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필리핀에서는 아로요 정부가 집권한 2001년부터 일반 시민, 인권활동가들뿐 아니라 진보진영에서 일하는 활동가들에 대한 살인과 실종이 증가하고 있어, 희생자 수가 750 여명이 넘어섰다. 2006년 한해만 해도 약 75명이 살해당했고 약 25명이 실종되었다. 주로 마스크를 하고 검은색 옷을 입고 군화를 신은 신원미상의 사람이 오토바이를 탄 채 총을 쏴 죽이는 식이다. 하지만 철저히 조사하여 진상규명을 하고 가해자를 처벌해야 할 필리핀 정부는 아직 조사에 착수하지도 않고 있으며 가해자에 대해서도 처벌하지 않은 관행이 만연되어 있다.

대부분의 희생자들은 농민, 노동자, 변호사, 인권활동가, 성직자, 기자들을 포함한 일반 민중들이며, 아로요 정권은 이들의 사망이 자신들과 무관하다 주장하나, 이들이 살해 전 군대와 경찰로부터 협박을 받았고 이들의 죽음이 아로요 정권이 부시의 대 테러전쟁에 편승하여 시작되었음을 비추어 볼 때, 필리핀 정부가 이러한 암살에 깊이 개입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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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9월 21일 오전 11시 필리핀 대사관 앞에서 한국의 시민사회단체와 한국 내 필리핀 이주노동자들은 필리핀에서 계속되는 활동가 살해를 규탄하는 항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날 아침에도 필리핀에선 한 명의 활동가가 또 살해되었다고 한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필리핀 대사를 만나 인권탄압 중단과 진상 조사 규명,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였다. 이 같은 항의 행동은 15 나라에서도 21일을 공동행동의 날로 정하여 함께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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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9월 25일(월)~9월 29일(금)까지 오후 3시~5시 인사동 입구에서 필리핀에서 살해당한 희생자들의 사진전, 필리핀 정부에 보내는 항의서명 운동, 후원금 모금을 벌이는 거리 캠페인도 진행할 계획이다.

<성명서> 필리핀에서 지속되는 활동가 살해를 규탄한다!

34년 전 오늘은 필리핀에서는 수 만명의 생명과 자유를 앗아가는데 시발점이 된 계엄령이 선포된 날이다. 필리핀 민중들의 힘으로 계엄령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 했지만, 아로요 대통령의 집권 5년 동안 필리핀에서는 무고한 생명 751명이 살해를 당했고, 184명이 실종되었다.

불행히도, 이는 인권탄압으로 악명높았던 마르코스 집권 14년간 발생률에 버금가는 것으로, 그 피해자는 진보진영에서 활동하는 농민, 노동자, 인권활동가, 변호사, 성직자, 기자들과 일반 민중들이다.

문제는, 이런 불행한 사건들이, 필리핀 아로요 정부가 미국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과 신자유주의 정책 하에서 체계적이고도 조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리핀 아로요 정부는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호응하며 일명 '자유 수호 작전'이라는 이름 하에 미국과 합동 군사작전을 펼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아로요 정부는, 1992년 일명 ‘국가보안법(anti-subversion act)'을 개정한 뒤 평화 협상을 진행해 오던 필리핀 공산당 등 공산주의 계열 단체들을 2005년 6월 불법 단체로 공공연히 규정하고 이들을 완전 궤멸하겠다고 선포하며 전면전에 나섰다. 그리고 더 나아가,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하거나 정부를 비판하는 단체들도, 활동의 목표와 방식 여하를 떠나, 공산주의 계열 단체로 분류한 뒤 무력으로 진압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살인과 강제실종 등 각종 인권탄압을 가하고 있다.

특히, 아로요 정부가 부정선거, 부정부패, 그리고 신자유주의 정책의 실패 등으로 최대 집권 위기를 맞고 있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만 해도 75명의 살인사건과 25명의 강제실종 사건이 발생했다.

필리핀 정부는, 살인과 강제실종 사건이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살인 또는 강제 실종 사건의 피해자들 대다수가 진보진영과 좌파진영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고, 일부 사건에서는 사건 발생 전 군부나 경찰들이 피해자를 협박한 사실도 밝혀지고 있다. 더구나, 필리핀 정부는 살인 또는 강제실종사건을 수사하거나 가해자들을 처벌할 의지가 없으며 이러한 불처벌의 만연은 오히려 더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해 내고 있다. 따라서, 필리핀 민중들과 국제인권단체들은 필리핀 아로요 정부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건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활동가들에 대한 폭력적 탄압과 물리적 공격은 그 자체가 불법일 뿐 아니라, 국민 전체의 인권과 생존권을 침해하는 매우 중대한 인권침해 행위인 것이다.

우리는 2005. 10. 20 필리핀 네슬레 노조위원장 포르투나의 살해 사건에 대해서도 필리핀 정부에게 진상 규명과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필리핀 정부는 조사를 해태하고 가해자들에게 사실상의 면책 특권을 부여함으로써 이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활동가들에 대한 지속적인 살해 및 실종을 부추기고 있다.

오늘도, 목숨을 걸며 피 냄새 나는 일상을 살아야 하는 필리핀 활동가들에게 뜨거운 연대를 표하며, 필리핀 정부에게 아래와 같은 사항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하나. 필리핀 정부는 인권활동가, 노동운동가, 재야 정치인 등에 대한 살인과 납치 등 인권탄압을 중단하라.

하나. 필리핀 정부는 살인과 납치 등 인권탄압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하나. 필리핀 정부는 국가안보라는 정책 하에 추진하고 있는 운동단체와 정치 조직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인권, 노동, 농민, 정치 운동을 보장하라.

하나. 필리핀 정부는 필리핀 공산당 등 공산주의 계열 단체들과 체결한 평화 협정의 이행을 위하여 평화 협상에 나서라.


2006년 9월 21일


경계를 넘어/ 광주인권운동센터/ 나와우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회/ 부산인권센터/ 불교인권위원회/ 아시아의 친구들/ 아시아 태평양 노동자연대/ 오산 이주노동자 센터/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인권과평화를위한국제민주연대/ 장애인이동권쟁취를위한연대회의/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노동네트워크 협의회/ 한국전쟁후민간인학살진강규명범국민위원회/ 카사마코(재한 필리핀 이주노동자 연대)


< 배경설명>

현재 필리핀에서는 인권활동가와 정치인, 시민단체활동가, 노동자, 농민, 법률가, 언론인, 교사, 학생, 성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살해가 계속되고 있다. 필리핀의 한 인권단체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06년 현재까지 사망자 수는 700명 이상에 이른다고 한다. 심지어 실종자와 사망자를 합쳐 1천명에 다다른다는 보고도 있었으며 올해 들어 이미 100명이 넘는 수가 살해되거나 실종되었다. 이러한 실종과 살해는 필리핀 내의 한 지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남부 따갈로그, 비꼴, 민다나오, 동부 비사야 등 필리핀 전역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희생자들은 대부분 오토바이를 타고 복면을 쓴 정체불명의 사람들의 총격으로 사망하였으며 이 외에도 고문, 약식 처형 등의 방법이 사용되었다. 희생자 중에는 최소 43명의 어린이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 중 2명은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였다.

살해 방식과 희생자들의 유형이 거의 동일한 점을 들어 필리핀 인권단체를 비롯한 국제인권단체들은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가해자로 정부의 허가와 지원을 받는 민병대와 필리핀 군대를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사건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진 적이 없었기 때문에 범인을 찾아 처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필리핀 정부와 정부군이 이러한 사건에 직접 연루 혹은 묵인, 동의, 공모 하고 있다는 증거가 속속 보고되고 있지만 필리핀 정부는 정부의 관련 의혹을 전면적으로 부인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살인이 좌파진영 내부의 당파경쟁 혹은 내부 숙청으로 일어났다고 주장한다.

계속되는 살인에 대한 국제 사회와 필리핀 국내의 압력으로 필리핀 정부는 8월 21일 미디어 종사자 및 활동가들에 대한 살인을 조사하는 독립적인 위원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필리핀 정부는 위원회가 설치된 이후에도 가해자들에 대해 조사할 의도가 없음을 밝히고 있으며 친정부 인사가 포함된 위원회가 과연 독립적인 조사를 진행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게다가 아직 예산조차 지원되지 않고 있다. 하루에 사람이 한 명씩 죽어나가는 상황임에도 정부가 사건 조사조차 제대로 진행하지 않는 것은 필리핀 정부가 정치적 살인을 사실상 허가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것은 6년 동안 지속된 일정한 패턴의 정치적 살해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2006년에 들어 확연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6년 2월 아로요 대통령은 주요 야당의 구성원과 우익, 공산주의자, 진보적인 좌파 그룹과 전ㆍ현직 군 인사들이 정부를 전복하려 한다는 이유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였다. 대통령은 군대에 '모든 불법적인 형태의 폭력을 철저히 진압하라'고 명령하였으며 6월에는 대규모 반란진압작전을 위해 군대에 추가 예산을 편성하기도 하였다. 필리핀 정부의 반란진압작전은 미국의 대테러전쟁과 맥락을 같이 하며 아로요 정권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는 공산당 반군세력과 남부 무슬림 분리주의자들을 진압하기 위해 필리핀 전 지역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최근 미국은 필리핀 정부에 군사 지원을 늘리며 남부 술루제도에서 필리핀 정부군과 대테러 합동 군사 작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리고 필리핀 정부군과 경찰은 많은 좌파 조직들이 필리핀 공산당의 무장 조직과 연계되어 있다고 주장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좌파 조직들과 필리핀 공산당을 동일시하고 있다. 이런 인식의 바탕에서 진행되고 있는 아로요 정부의 반란진압작전은 반란진압을 명분으로 한 무차별적인 폭력을 허락함으로써 오늘도 수많은 필리핀 활동가들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국제연대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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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국제연대 자원활동가모임 '오디스'



9월 12일 저녁 7시, 참여연대 사무실. 상근하던 간사들 일부가 퇴근한 사무실은 저녁이면 다시금 활기를 띤다. 회원들의 소모임에서 실국별로 진행되는 실행위원 회의, 자원활동가 모임, 퇴근하지 않은 상근자들까지. 낮에는 볼 수 없는 얼굴들이 사무실 곳곳에서 불을 밝히고 앉아 있다. 회의실도 며칠전에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모임장소를 찾기에도 힘든 실정이다. 이 중에서 철학카페 느티나무 카페 한쪽 구석에서 회의를 하고 있는 참여연대 국제연대 자원활동가 모임인 '오디스'를 주목해보자. 직장에서 막 퇴근한 그들은, 대부분 모이였다고 판단되자 그동안의 안부인사와 함께 이런 얘기로 회의를 시작했다.

김 신 : 자, 솔직히 말해보자고. 하루에 몇 번씩 사이트에 들어간 겁니까?

김상진 : 나는 두 번이요.

윤인숙 : 나도 두 번 정도.

박윤수 : 저도 한두번 정도인데요.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다들 "그럼 우리 외엔 매일 100명 정도가…"라며 어깨를 으쓱한다)

'오디스'는 참여연대 영문홈페이지(www.pspd.org)를 기획, 편집하는 자원활동가 그룹이다. 직장인으로 구성된 이들은 2주마다 모여 지난호 평가와 다음호 기획회의를 가진다. 이날 회의는 각자 영문홈페이지에 하루에 몇 번 들어가냐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지난 10일부터 방문자수 조회를 시작했는데, 하루에 100여 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는 사실에 이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여섯 명의 표정이 사뭇 고무적이었던 이유가 여기 있었다. 직장인들이 2주마다 모여 회의를 하고, 바쁜 일상중에도 마감시간을 지켜 기사송고 및 편집하는 일이 쉽지 않을텐데 이들은 어김없이 2주마다 새로운 뉴스로 업데이트한다.

참여연대 영문홈페이지가 오픈된 것은 지난 7월 초부터다. 자원활동으로 홀로 제작에서 운영을 도맡아 해오고 있는 김옥준(31세) 씨는 "참여연대 실무자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통해 작은 기여라도 하고 싶었다"라며 "예상외로 영문홈페이지를 찾는 사람이 많아 책임감을 더욱 느낀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4일 동안의 방문자수가 700여 백에 이를 정도로 그동안 외부에서의 요구가 많았던 것을 감안한다면 오픈 시점이 늦었던 것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현 시민단체의 상황에서 한 명의 실무 간사가 그 모든 과제를 수행하기에는 언제나 노동력과 시간과의 싸움이 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한다면 '오디스'처럼 전문성을 확보한 자원활동가들에 의해 시민단체의 빈틈을 채우고, 새로운 영역을 메꾸어가는 활동은 하나의 훌륭한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참여연대 영문홈페이지는 이들이 아니었다면 시기가 늦었다는 것은 고사하고 언제까지나 요원한 숙제였을지도 모른다. 이런 성과를 통해 이날 모인 '오디스' 회원들은 "우리들이 직접 취재, 작성된 영문 뉴스가 한국의 시민운동과 시민단체의 활동을 알리는 데 기여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할 것을 다짐했다. 이날 새롭게 '오디스' 모임에 합류하게 된 2명의 신입회원이 있었다. 직장에서 해외마케팅부에서 일해 나름대로의 전문성을 토대로 시민운동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로 참여한 박윤수(30세) 씨는 "회의에 처음 참석하게 되었는데 많은 일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참여해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환영의 박수를 받았다.

'오디스'가 무슨 뜻이냐는 질문에 회원들은 '홀수(odd)들의 집합'이라며 "보통이 아닌, 기괴한"이라는 뜻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각자 "나만 정상이고 다른 사람은 이상하다"이라고 우기며, 한바탕 웃음을 터트렸다. "작은 노력이지만 개개인들의 희망을 모아 시민사회에 작은 기여라도 하고 싶다"는 이들의 열정이 보통이 아닌 것임에는 틀림없다.(참여문의 : ☎ 02-723-4250, 담당 : 박여라 yeara@pspd.org)

윤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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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직후 미국의 평화단체 활동가가 보내온 호소문



현지시각 11일 오전 8시45분부터 연이어 일어난 가공할만한 테러로 전 세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납치된 민간 항공기 2대가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건물과 충돌, 완전 붕괴되는 대참사를 빚었으며, 연이어 1대가 미 국방성으로 추락, 건물 일부가 붕괴되어 현재 최대 8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테러사태로 인해 우리나라도 주식시장이 개장 2분만에 사상최고 주가하락율을 보이며 서킷브레이커(매매 일시중단)가 발동되는 등 경제적 여파 역시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연이어 "철저한 보복"을 외치며 "테러분자와 이들을 보호한 자들을 구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하고 나서 어떠한 형식으로든 대규모 군사적 보복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이미 미 정부와 언론에서 유력한 테러 배후로 지목되어 집중 수사대상에 오른 '빈 라덴'과 이를 보호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테러가 발생 직후 미국 한 평화단체 활동가가 국제평화운동가들에게 보내는 메일링리스트를 통해 이 비극에 대한 호소문을 보내왔다. 왜 미국에서 이 같은 비극이 벌어지고 있으며, 더 이상의 비극을 막기 위해 진정 미국이 해야하는 일이 무엇인지 이 활동가의 호소를 통해 들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번역 | 박여라(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우리가 이 글을 쓰고있는 지금, 모든 다리와 터널과 지하철이 폐쇄되고 수만 명의 사람들이 맨하탄 남쪽에서 북쪽으로 천천히 걷고있는 가운데, 맨하탄이 맹렬한 공격아래 있음을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여기 "전쟁에 저항하는 이들의 연맹 (War Resisters League)”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서 우리에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월드 트레이드 센터의 붕괴로 목숨을 잃은 수백 수천명의 뉴욕사람들 입니다. 날은 청명하고 하늘은 파랗습니다. 하지만 최후의 붕괴가 일어났을 당시 그 안에 있었던 많은 구조요원들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이 죽은 잔해 위로 광활한 구름이 큰 파도처럼 굽이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제트기가 들이받은 부분의 미국방성(팬타곤 the Pentagon)에 갇혀있던 보통 사람들에 대해 워싱턴에 있는 우리 친구들과 동료들이 가졌을 비슷한 생각도 알고있습니다. 그리고 납치된 비행기에 타고 있다가 오늘 비운을 맞이한 무고한 탑승객들을 생각합니다.

공격이 어디로부터 왔는지 지금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이미 야세르 아라파트 (Yasser Arafat)는 폭탄투하를 비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더 자세한 정보가 생길 때까지는 더 이상 분석하기를 꺼리고 있지만 명백한 것은 있습니다. 테러리즘이 그렇게 쉽게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도구로 공격할 수 있는 한, 부시 행정부가 (외부 미사일 공격을 막겠다는) 별들의 전쟁(Star Wars)에 몇 조 달러를 쏟아 붓는 논의는 처음부터 그랬듯이 분명히 가짜 속임수였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어떤 대응이나 정책을 세우더라도 민간인을 표적으로 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임을, 그리고 민간인을 표적으로 하는 어느 국가의 어떤 정책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도록 우리는 국회와 부시에게 강력히 요구합니다. 이것은 이라크를 제재하기 위해 그간 수십만 민간인의 죽음을 초래한 일도 끝내는 일을 뜻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팔레스타인에 의한 테러 뿐 아니라 이스라엘에 의한 팔레스타인 지도자 암살정책, 팔레스타인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잔인한 탄압과 웨스트 뱅크 (West Bank)와 가자 (Gaza) 지구를 계속해서 점거하고 있는 이스라엘인. 모두를 정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간 미국의 군사 정책은 인도차이나 전쟁의 역사적인 비극으로부터 시작해서 중미와 콜롬비아 “죽음의 분대”를 만들어 내고, 이라크에 경제 제재와 공중공격을 가해 수 백 만의 죽음을 가져왔습니다. 이 나라는 "전통적인 무기”의 가장 큰 제공자가 아닙니까. 그리고 그 무기는 인도네시아에서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테러리즘에 쓰여 왔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무장저항을 도와주려는 초기 정책이 탈레반(Taliban)의 집권을 가져왔습니다. 그렇게 해서 (현재 이번 테러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 (Osama Bin Laden)이 생겨났습니다.

다른 나라들도 이 정책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과거 몇 년 동안 우리는 체첸(Chechnya) 같은 지역에서 행한 러시아 정부의 행동, 중동과 발칸반도에서의 양측의 폭력을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나라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져야만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의 국경선 안에서 안전하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청명하고 선선한 날 우리의 가장 큰 도시가 받은 맹렬한 공격에 잠을 깨어 폭력적인 세상에서는 어느 누구도 안전할 수 없음을 다시 깨닫고 있습니다.

이제 이 나라를 지난 몇 십 년 동안 규정 지어온 군사주의를 끝낼 방법을 찾아봅시다. 안전이 확대강화와 보복을 통해서가 아니라 무장해제, 국제협력, 사회 정의를 통해서 얻어질 수 있는 세상을 찾읍시다. 우리는 수 천 명의 민간인을 공격한 오늘과 같은 이 공격을 주저함 없이 비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이와 같은 깊은 비극들이 그간 미국의 정책에 의해 다른 나라의 다른 민간인들에게 끼친 영향을 떠올릴 수 있길 바랍니다. 지금 특별히 이 나라에 살고있는 중동인의 자손들이 느낄 공포를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공동체에 대해서 각별히 배려할 것을 촉구합니다.

우리는 한 세상을 이루고 있습니다.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 살수도 있고 혹은 앞으로 갈등보다는 평화로운 선택을 찾고 이 세상에 있는 자원들을 보다 공정하게 나누는 미래로 향할 수도 있습니다. 잃어버린 목숨들을 슬퍼하면서 이제 우리의 마음은 복수가 아닌 화해를 원합니다.

이것은 전쟁에 저항하는 이들의 연맹 (War Resisters League)의 공식성명은 아니지만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자마자 작성된 초안입니다. 전쟁에 저항하는 이들의 연맹 국내 사무실에서 임직원과 실행위원회의 서명과 함께 발행되었습니다.

2001년 9월 11일

전쟁에 저항하는 이들의 연맹 War Resisters League

데이비드 맥레이놀드 David McReynolds

As we write, Manhattan feels under siege, with all bridges, tunnels, and

subways closed, and tens of thousands of people walking slowly north from Lower Manhattan. As we sit in our offices here at War Resisters League, our most immediate thoughts are of the hundreds, if not thousands, of New Yorkers who have lost their lives in the collapse of the World Trade Center. The day is clear, the sky is blue, but vast clouds billow over the ruins where so many have died, including a great many rescue workers who were there when the final collapse occurred.

Of course we know our friends and co-workers in Washington D.C. have similar thoughts about the ordinary people who have been trapped in the parts of the Pentagon which were also struck by a jet. And we think of the innocent passengers on the hi-jacked jets who were carried to their doom on this day.

We do not know at this time from what source the attack came. We do know that Yasser Arafat has condemned the bombing. We hesitate to make an extended analysis until more information is available but some things are clear. For the Bush Administration to talk of spending hundreds of billions on Star Wars is clearly the sham it was from the beginning, when terrorism can so easily strike through more routine means.

We urge Congress and George Bush that whatever response or policy the U.S. develops it will be clear that this nation will no longer target civilians, or accept any policy by any nation which targets civilians. This would mean an end to the sanctions against Iraq, which have caused the deaths of hundreds of thousands of civilians. It would mean not only a condemnation of terrorism by Palestinians but also the policy of assassination against the Palestinian leadership by Israel, and the ruthless repression of the Palestinian population and the continuing occupation by Israel of the West Bank and Gaza.

The policies of militarism pursued by the United States have resulted in millions of deaths, from the historic tragedy of the Indochina war, through the funding of death squads in Central America and Colombia, to the sanctions and air strikes against Iraq. This nation is the largest supplier of conventional weapons" in the world - and those weapons fuel the starkest kind of terrorism from Indonesia to Africa. The early policy of support for armed resistance in Afghanistan resulted in the victory of the Taliban - and the creation of Osama Bin Laden.

Other nations have also engaged in these policies. We have, in years past, condemned the actions of the Russian government in areas such as Chechnya, the violence on both sides in the Middle East, and in the Balkans. But our nation must take responsibility for its own actions. Up until now we have felt safe within our borders. To wake on a clear cool day to find our largest city under siege reminds us that in a violent world, none are safe.

Let us seek an end of the militarism which has characterized this nation for decades. Let us seek a world in which security is gained through disarmament, international cooperation, and social justice - not through escalation and retaliation. We condemn without reservation attacks such as those which occurred today, which strike at thousands of civilians - may these profound tragedies remind us of the impact U.S. policies have had on other civilians in other lands. We are particularly aware of the fear which many people of Middle Eastern descent, living in this country, may feel at this time and urge special consideration for this community.

We are one world. We shall live in a state of fear and terror or we shall move toward a future in which we seek peaceful alternatives to conflict and a more just distribution of the world's resources. As we mourn the many lives lost, our hearts call out for reconciliation, not revenge.

This is not an official statement of the War Resisters League but was drafted immediately after the tragic events occurred. Signed and issued by the staff and Executive Committee of War Resisters League in the national office.

September 11, 2001.

David McReynolds
참여연대
Posted by 영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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