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아시아 사람들

거리를 걷거나 지하철을 타다 보면 예전보다 자주 아시아 이주자들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생활 속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아시아 이주자들의 수는 우리 사회에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과연 한국이라는 사회 안에서 우리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그들을 어떻게 포용하고 연대해야 할 것인가.

10월 24일 참여연대에서 김이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을 모시고, 아시아 포럼 일곱 번째 시간인 ‘이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아시아 사람들’을 주제로 아시아 시민사회와 이주민들과 연대해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김이선 연구원은 아시아 지역 내에서 이루어지는 이주에 대한 구조와 동향을 먼저 언급했다. 국제이주의 지형에서 아시아는 송출지역이다. 즉 아시아는 인구가 많은 중국과 인도와 같이 자국의 노동자를 타국으로 보내는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 특히 아시아 내 송출지인 남아시아는 인구가 급증하고 세계적인 경제 재구조화 과정을 통해 경제적 기회가 제한되게 된다. 그래서 아시아 내 이주 목적지인 일본, 싱가포르, 한국 등 경제성장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나라로 노동력을 제공하기 위해 이주하기 시작한다.

이주를 하게 되는 대부분의 이유는 일자리를 얻어 돈을 벌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이주를 하는 데 있어서 중개구조 상의 문제 때문에 이주 준비 단계에서부터 사기로 인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목적지에서의 제도적 보호책이 부재하여 목적지의 고용자가 이를 이용해 이주 노동자를 착취하는 경우가 만연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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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참세상


미등록 이주자의 경우, 불법체류의 신분이기 때문에 그나마 있는 제도적 보호에서도 제외되어 최소한의 인권도 보장받지 못한다. 각국 정부는 미등록 이주자에 대해 강력한 대처를 하거나 해당 국가와의 외교적 관계를 고려하여 간헐적으로 온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주의 특징 중 하나는 ‘이주의 여성화’ 라고 하였다. 여성 이주의 첫 번째 증가 원인은 ‘돌봄 노동’ 과 ‘성 산업’ 등 여성 이주자의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선진국 페미니즘의 실패를 여성 이주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경우인데, 즉 선진국의 ‘돌봄의 공백’을 사회적 가치를 재구성해 해결하기 보다는 국가 밖으로 전가해 저개발 국가 출신의 여성들이 선진국 여성들의 재생산 역할을 대신 수행하는 것이다.

두 번째 증가 원인은 ‘결혼’ 이다. 목적지 내 특정 계층 남성들이 결혼하지 못하면서 노동 이주에 대한 대안으로서 결혼 이주를 택한 송출국 결혼 여성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 결혼이 상업화 되면서 국제결혼 과정상의 사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상대 가족과의 관계 형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가족외부와의 관계는 공백 상태가 되는 문제들이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또한 결혼 이주 여성의 상당 부분이 인신매매적인 성격을 갖고 있어 쉽게 성적 착취 피해자로 전락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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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한겨레

김이선 연구원은 한국인들이 결혼 이주 여성에 대한 인식을 측정한 최근의 설문내용을 언급하였다. 결혼 이주 여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확산되고 있고 많은 한국인들이 이주민들도 사회적 지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을 한국 사회의 주체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인식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이는 한국인이 아시아에서 이주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포용력이 모자란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김 연구원은 이주민에 대해 한국인들의 표면적 수용성을 뛰어넘어 이주민들을 완전한 한국 사회의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 초국가적인 시민사회의 네트워크의 마련과 시민사회와 정부의 노력이 둘 다 필요함을 강조하며 강의를 마쳤다.

정리: 오연주 참여연대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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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국가의 강압적 테러 대응책과 시민사회의 역할

연중기획 아시아 포럼<아시아의 초국가적 문제와 시민사회의 아시아 연대>은  산적한 초국가적 문제들의 현주소를 검토하고 아시아와 한국의 시민사회가 이에 올바르게 접근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3월부터 12월까지 10회간 진행됩니다. <편집자주> 


9월 26일 경희대에서 이동주(신라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를 모시고 '아시아 국가의 강압적 테러 대응책'을 중심으로 아시아 포럼 일곱 번째 시간을 가졌다. 이번시간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강화되고 있는 국제사회의 테러대응정책과 이에 대응하는 지역적 차원의 반응, 그리고 동남아 개별 국가들의 테러대응정책을 고찰함으로써 인권과 관련된 제반 문제점을 폭넓게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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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주 교수는 ‘테러’는 정치․사회적으로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개인 혹은 집단, 공공의 재산 등에 대해 불법적으로 폭력을 사용하거나 혹은 위협을 가하는 행위로 정의하였다. 그러나 상대주의적 관점에서 ‘테러’를 바라본다면 다양한 정의를 내릴 수 있다고 하였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다양한 민족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면서 다수 종족과 소수 종족간의 갈등이 존재하고 소수종족의 입장에서 분리 독립하는 운동을 테러로 연관지을 수 도 있다는 것이다.

동남아시아는 최근 테러리즘과 매우 관련된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다양한 종교와 식민지 지배를 받은 국가가 대부분이어서 테러리즘 정책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등 개별 국가들을 중심으로 테러방지법이 제정되고 보다 강력한 테러대응정책이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국가들에서 추진되고 있는 테러방지법이나 테러대응정책은 과거 이들 국가들이 민주화되기 이전까지 권위주의체제와 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악용되었다. 국가 내부에서 분리주의 운동이나 반정부 운동을 전개하는 정치조직이나 시민단체들에게조차 이러한 억압적 테러방지법이 적용됨으로써 수많은 인권 유린과 침해 사례들을 발생하고 있다.
 
이교수는 반테러 정책 자체가 폭력의 악순환을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즉, 동남아 국가들에서 테러대응정책이 초국가적 테러리즘의 방지라는 그 본원적 목적에서 벗어나 다수 시민들의 인권침해 문제를 유발하는 정치적 탄압의 기제로 활용하고 있다. 이것은 일차적으로 동남아에서 발생하는 테러리즘을 알 카에다의 초국가적 테러리즘과 연계된 것으로 낙인찍고 과장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인식 오류에서 기인한다고 전했다.  


동남아 국가들에서 강압적 테러대응정책을 통해 발생하고 있는 수많은 인권침해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동남아 국가들에서 발생하고 있는 테러리즘의 근원과 양상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인식의 확장이 필요하다. 또한 인권 문제의 개선을 위해 다각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인권단체들 사이의 유기적인 협력관계가 모색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시아내의 인권단체와 시민사회와의 상호 결집과 연대 활동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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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가자들이 아시아의 테러리즘의 양상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




(발제문은 포럼이 종료되면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입니다.)

여덟 번째 포럼
" 이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아시아 사람들"은 10월 24일(금) 오후 7시 참여연대에서 개최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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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 이야기 들어볼래?
아시아 다큐 영상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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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3~9/25 사흘간 경희대 네오르네상스관에서 아시아 다큐영상회를 참여연대, 경희대NGO대학원학생회, 프론티어가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이주민, 빈곤, 노동 인권을 주제로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고 관련 분야 활동가 분들과 이야기 하는 시간을 약 2시간동안 가졌습니다. 영상회에 참석했던 분들의 후기를 모아 영상회 내용을 공유합니다. <편집자 주>


첫째날: 이주자의 목소리 
국가 보호가 필요하다(로버트 프레이/한국, 캐나다/20분/Mocku/2008년)
어둠 속의 등불(어속 타파/한국, 네팔/18분/다큐 Docu/2008년)

안녕..인사를 건넨다.
내 이야기를 들어볼래..? 호기심이 생겼다...
무슨 이야기를 해줄건데? 그냥.. 내가 사는 이야기.....

그렇게 그들이 해줄 이야기들을 듣게 되었다.
그들은 나에게 이주자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주었다. 이 땅에서 많은 것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그들도 함께 살자고 말을 걸며 그들의 아픔을 나에게 보여주기 시작했다.

한 지구촌에 살면서 더 나은 삶을 꿈꾸며 멀리 바다를 건너 한국 땅에 들어와 사는 이주자들. 솔직히 이주자들에 대해선 별다른 생각이 없던 나였다. 안산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다더라, 그 도시는 70% 정도의 외국인 노동자가 있어서 그 도시에 가면 다른 나라 같다더라..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에도 별다른 감흥이 없던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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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이주노동자방송 사무처장)과 어속 타파(어둠 속의 등불’ 감독)과
이주노동자의 삶과 한국 사회의 이주민 정책에 대해 이야기 함


우리나라이고 돈 없는 그들이 이 나라에 돈을 벌러 왔으며 그저 조용히 돈을 벌고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어찌보면 나는 그들에게 주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 나는 한국 땅에 사는 한국 사람으로서 특권 의식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 나에게 그들의 이야기는 나에게 생각할 여지를 남겨주었다. 그들도 사람이었다. 그들도 나와 같이 아픔을 느끼는 사람들이었고, 그들에게도 지켜주어야 할 가족이 있었으며, 그들에게도 인권이 있었다. 그들이 나에게 요구했던 것은 돈이 아니요, 동정도 아니요, 그저 따뜻한 가슴이었다. 그들은 내 민족처럼 여길 수 있는 마음 말이다. 지구촌이라 떠들며 글로벌 시대라고 말을 하면서 이 시대에 가난과 절대 빈곤은 사라져야 한다며 그들을 위해 일하겠다고 했던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 주었다.

나는 이주자들을 위해서 일을 하진 않을 것이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며 내가 진정 누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는 잊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그들이 하는 얘기를 그들의 시선에서 듣고자 노력할 것이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 사람의 입장을 버리려고 한다. 그게 어디 쉽겠는가? 난 여전히 한국사람 인 것을.. 그러나 노력하려 한다.

생각이 없던 나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스스로 하게끔 기회를 준 아시아 다큐 영상회가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시민들에게 열려지길 원한다. 특히 이 땅의 많은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보여지길 원한다. 그들이 더불어 사는 사회를 더 많이 경험해 보길 원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영상들이 나만 잘먹고 잘 살면 된다는 의식이 팽배한 한국사회에 작지만 조용한 경종이 되길 원한다.(김효정/NGO대학원)



둘째날: 가난에 대한 연대
사우스 레일: 가난에 대한 연대 (경순/ 한국/ 25분/다큐 Docu/2008년)

짧은영화 한편 보고 와야지, 하고 생각했던 아시아 다큐영상회.
ODA에 관한 의식이 짧은 나에게 이 영화는 너무도 간결하게 메세지를 전달해주었다.
기차가 코끝을 스칠만큼이나 가까이, 사람들은 철로를 따라서 다닥다닥 붙어서 생활을 한다.
'아, 저런 생활을 이제 도와주는거구나'하고 생각을 할 장면이 개발원조의 결과라니...
이것참. 도움이 되기는 한거야? 하고 되물을만큼 사람들의 표정은 행복하지 못하다.

필리핀의 남부철도사업 때문에 주거지를 이동해야만 했으나, 이주지가 너무도 멀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거주지와 일자리를 모두 잃게 된 그들은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한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그들에게 공적개발원조는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과연 개발을 하는것이 진정 그들을 위한 것인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해서 개선을 해주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지 않은가. 개발에 대한 원조 이전에 가난에 대한 연대가 먼저 필요할 거라던 이 영화의 메세지.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당연시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을 보여주었다. 나 또한 도와준다고 행했던 일들이 어쩌면 상대방에게 폭력이 되어 행사가 되고 있진 않았는지 돌아보게 되던 영화. (여민정/NGO대학원 시민정치문화 전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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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데스(LOCOA 사무국장)와 남부철도 사업의 전개 과정에서 나타난
이주민들의 인권침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눔.



셋째날:  청바지 제조 공장 소녀의 편지
차이나 블루 (미차 펠레드/캐나다/ 86분/다큐 Docu/ 2005년)

오늘은 아시아 다큐영상제에 관심을 가지는 人들이 많기를 바라며, 발걸음을 향했다.

기자재에 문제가 있었던 어제와는 달리 오늘은 셋팅까지 완벽하게, 고요한 음악과 함께 '차이나 블루'를 맞이했다.

그녀는 17살이라 했다. 고향을 떠나 청바지 공장에서 일하는 그녀는 처음에는 일을 한다는 기쁨에 행복해했지만, 기숙사 생활을 하는동안 공장의 실태와 혹독한 노동환경을 경험하며 한주 한주..힘겹게 살아간다. 다큐형식으로 사장과의 인터뷰, 그녀와 관계된 친구들의 생활을 그대로 보여주는 일기형식으로...화면은 채워져간다. 한시간 넘게 상영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세계화'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앞부분에 나오는 수출국 중국의 현실과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크고 뚱뚱한 사람들의 나라, 미국은 개발도상국이 싼 노동력을 바라는 선진국가들의 폐해를 간접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었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에 따라 어떤 색깔의 고양이가 중요한게 아니라, 쥐를 잡는 고양이가 중요하다며, 중국 또한 개발, 성장에 역차를 가하고, 지금까지 놀라운 경제성장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우리나라가 그러했듯이 많은 서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것이다.

나는 두번째 영화에 이어 우리의 근본적인 문제, 빈곤과 가난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이 빈곤과 차별의 문제는 화폐가 생기면서, 자본주의가 낳은 기본적인 논리지만 '세계화'라는 명목으로 자연스레 남북문제가 생겨나게 되었고, 그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인권, 환경, 차별 등의 문제로 뻗어간 것이다. 단순히 기본적인 환경개선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경제구조가 문제인 것이다. 그러나 쉽지 않다.

우리가 입고 있는 옷, 음식, 듣고 있는 음악, 보고 있는 책, 모든 것이 세계화의 영향이다. 세계화는 정치, 경제, 문화, 생활의 모든 영향에서 이렇게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중국의 어린 노동자들이 이렇게 고생하고 있다는 사실도 어쩌면 모두 세계화의 영향으로 알게 된 것이다...과연 오늘 아침 맛나는 커피 한잔에 힘겨워할 소수자들은 없을지 생각해보아야 하는 시점이다. 그리고 나 혼자만이 아닌,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이 땅의 젊은이들이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이다.(김민아/경희대 NGO대학원 정책관리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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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회 참가자들과 한컷! 따끈한 후기 감사합니다.
영상회에 대한 다른 분들의 짧은 소감도 곧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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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새롭게 떠오르는 광역질병문제
21세기 광역질병 : 현황과 과제

연중기획 아시아 포럼<아시아의 초국가적 문제와 시민사회의 아시아 연대>은  산적한 초국가적 문제들의 현주소를 검토하고 아시아와 한국의 시민사회가 이에 올바르게 접근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3월부터 12월까지 10회간 진행됩니다. <편집자주> 

9월 5일 경희대에서 허창덕(영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와 '아시아의 광역질병' 문제를 중심으로 아시아 포럼 여섯 번째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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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부터 전 세계는 관광산업이 급속도록 성장하면서 사람들의 이동이 자유로워졌다. 한국 역시 경제가 성장하면서 해외로 이동하는 사람들의 수가 증가하게 된다. 한국은 2003년을 제외하고 일본, 중국, 태국등 동아시아로 여행하는 인구가 급증하게 된다. 

세계관광성장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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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 2006 관광동향 연차보고서 문화관광부

동아시아는 2004년도부터 에이즈나 SARS와 같은 질병 노출이 높은 지역이 되었다. 한국인들이 국내에서 가깝고 여행경비가 저렴한 동남 아시아 여행을 선호하는 것을 볼 때 한국인들이 이러한 질병에 쉽게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에 비해 한국인들의 보건의식과 안정장치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허창덕 교수는 주요 광역질병으로 알려진 HIV, SARS, AI를 중심으로 아시아의 광역질병 문제를 소개했다. 

HIV/AIDS
영국정부는 1980년대부터 에이즈와 관련해서 기금을 조성하였고 영국 국민에게 에이즈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다양한 홍보 활동을 펼쳐왔다. 반면 한국은 1995년에 들어와서야 한국에이즈연맹이 생겼고 에이즈에 대한 교육, 홍보 활동을 해왔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늦었고 그 진행속도도 사람들의 적은 관심으로 매우 더디게 진행되었다.

세계적으로 에이즈에 감염된 사람들의 숫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2007년 통계를 보면 동남아시아의 경우 4백만명이 에이즈 보균자인 것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차지한다.
HIV/AIDS-2007년 HIV 감염생존자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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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S(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사스는 병의 원인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질병이 아니라 증후군으로 분류되며  베트남 하노이에서 첫 발생 보고가 있었다. 2003년 홍콩에서 집단 발병이 일어나고 중국과 유럽으로 유행처럼 펴저나가기 시작했다.

사스를 보면 질병에 걸려 사망하는 비율이 그 나라의 경제적 수준에 따라 차이가 크다는 것을 증명한다. 즉 영국이나 미국에서는 사스에 걸려서 사망한 자가 없으나 동남아시아에서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이 병을 이기지 못하고 사망함으로써 질병에 따른 사망자 비율이 경제적 불평등 지수와 연관이 됨을 보여준다.

AI(Avian influenza)
AI는 2천명이 사망한 스페인 독감과 비슷한 현상을 일으키는 위험한 병이다.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자주 발병하고 올해 한국에도 상륙해 전국을 공포에 떨게 하기도 했다.

광역질병문제는 아주 쉽고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초국가적 문제이다. 따라서 세계 보건 기구나 연구기관, 국가는 광역질병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긴밀한 관계를 맺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인도네이시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정부차원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아세안과 같은 지역 공동체 중심으로 광역 질병에 대한 감시 체제 활동을 체계화할 필요성이 높지만 국가간 보건 영역의 대책과 평가 시스템이 평이하게 달라 통일적인 정책을 가동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허교수는 민간차원에서의 사전 예방 교육과 홍보 활동이 필요함과 동시에 광역질병에 대한 민간 부분의 공동연구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역 질병은 정부차원에서 지원 했을때 개인이 느끼는 부담 예를 들면, 사회로부터 격리 현상이 일어 날 수 있기 때문에 민간차원의 기민성과 유연성을 통한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발제문은 포럼이 종료되면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입니다.) 

일곱번째 포럼 "아시아 국가의 강압적 테러 대응책과 시민사회의 역할"
는 9월 26(금) 오후 3시 경희대학교 본관 2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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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민주화의 과거, 현재, 미래 

책을 표지만으로 평가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책을 서두만 읽고 마지막 장의 내용을 예측할 수는 없다. 의사 또한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강구하기 위해서는 겉으로만 드러나는 환자의 증세만을 봐서는 안된다.
 
오늘날 이라크의 상황은 위와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이라크인들이 수십 년간 독재 정권, 부당한 위계질서로 고통 받아야 했던 원인은 어느 특정 이유 때문만이 아니라, 종교, 인종, 문화 등의 여러 사회적 측면에서 국민들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권리를 모두 박탈 당했기 때문이다.
 
1920년도에 구 영연방 제국이 이라크에서 석유를 발견하자 영국은 그곳에 유전회사를 건립했다. 그리고 거기서 발생하는 회사 수익의 95퍼센트를 영국, 프랑스, 미국으로 돌아가도록 하였다. 영국은 그 후 1932년에 이라크 왕정을 설립해 이라크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확고히 하고자 하였다. 영국은 그 후 권력을 이라크 수니 엘리트 파에게 넘겼다. 수니 엘리트 파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 왕족들과 혈연이 있는 자들이었다.
 
그때부터 이라크 시민사회는 수 차례 엘리트 파로부터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힘겹게 싸워왔다. 이라크 국민들은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실권을 얻으려 했으나 그들의 노력은 매번 막대한 영국 군비가 지원되는 왕정의 군부에 의해 좌절되었다.
 
이라크 왕정은 1958년 발생한 군사 쿠데타에 의해 막을 내렸다. 왕정이 소멸하고 나서 권력은 정예 군부로 넘어갔다. 군부는 수십 년간 민주화와 시민참여의 출범을 막아왔다. 오랜 세월, 서양세계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라크에 발을 들였을 때부터 군사 수니 정권까지 이라크 정부는 이라크 국민들을 사회적 부정의로 일관했고 기본권인 정치권조차 짓밟아왔다. 그 동안 서양국가들은 이라크인들의 수난에는 아무 관심도 두지 않았다.
 
1991년 사담 후세인이 자신의 야망을 위해 서양에 비협조하고 쿠웨이트 유전을 공략했을 때, 서양 국가들은 연합을 형성하여 쿠웨이트 해방을 이야기 하며 이라크에 전쟁 선포를 단행했다. 이는 그 동안 후세인의 군대가 수 천명의 이라크 민간인들을 죽이고 수 백 명의 이라크인들이 후세인의 탄압을 피해 이란과 터키로 피난갔을때 서양국가가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것이다.
 
2차 걸프전 직후 유엔과 서양국가들이 이라크에 가한 경제재제는 이라크 군부의 횡포와 더불어 이라크 국민들의 고통을 배가시키는 것이었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많은 이라크인들은 서양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를 거부했다. 그들은 서양으로부터 이라크 독재정권을 보호하기를 거부한 것이었다. 이라크 인들은 이라크 정권 붕괴를 기대했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희망으로 여겼다.
 
오늘날 이라크는 외세 주둔의 긴 역사, 복잡한 정계 역사, 여러 소수 민족들과 그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로 인해 이라크 국민들은 제대로 이들의 의사를 사회적으로 표명하지 못하고 사회참여의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 이러한 이라크 내부 상황과 문제뿐만 아니라 점차 거세지는 주변국들의 관심과 참견은 이라크가 스스로 성장하는 것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장기간의 군사 독재를 겪은 탓에 대부분의 이라크 인들은 한 가지 목소리를 내고 한 가지 이념만을 내세우는 유일당의 당론을 교육 받아 왔다. 이러한 교육은 이라크인들이 민주주의에 일체 노출되지 못하고 사회활동을 전혀 하지 못하게 했다.
 
이라크인들의 민주주의와 사회참여에 대한 인식의 부재는 후세인의 독재정권이 무너졌을 때 외부 간섭 없이 국민 스스로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했다. 오히려, 시아파와 수니파, 그리고 나머지 이라크 소수 민족들 사이에는 공포와 복수심만이 퍼져갔다.
 
이라크의 과반이 넘는 시아파는 그들이 새 국가의 운영을 도맡을 차례라고 여겼다. 한편 수니-아랍 파는 과거 그들의 전통에 따라 이라크를 통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소수민족으로서 쿠르드인들은 지난 역사의 소수민족 차별과 민족말살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민족의 안전을 보장받아야 할 입장에 놓여 있다.
 
새로운 이라크의 건설을 위해서는 종교, 민족, 문화에 상관 없이 모든 이라크인이 동등하게 사회 건설에 참여하고 실질적으로 민주적인 방법으로 자신들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길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라크는 건강한 경제와 평화적인 민주정치를 이룩하기 위해서 교육과 인재양성에 대한 지원과 연대가 필요하다. 한국의 시민 사회가 이러한 역할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이라크에 우호적인 협력을 해나갔으면 한다. 더불어, 이라크 역시 아시아의 한 일권으로서, 아시아권 국가들의 국제 연대가 절실하다. '도움이 필요한 때의 친구야 말로 진정한 친구' 라는 격언이 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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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샴/대학원생·성공회대 MAINS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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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가는 전쟁의 의미
 
 
인도차이나 반도에 속하는 베트남은 꽤 작고 평범한 나라다. 베트남전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오늘날 전세계인들은 베트남이란 나라의 이름도 잘 몰랐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베트남전은 베트남의 정체성과도 일치하는 의미로 받아 들여진다. 베트남인들에게 베트남전은 어떤 의미일까? 자랑스러운 전쟁이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전쟁에서 이어지는 평화의 의미를 생각할까?
 
"모든 것이 한순간 엉망…그런 것이 전쟁이었어요"
 
필자는 베트남전 당시 군인이었던 베트남 작가 반 레이가 베트남전에 대해 한 말을 잊을 수 없다. 필자도 참석한 한 좌담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전쟁이라는 개념을 정의할 수 없습니다. 그냥 폭탄이 거리에 떨어지고 끔찍하게 터지면 논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거리로 도망치고 거리에 있던 사람들은 논으로 뛰어 내려갔어요.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엉망이 되었지요. 그런 것이 전쟁이었어요. 그래서 나는 전쟁이 뭔지 제대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의 기억에 베트남전은 어떤 의미도 부여할 수 없는 것이었다.
 
베트남의 교과서 내용을 살펴보면, 베트남전은 '베트남인들이 나라를 위해 미군에 대항하고 결국 이들을 쫓아낸 전쟁'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또 베트남이 미군을 이겼기 때문에 지금까지 독립을 유지하고 자유로운 국가가 되었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래서 오늘날 많은 베트남인들은 작은 베트남이 '골리엇' 미국을 이겼다고 자랑하고 있다. 심지어 대학생들도 미국을 이길 수 있는 나라는 베트남 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베트남전을 아주 성스럽게 본다.
 
베트남인들은 교과 과정을 통해 베트남 군인들의 공헌과 베트남전의 승리에 대한 내용을 배우고 호치민을 통한 군인들의 모습을 미화해 갔다. 베트남전이 끝난 1975년 4월 30일, 베트남인들은 베트남전에 대해 승리만을 이야기 하고 전쟁의 고통과 슬픔에 대해서는 잊어버리거나 언급하기를 꺼렸다.
 
그러나 1986년 도이모이(Doi Moi·개혁개방정책) 후에 '글라스노스트'(경제개방)이라는 개념이 베트남에 들어오게 된다. 외부 세계로부터 들어온 새로운 문물을 접한 베트남인들의 생각이 자유롭고 다양해졌다. 이때부터 전쟁의 다른 면에 대한 언급이 시작됐고, 그 중에서 작가, 소설가, 화가등 예술가들은 작품을 통해 베트남전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 슬픔, 비판등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작곡가 찐공션(Trinh Cong Son)의 반전 노래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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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곡가 찐공션(Trinh Cong Son) 

베트남전쟁의 어두운 이면을 반영하는 노래는 일찍이 찐공션 작품에서 나왔다. 찐공션은 베트남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하고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작곡가이다. 사람들은 이 작곡가의 인간애와 철학을 칭찬하고 존경한다.
 
찐공션이 부른 사랑 노래, 반전 노래 등은 베트남뿐만 아니라 인접 아시아 국가에서도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찐공션의 노래 중 반전 노래는 전쟁 속에서 인간이 겪는 고통과 아픔을 잘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필자가 중요하게 보는 것은 작가 찐공션이 전쟁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시름과 괴로움을 관찰하고 묘사만 한 것이 아니라 그는 직접 민간인들이 당한 수난을 이해하는 내용의 감동적인 노래들을 많이 창작했다는 점이다. 베트남전 동안에 찐공션의 반전곡은 남베트남의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가 많았고 평화를 위한 투쟁의지를 높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 당시 남베트남의 정권은 찐공션의 곡들을 부르는 것을 금지시켰고 심지어 북베트남의 정권도 찐을 싫어했다. 그의 노래에서는 베트남전을 내전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베트남 정부는 독립 후에도 오랜시간 찐공션의 곡을 국내에서 유통하는 것을 금지했다. 그리고 외국으로 이민간 베트남 사람들도 계속해서 찐공션의 곡들을 비판하고 경멸했다.
 
하지만 1980년부터 찐공션은 작곡을 다시 시작했고 베트남의 새로운 제도들을 칭찬하는 노래를 지었다. 그때부터 베트남 정부는 찐공션을 감시하는 일을 그만두었고 찐공션의 노래를 사람들이 다시 부를 수 있게 허락했다. 배트남 사람들은 찐공션의 반전곡을 통해 전쟁의 끔찍한 이면을 떠올리고 평화의 가치를 더욱 소중하게 여길 수 있게 되었다.
 
소설가 바오닌(Bao Ninh)의 <전쟁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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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의 슬픔> 

바오닌(Bao Ninh)은 베트남의 작가이면서 베트남전 당시 군인이었다. 그는 참전 중 전쟁의 끔찍하고 야만스러운 상황을 목격했고, 이를 모아 <전쟁의 슬픔>이라는 소설을 써냈다.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나오는 '끼엔'이라는 인물은 베트남전에 참전한 군인이다. 끼엔은 종전이 된 후에도 전쟁의 슬픈 단면을 명확하게 기억하고 "군인, 총, 탱크-이는 베트남인에게 아주 평범한 것들이다. 전쟁은 별일이 아니다. 전쟁은 평범한 것이다. 그런데 평화는? 평화는 아주 특별한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그는 게다가 "그리고 전쟁에서 이기는 편을 보는 것은 (…) 정의가 이겼다고 하지만 잔인하게도 죽음과 폭력도 이긴 것"이라는 나레이션을 하게 된다.
 
1989년에 이 소설은 처음으로 베트남 작가협회의 '신작품지'에 나왔다. 나중에 소설의 이름은 <사랑의 운명>으로 바뀌었고, 이는 베트남 문학계에서 가장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1991년에 몇명의 작가들이 경멸적으로 이 책을 비판했고, <사랑의 운명>은 사회적으로 핫이슈가 되었다.
 
베트남 사람들의 비판을 한 몸에 받았던 이 책은 외국에서는 아주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03년 무렵 이 소설에 대한 외국의 평가와 국내 평가의 차이가 커지자 베트남인들은 다시 이 책을 찾아 보게 되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일어난 전쟁은 베트남의 한 시대를 공고히 차지한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시대의 바람이 베트남 전체를 사로 잡고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쟁에 대한 인식도 변해가고 있다. 많은 베트남인들은 더 이상 베트남전을 성스러운 전쟁으로 보지 않는다. 오늘날 베트남인들은 전쟁이 주었던 아픔, 고통, 시름, 괴로움 등을 더 많이 이해하고 있고 더 이상 전쟁이 아름다운 승리가 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또 그들은 베트남전 후에 남아있는 많은 희생자, 피해자, 다이옥신으로 오염된 땅 등의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베트남인들은 여전히 '전쟁은 평범한 것이고 평화는 이상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베트남인들에게 베트남전의 영향은 오랜 세월 계속될 듯 하다.  
   


투엔 응웬 응옥뗀 / 대학원생·성공회대 MAINS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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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병마보다 더 무서운 치료비로 고통 받는

버마 노동자 윈나잉우씨께

한국 사회의 따스한 온정과 희망의 불씨를 나누어주세요.

윈나잉우씨는 고향의 가족들과 단란하게 살아갈 날을 꿈꾸며 한국의 가장 열악하고 힘든 곳에서 오랫동안 열심히 일해 온 버마 이주노동자입니다.

하지만 고단한 노동과 열악한 생활로 인해 척추 결핵이라는 큰 병을 얻었고, 척추뼈가 삭아가는 무서운 고통으로 그의 몸과 마음은 갈수록 쇠잔해졌습니다. 다행히 2008년 7월 어렵사리 서울아산병원에서 두 차례의 큰 수술을 받았지만, 이제는 건강을 회복하는 일보다 3천만원이 넘는 치료비를 마련해야만 하는 걱정에 밤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물론 3천만원은 엄청나게 큰 돈이지만 한 사람의 목숨과는 감히 바꿀 수 없을 것입니다.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의 오랜 피땀에 빚지고 있는 우리, 한국인들의 관심과 사랑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십년지기 버마 친구, 윈나잉우씨를 도와주세요.

후원계좌 국민은행 665901-01-32055 아시아인권문화연대(이란주)
부천의 이주노동자 상담소 아시아인권문화연대와 버마행동한국이 함께 윈나잉우씨를 돕고 있습니다. 도움을 주실 분은  032-684-0244  로 연락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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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윈나잉우씨 부부 십년 만에 낯선 땅 한국에서 남편을 재회한 아내 먀먀우씨.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을 달랠 새도 없이 병원에서 생활하며 남편 곁을 지켰던 그녀 역시 심장병을 앓고 있는 환자입니다.  ⓒ 아시아인권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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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 네트즌 서명운동: 버마 노동자를 돕기위한 아고자 청원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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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의 초국가적 환경문제
메콩강 하류 유역을 중심으로

연중기획 아시아 포럼<아시아의 초국가적 문제와 시민사회의 아시아 연대>은  산적한 초국가적 문제들의 현주소를 검토하고 아시아와 한국의 시민사회가 이에 올바르게 접근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3월부터 12월까지 10회간 진행됩니다. <편집자주> 

7월 25일 경희대에서 조영희(한국동남아연구소)선임연구원과 환경문제를 중심으로 아시아 포럼 다섯 번째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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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국을 가로지르는 메콩강

메콩강은 중국,버마,태국,라오스,캄보디아,베트남 6개국가를 흐르는 천의 보고로서 이 지역의 주민의 생계를 잇는 젖줄로 역할을 하고 있다. 1990년 초 메콩강은 개발에 따른 초국가적 환경문제가 발생하는 지역으로 국제적 관심을 모으는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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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강 하류지역은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등 4개 국가 대부분의 생활권이며 95개 이상의 다양한 민족들이 살고 있다. 특히 메콩강 하류지역은 동남아 지역에서도 가장 빈곤한 지역으로 개발의 필요성이 매우 높은 지역이라고 한다. 이는 곧 환경문제와 대립점을 나타내는 문제로, 메콩강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개발에 따른 수질오염과 댐 건설로 하류쪽에 사는 사람들이 물을 불평등하게 이용하게 되면서 인간으로 사는 최소한의 삶의 질과 안정(인간안보)에 큰 위협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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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콩강을 끼고 걸설중인 댐들


메콩강을 중심으로한 국가간 지역협력
이러한 메콩강의 초국가적 이슈에 대한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4개 국가는 57년부터 MRC(Mekong river Commission)이라는 국가간 지역협력체를 만들어 메콩강 하류유역의 수자원개발 프로젝트를 계획, 감독, 통제하는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70년대 인도차이나반도의 정치적 혼란과 전쟁으로 MRC의 역할이 중단되기도 했다. 현재 MRC는 환경모니터링의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하면서 국제환경단체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한편 아시아개발은행이 중심이 되는 GMS(Greater Mekong Subregion)는 메콩강 지역의 사회적 인프라 구축을 위해 개발 사업을 하는 지역협력체로서 한국 정부는 GMS를 통해 개발사업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조영희 선임연구원은 초국가적 환경이슈에 대응하는 시민사회의 노력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동남아시아의 엔지오 활동은 미약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지역거버넌스를 통한 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와 참여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환경문제를 접근할 것을 요청하였다.

환경문제의 근원은 빈곤이며, 빈곤 타파를 위해 개발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메콩강에서 이루어 지고 있다. 따라서 무조건 개발을 저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국제사회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어떻게 초국가적 문제를 접근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중 하나로 국제사회차원의 시민사회와 지역차원의 시민사회가 개발과 환경에 대한 감시 활동을 연결지어져서 이루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발제문은 포럼이 종료되면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입니다.) 

여섯 번째 포럼 "21세기 새롭게 떠오르는 광역질병문제"
는 9월 5일(금) 오후 3시 경희대학교 본관 2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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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안전'올림픽 되나

베이징올림픽은 녹색올림픽, 환경올림픽, 인문올림픽을 구호로 내세워 세계에 중국의 새로운 면모를 과시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최근 '안전올림픽'이 이번 올림픽의 가장 중요한 화두의 하나로 등장하고 있다. 과연 베이징올림픽이 큰 탈 없이 치러질 수 있을 것인가가 국제사회는 물론이고 중국정부에게도 가장 커다란 관심사로 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이 안전 문제와 연관되기 시작한 것은 3월 티베트 지역에서 대규모시위가 발생한 이후의 일이다. 최근에는 신쟝지역에서 활동하는 독립운동조직이 테러 가능성을 위협하고 나서기도 하였다.
 
그러나 현재 중국 내에서 더욱 커다란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민중들의 시위이다. 21세기에 들어서 집단행동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2005년에만 7만 건이 넘게 발생한 바 있다. 지방정부의 개발을 위한 토지수용과 과도한 세부담에 대한 농민들의 저항, 노동분쟁 지속적인 증가 등이 중요한 원인이었다.
 
그런데 최근 한 달 사이에 주민들과 정부 사이의 대규모 충돌이 연이어 발생하며 올림픽을 앞둔 중국정부를 긴장에 몰아넣고 있다. 지난 6월 28일 궤이저우성의 웡안현에서 수만 명의 주민들이 지방정부청사를 공격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7월 1일에는 상하이시에서 경찰과 시시비비를 다투던 한 시민이 경찰서를 공격하여 6명의 경찰이 사망하였다. 7월 17일 광동성 회이저우시 보뤄현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경찰과의 충돌로 발전하였다. 그리고 7월 19일 위난성 멍렌현에서 수백명이 참가한 격렬한 시위에 경찰이 발포하여 2명이 사망하였고, 21일에는 위난성의 쿤밍시에서 테러로 추정되는 버스 폭발사고로 3명이 사망하였다.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이유는 모두 다르지만 많은 경우 이미 존재하고 있던 사회적 불만들이 경찰과 공권력의 부당한 처사를 계기로 촉발되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7월 1일 사건의 경우 5명의 경찰이 사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에서는 경찰의 불법적, 혹은 부당한 저치들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도 매우 높다. 이러한 현상들은 중국에서 정부와 시민들 사이에 얼마나 큰 긴장관계가 존재하며 사회적 불만이 얼마나 넓게 확산되어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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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베이징올림픽이 큰 탈 없이 치러질 수 있을 것인가가 국제사회는 물론이고 중국정부에게도 가장 커다란 관심사로 되고 있다. 전세계 누리꾼들은 티베트 사태 등과 관련해 올림픽을 치르는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글과 이미지를 제작해 공유하고 있다. ⓒ프레시안 

그런데 우리는 중국에서 이처럼 사회적 불만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정치적으로 매우 안정되어있는 역설적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즉 현재 중국에서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지식인들의 운동과 중국공산당 사이의 갈등, 그리고 최고지도부 내의 권력갈등 등 정치적 안정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요인들이 찾아보기는 힘들다. 정치적 안정과 사회적 불안이 기묘하게 동거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정치사회적 상황은 '거시적 안정, 미시적 불안'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정치적·이념적 측면에서는 갈등이 억제되고 안정적 국면으로 유지하고 있으나 인민들의 생활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문제들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분쟁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기묘한 공존은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사회적 불안, 특히 일반 민중들의 불만을 정치적 도전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하는 중국공산당의 통치전략이 지금까지 주효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중국의 지도부는 과도기적 발전단계에서 사회적 불안요인들을 단기간 내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당면한 상황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미시적 불안 요인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며 이러한 불안요인이 거시적 차원의 불안과 혼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핵심정책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첫째, 안정적인 경제성장이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공산당은 사회주의 이념의 통합력이 약화됨에 따라 통치정당성을 경제적 실적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런데 중국은 현 지도부가 출범한 2003년 이후 다시 고도성장 국면에 진입하면서 정치·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데 비교적 유리한 경제적 환경을 확보할 수 있었다.
 
둘째, 시장경제로의 전환과정에서 빈부격차의 증가와 사회적 갈등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현 지도부는 '인민본위(以人爲本)'과 '조화사회(和諧社會)를 새로운 정치이념으로 내세우며 중국공산당이 다수 인민의 이익을 대표한다는 것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노력하였다. 물론 이러한 전환이 모든 경제, 사회정책에 전면적으로 반영될 수는 없었지만 상징성이 높은 몇 가지 사회정책을 통해 그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2004년에 결정된 농업세의 점진적 축소 및 폐지 정책이 대표적 사례이다.
 
셋째, 통치방식의 변화이다. 중국공산당과 중앙정부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지도부들의 국민들의 삶의 현장에 밀착하는 이미지를 강화하고, 국민적 관심이 모아진 주요 돌발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직접적인 개입을 시도하였다. 후진타오, 원자바오는 최고지도부로 선출된 직후부터 빈곤지역에 대한 현지시찰을 활발하게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 중국의 최고지도부들은 여러 사회적 문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지방정부의 독직과 잘못된 정책결정으로부터 자신들의 권위와 위신을 보호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웡안현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이후에도 원앙현의 당서기 등이 파면시키는 것을 통해 지방주민들의 불만을 가라앉히고자 하였다.
 
그러면 이러한 정책들은 언제까지 효과를 발휘하고 정치적 안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베이징올림픽이 이러한 의문에 대해서 직접적인 답을 해주지는 못할 것이다.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사회적 불만과 갈등은 구조적 문제와 연관된 것이고 그 해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베이징올림픽이 중국정부가 기대하는 것처럼 중화민족의 단결과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지위 향상을 과시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이면에 존재하는 그림자까지 잘 보여주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중국의 변화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양면적 측면은 당분간은 피하기 힘든 현실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미래로 나아가는가에 있다. 외부에서는 중국에 존재하는 그림자들을 쉽게 없앨 수 있다는 성급한 기대보다는 인내심을 가지고 중국의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중국정부도 자신이 직면하고 있는 사회적 현실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대응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중국 내의 민중들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기 위해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남주(성공회대 중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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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아시아의 초국가적 문제와 시민사회의 아시아연대


[아시아 포럼]은 산적한 초국가적 문제들의 현주소를 검토하고 아시아와 한국의 시민사회가 이에 올바르게 접근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아시아의 초국가적 환경 문제와 시민사회의 연대

환경문제는 진원지에 상관없이 그 영향력이 국경을 넘어서 퍼지는 대표적인 초국가적 문제입니다. 동아시아 지역은 최근 세계화로 빠르게 자원 개발이 이루어 지면서 환경 파괴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가간의 마찰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환경문제인 황사, 수자원 개발과 열대림 개발에 따른 글로벌 차원에서의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검토해 보고 아시아 정부와 시민사회의 노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발제: 동남아시아의 초국가적 환경문제: 메콩강 하류 유역을 중심으로
  • 조영희/ 한국동남아연구소 선임 연구원

  • 일시: 2008년 7월 25일(금) 오후 3시, 경희대 본관 2층 대회의실 
            
  • 문의: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차은하 간사 02-723-5051, silverway@pspd.org

  • 오시는 길 : 지하철 1호선 회기역 1번 출구, 마을버스 이용/ 버스: 1215 273 1222 147 261


    차기 아시아 포럼 안내

    주제: 21세기 새롭게 떠오르는 광역질병문제 (허창덕 영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일시: 9월 5일(금), 오후 3시, 경희대학교 본관 2층 대회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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