건의 방향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석을 부탁드립니다.

◦ 일시 : 2010. 2.25(목), 오전 10시
◦ 장소 : 참여연대 3층 중회의실

◦ 발제: 아이티의 재난 속에 묻혀 버린 과거와 현재 
◦ 발제자: 최갑수(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 토론: 황준호(프레시안 기자)
           까밀로(경계를 넘어 활동가)
           백남선(월드비전 긴급구호팀 팀장)


◦ 참여문의: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02-723-5051, pspdint@pspd.org
(참가비는 무료이며 참석여부를 사전에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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