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민주화를 위한 안보 개혁 10년
인도네시아 시민사회의 전략과 도전

인구 2억 2천 2백만 명, 1,890,754 평방 킬로미터의 군도로 이루어진 인도네시아는, 1998년 이후 민주화를 이루기 위한 투쟁을 벌여왔다. 1998년 여러 정치 조직과 시민 단체들은 수하르토 정권이 32년 동안 자행한 가장 억압적인 조치들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을 펼쳤다.  인도네시아의 누적된 정치적, 경제적 위기와 정권에 의해 자행된 대규모의 인권 폐해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민주 정권의 수립을 위한 노력을 가속화 시켰다.

1966년 수하르토가 권좌를 움켜진 후 몇 년 동안 주로 수면 아래에서 활동하던 민주 개혁 운동이 1997년 동남아사아 경제 위기를 계기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이러한 계기로 인도네시아 대학생들은 독재 정권의 무능력에 대항하고자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그 결과 1998년 5월 수하르토가 대통령직을 사임하게 되고, 개혁 체제(Reformation Order)라 불리는 새로운 시대가 나타나게 되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개혁의 성과와 진척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인도네시아 안보 개혁과 시민사회
1998년 5월 정권 교체 이후 인도네시아 사회는 몇가지 변화를 맞이했다. 법률 개정과 정부권력을 통제하기 위해서 사법 관할 밖의 기관들을 편성하고, 정부의 의사 결정에 참여하기 위한 시민들에게 열린 공공 정치 공간을 마련했다. 그러나 여전히 정부는 이러한 다양한 정책들을 이행하고, 감독, 평가하는데 있어 부족해 보였다. 비록 국군, 경찰, 국회, 심지어 대통령 내각과 국방부가 안보 개혁을 위해 노력을 쏟았음에도 불구하고 안보 개혁 과정이 전반적으로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인도네시아 시민사회단체들은 입을 모은다.

인도네시아 시민사회 단체들의 역할을 보면 안보 분야 개혁에 대한 담론 구성, 정책 지원, 정책 집행에 따른 책임성과 투명성 촉진, 권력남용에 대한 감시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활동을 해내고 있다. 그러나 안보개혁은 시민사회의 노력에도 불과하고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안보개혁을 위한 시민사회의 움직임
2000년부터 시민사회단체들의 안보 개혁에 대한 지지는 높아져서 여러 관계자들과 연대하기 시작했다. 또한 정치적 문제가 아닌 기술적인 측면에서 안보분야 개혁을 위한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들은 인도네시아의 정부에 따라 편파적인 방향으로 움직였다. 일부  인도네시아 시민사회는 안보 개혁 의제들을 정부의 인권유린 행위에 영향을 주는 반테러 의제로 보기도 하고 미국과 같은 나라와의 군사적 협력으로 보기도 했다. 또한 중앙 엘리트와 지방 엘리트들의 실용주의 노선으로 접근해 입장에 따라 혼선을 일으키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인도네시아의 시민 단체들은 국내 안보 공공기관들의 개혁 저항과 정부의 정치적 모호성, 엘리트 집단의 개혁 의지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수실로 밤방 요도요노(Susilo Bambang Yudhoyono) 대통령은 2004년 당선된 후, 인도네시아 군부 (Indonesian National Military - Indonesian Police) 체계하의 민주적 통치 질서를 세우기보다는 군부의 내부자들을 포섭하기에 급급하다.

지금까지 언급한 정부의 행보를 보면 시민 단체들이 안보분야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의제들과 전략을 통해 풀어가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1997-1998년 동안 대부분의 단체들이 안보분야의 근본적인 개혁 문제에 집중해왔던 것과는 달리 현재는 각 시민사회단체들은 특정 안보 정책과 이슈를 선점해 전략을 짜나가야 한다.
 
어찌 보면 인도네시아는 지금 민주화로 넘어가는데 중대한 시점에 놓여 있다. 긍정적 가능성은 안보 개혁을 통해 민주화가 촉진되는 것이고, 부정적 가능성은 안보 개혁에 따르는 피로와 현기증이 생길 것이라는 것이다.

무프티 마카리마
( 사무국장/ Institute for Defense Security and Peace Studies, 인도네시아 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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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권상황, 유엔인권이사회 단골의제 될 것인가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급속히 후퇴되고 있는 한국의 인권상황, 유엔인권이사회에 본격제기
인권단체들의 우려와 개선촉구에 한국정부 답변권 행사하지 않아

     

지난 5월 7일 한국의 인권상황에 대한 유엔인권이사회의 국가별인권상황정기검토(Universal Periodic Review, 이하 정기검토) 실무그룹 회의가 개최된 지 4개월 후인 9월, 한국의 인권상황이 유엔인권이사회 제9차 정기회기를 통해 집중 거론되었다.

촛불집회과정에서 발생한 일련의 인권침해 상황에 대해 지난 7월 방문조사를 벌였던 Asian Forum for Human Rights and Development (FORUM-ASIA)와 Asian Legal Resource Center (ALRC)를 비롯한 국제인권단체들과 한국NGO참가단은 9월 8일부터 23일까지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에서 개최되고 있는 유엔인권이사회 제9차 정기회기에서 한국의 인권상황에 대한 우려와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제기하였다.

지난 정기검토를 통해 집회와 시위의 자유, 국가보안법,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등 한국의 핵심 인권상황들에 대해 국제사회의 수많은 지적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급격히 후퇴하고 있는 한국의 인권상황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하는 한편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 재선출된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는 걸맞지 않게, 버마, 스리랑카, 짐바브웨, 수단 등 인권상황과 관련하여 통상 이슈가 되어왔던 나라들과 함께 이번 유엔인권이사회 정기회기에서 거론되었다.

9월 16일 ALRC는 구두발언을 통해, 아시아에서 보기 드문 민주주의의 발전과 인권이 보장되던 한국에서 최근 집회 및 표현과 양심의 자유가 심각하게 공격받고 있는 것에 대하여 유엔인권이사회가 한국정부에 우려를 표명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ALRC는 평화적인 촛불집회가 박정희 군사독재정권 당시인 1962년에 제정된 집시법에 의해 불법으로 규정되고 있으며, 더불어 물대포와 방패가 집회참가자들에 대한 공격무기로 사용되어 수많은 부상자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특히 한국의 청년들이 국방의 의무를 시위진압 경찰임무로 수행해야 하는 전의경제도가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행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전의경제도의 폐지를 촉구하였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인정과 대체복무제도 도입을 한국정부에 지속적으로 촉구해온 Friends World Committee for Consultation (Quakers)는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ICCPR)의 당사국인 한국정부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구금과 처벌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였다.

한국의 인권상황에 대한 국제인권단체들의 문제제기는 9월 17일에도 계속되었다. FORUM-ASIA는 참여연대와 공동발표한 구두발언을 통해 지난 촛불집회 과정에서 인권옹호자들(Human Rights Defenders)에 대해 가해진 과도한 경찰폭력 문제를 집중 제기하였다. 특히, 인권감시활동을 벌이던 변호사들과 인권단체 활동가, 국가인권위원회 직원은 물론, 부상자를 치료하던 의료진에게까지 경찰이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한 것은 올해로 10주년을 맞게 되는 유엔인권옹호자선언 (UN Declaration on Human Rights Defenders)의 정신에 비추어, 어떠한 형태로도 정당화될 수 없음을 지적하였다. 또한, 최근 촛불집회참가자들에 대한 검거를 장려한다는 명분으로 경찰관들에게 포상을 제공하고 면책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비이성적인 조치라고 지적하였으며, 수배해제 및 구속자 석방과 더불어 인권옹호자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보장하고 인권옹호자에 관한 유엔특별보고관 (Special Rapporteur on Human Rights Defenders)의 활동에 적극 협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였다.
      
또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ALRC와의 공동 구두발언에서 ‘집회 및 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사상 및 양심의 자유’가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심각하게 제한받고 있음을 구체적인 사건들을 통해 지적하였다. 한국정부가 평화적으로 진행된 촛불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근거인 “야간집회 금지”와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되고 있는 현 집시법이 헌법과 국제인권규약에 어긋남을 지적하였으며, 이러한 집시법을 근거로 집회참가자들을 과잉 진압하여 2,500명 이상의 부상자를 발생시키고, 12살 소녀부터 장애인, 노인에 이르는 1,500명 이상의 집회참가자들을 체포하였으며 특히 수사과정에서 일부 여성들에게 속옷 탈의를 강요한 사실을 유엔인권이사회에 보고하였다. 한편, 표현의 자유와 관련하여, 조중동 불매운동에 참여한 네티즌들을 구속, 기소하고 인터넷에 게재한 글을 이유로 400명의 네티즌들을 수사하고 있는 실정을 꼬집었다. 그리고 정부정책에 비판적인 언론을 길들이기 위하여 “PD수첩” 제작진에 대해 소환장을 발부하고, KBS 사장의 해임을 위해 방송국에 공권력 투입, 방송독립을 요구하는 기자 및 사원들을 진압한 것은 언론의 자유를 현격히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하였다. 아울러 지난 정기검토 당시, 국가보안법을 남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가 불과 몇 개월도 지나지 않아 사회주의노동자연합 회원들을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체포한 것을 지적하며 한국정부가 인권이사국 선거당시의 공약, 정기검토 및 각종 국제인권조약 감시기구 등 국제사회의 기존 권고사항들을 즉각 이행할 것을 촉구하였다. 또한 표현의 자유에 관한 특별보고관(Special Rapporteur on Freedom of Expression)의 한국방문을 위해 유엔인권이사회가 적극 노력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한편, 9월 18일 제네바 현지시각으로 오후 3시부터 한국NGO참가단, FORUM-ASIA, ALRC가 공동주최하는 간담회가 유엔인권이사회 본회의가 열리고 있는 제네바 유엔본부 에서 개최된다. 이 간담회에서는 경찰폭력에 관한 사진 및 영상 상영과 함께 지난 7월 FORUM-ASIA와 ALRC가 공동방문 조사한 한국인권상황에 대한 보고서가 배포될 예정이다. 또한 한국NGO참가단은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 표현의 자유에 관한 특별보고관 및 인권옹호자에 관한 특별보고관 관계자 등과 면담을 갖고, 표현의 자유에 관한 특별보고관의 한국방문을 포함하여 이후 한국 인권상황에 대한 유엔인권기구의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NGO참가단은 지난 9월 13일 제네바에 도착하여 유엔인권이사회 제9차 정기회기에서 관련 활동을 펼쳐왔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인권운동사랑방, 참여연대,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인권과평화를위한국제민주연대,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 별첨

1. 한국 NGO 참가단
-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임태훈 인권법률의료지원팀장 (outpride@gmail.com)
- 인권과평화를위한국제민주연대 나현필 상임활동가 (redleon@naver.com)
- 인권과평화를위한국제민주연대 문연진 자원활동가

2. 한국 관련 유엔인권이사회 서면 및 구두발언문
# 첨부파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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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아시아의 초국가적 문제와 시민사회의 아시아연대


[아시아 포럼]은 산적한 초국가적 문제들의 현주소를 검토하고 아시아와 한국의 시민사회가 이에 올바르게 접근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아시아 국가의 강압적 테러 대응책과 시민사회의 역할

2001년 9.11 이후, 여러 아시아 국가들에서 '반테러'라는 명분 아래 인권탄압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등 여러 아시아 국가들은 반테러 조치를 통해, 공권력에 의한 비사법적 처형뿐만 아니라 자의적 구금, 불공정 재판 등 심각한 인권침해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필리핀 인권단체들은 필리핀 정부가 인권운동가들의 입국을 막기 위해 테러조직과 연계되었다고 주장하고 반정부 인사들을 무차별적으로 '정치 살인'해왔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이러한 아시아 국가의 강압적 테러 대응책과 국제시민사회의 역할을 이동윤(신라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를 모시고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발제: 이동윤/신라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 일시: 2008년 9월 26일(금), 오후 3시, 경희대학교 본관 2층 대회의실

  • 문의: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차은하 간사 02-723-5051, silverway@pspd.org

  • 오시는 길
    지하철
    지하철 1호선 회기역 1번 출구
    마을버스 이용

    일반버스

    1215 273 1222 147 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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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새롭게 떠오르는 광역질병문제
21세기 광역질병 : 현황과 과제

연중기획 아시아 포럼<아시아의 초국가적 문제와 시민사회의 아시아 연대>은  산적한 초국가적 문제들의 현주소를 검토하고 아시아와 한국의 시민사회가 이에 올바르게 접근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3월부터 12월까지 10회간 진행됩니다. <편집자주> 

9월 5일 경희대에서 허창덕(영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와 '아시아의 광역질병' 문제를 중심으로 아시아 포럼 여섯 번째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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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부터 전 세계는 관광산업이 급속도록 성장하면서 사람들의 이동이 자유로워졌다. 한국 역시 경제가 성장하면서 해외로 이동하는 사람들의 수가 증가하게 된다. 한국은 2003년을 제외하고 일본, 중국, 태국등 동아시아로 여행하는 인구가 급증하게 된다. 

세계관광성장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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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 2006 관광동향 연차보고서 문화관광부

동아시아는 2004년도부터 에이즈나 SARS와 같은 질병 노출이 높은 지역이 되었다. 한국인들이 국내에서 가깝고 여행경비가 저렴한 동남 아시아 여행을 선호하는 것을 볼 때 한국인들이 이러한 질병에 쉽게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에 비해 한국인들의 보건의식과 안정장치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허창덕 교수는 주요 광역질병으로 알려진 HIV, SARS, AI를 중심으로 아시아의 광역질병 문제를 소개했다. 

HIV/AIDS
영국정부는 1980년대부터 에이즈와 관련해서 기금을 조성하였고 영국 국민에게 에이즈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다양한 홍보 활동을 펼쳐왔다. 반면 한국은 1995년에 들어와서야 한국에이즈연맹이 생겼고 에이즈에 대한 교육, 홍보 활동을 해왔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늦었고 그 진행속도도 사람들의 적은 관심으로 매우 더디게 진행되었다.

세계적으로 에이즈에 감염된 사람들의 숫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2007년 통계를 보면 동남아시아의 경우 4백만명이 에이즈 보균자인 것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차지한다.
HIV/AIDS-2007년 HIV 감염생존자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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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S(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사스는 병의 원인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질병이 아니라 증후군으로 분류되며  베트남 하노이에서 첫 발생 보고가 있었다. 2003년 홍콩에서 집단 발병이 일어나고 중국과 유럽으로 유행처럼 펴저나가기 시작했다.

사스를 보면 질병에 걸려 사망하는 비율이 그 나라의 경제적 수준에 따라 차이가 크다는 것을 증명한다. 즉 영국이나 미국에서는 사스에 걸려서 사망한 자가 없으나 동남아시아에서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이 병을 이기지 못하고 사망함으로써 질병에 따른 사망자 비율이 경제적 불평등 지수와 연관이 됨을 보여준다.

AI(Avian influenza)
AI는 2천명이 사망한 스페인 독감과 비슷한 현상을 일으키는 위험한 병이다.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자주 발병하고 올해 한국에도 상륙해 전국을 공포에 떨게 하기도 했다.

광역질병문제는 아주 쉽고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초국가적 문제이다. 따라서 세계 보건 기구나 연구기관, 국가는 광역질병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긴밀한 관계를 맺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인도네이시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정부차원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아세안과 같은 지역 공동체 중심으로 광역 질병에 대한 감시 체제 활동을 체계화할 필요성이 높지만 국가간 보건 영역의 대책과 평가 시스템이 평이하게 달라 통일적인 정책을 가동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허교수는 민간차원에서의 사전 예방 교육과 홍보 활동이 필요함과 동시에 광역질병에 대한 민간 부분의 공동연구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역 질병은 정부차원에서 지원 했을때 개인이 느끼는 부담 예를 들면, 사회로부터 격리 현상이 일어 날 수 있기 때문에 민간차원의 기민성과 유연성을 통한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발제문은 포럼이 종료되면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입니다.) 

일곱번째 포럼 "아시아 국가의 강압적 테러 대응책과 시민사회의 역할"
는 9월 26(금) 오후 3시 경희대학교 본관 2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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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아시아의 초국가적 문제와 시민사회의 아시아연대


[아시아 포럼]은 산적한 초국가적 문제들의 현주소를 검토하고 아시아와 한국의 시민사회가 이에 올바르게 접근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지난 포럼 보기


21세기 새롭게 떠오르는 광역질병문제


인류는 현대의학기술의 발전과 공중보건위생수준의 격상으로 전염병을 포함한 수많은 질병을 퇴치해 새로운 21세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세계보건기구가 전염병 역습에 대한 경고를 지속적으로 하면서 인류는 새로운 초국가적 위험을 맞이하게 됩니다.

에이즈, 조류 독감, 광우병 등 신종 전염병의 등장과 지구 온난화에 따른 열대성 전염병의 기승, 사스의 경우처럼 빈번한 국제교류와 해외여행에 따르는 전염병의 급속한 확산 가능성 등으로 인류는 예기치 못한 새로운 위협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위와 같이 21세기 인류가 새롭게 직면한 광역 질병 문제에 대해 허창덕 (영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를 모시고, 광역질병 문제의 원인과 국제시민사회의 대응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발제: 허창덕/ 영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일시: 2008년 9월 5일(금) 오후 3시, 경희대 본관 2층 대회의실

  • 문의: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차은하 간사 02-723-5051, silverway@pspd.org

  • 오시는 길

    지하철

    지하철 1호선 회기역 1번 출구
    마을버스 이용

    일반버스

    1215 273 1222 147 261

    차기 아시아 포럼 안내

    주제: 아시아 국가의 강압적 테러 대응책과 시민사회의 역할 (이동윤 신라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일시: 9월 26일(금), 오후 3시, 경희대학교 본관 2층 대회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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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아시아의 초국가적 환경문제
    메콩강 하류 유역을 중심으로

    연중기획 아시아 포럼<아시아의 초국가적 문제와 시민사회의 아시아 연대>은  산적한 초국가적 문제들의 현주소를 검토하고 아시아와 한국의 시민사회가 이에 올바르게 접근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3월부터 12월까지 10회간 진행됩니다. <편집자주> 

    7월 25일 경희대에서 조영희(한국동남아연구소)선임연구원과 환경문제를 중심으로 아시아 포럼 다섯 번째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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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개국을 가로지르는 메콩강

    메콩강은 중국,버마,태국,라오스,캄보디아,베트남 6개국가를 흐르는 천의 보고로서 이 지역의 주민의 생계를 잇는 젖줄로 역할을 하고 있다. 1990년 초 메콩강은 개발에 따른 초국가적 환경문제가 발생하는 지역으로 국제적 관심을 모으는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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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콩강 하류지역은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등 4개 국가 대부분의 생활권이며 95개 이상의 다양한 민족들이 살고 있다. 특히 메콩강 하류지역은 동남아 지역에서도 가장 빈곤한 지역으로 개발의 필요성이 매우 높은 지역이라고 한다. 이는 곧 환경문제와 대립점을 나타내는 문제로, 메콩강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개발에 따른 수질오염과 댐 건설로 하류쪽에 사는 사람들이 물을 불평등하게 이용하게 되면서 인간으로 사는 최소한의 삶의 질과 안정(인간안보)에 큰 위협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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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콩강을 끼고 걸설중인 댐들


    메콩강을 중심으로한 국가간 지역협력
    이러한 메콩강의 초국가적 이슈에 대한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4개 국가는 57년부터 MRC(Mekong river Commission)이라는 국가간 지역협력체를 만들어 메콩강 하류유역의 수자원개발 프로젝트를 계획, 감독, 통제하는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70년대 인도차이나반도의 정치적 혼란과 전쟁으로 MRC의 역할이 중단되기도 했다. 현재 MRC는 환경모니터링의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하면서 국제환경단체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한편 아시아개발은행이 중심이 되는 GMS(Greater Mekong Subregion)는 메콩강 지역의 사회적 인프라 구축을 위해 개발 사업을 하는 지역협력체로서 한국 정부는 GMS를 통해 개발사업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조영희 선임연구원은 초국가적 환경이슈에 대응하는 시민사회의 노력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동남아시아의 엔지오 활동은 미약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지역거버넌스를 통한 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와 참여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환경문제를 접근할 것을 요청하였다.

    환경문제의 근원은 빈곤이며, 빈곤 타파를 위해 개발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메콩강에서 이루어 지고 있다. 따라서 무조건 개발을 저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국제사회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어떻게 초국가적 문제를 접근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중 하나로 국제사회차원의 시민사회와 지역차원의 시민사회가 개발과 환경에 대한 감시 활동을 연결지어져서 이루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발제문은 포럼이 종료되면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입니다.) 

    여섯 번째 포럼 "21세기 새롭게 떠오르는 광역질병문제"
    는 9월 5일(금) 오후 3시 경희대학교 본관 2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관련기사
    아시아는 지금 ‘환경의 역습’ 몸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환경문제, 환경운동 및 환경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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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체가 나를 부끄럽게 했다

    비행기에 탑승하고서야 자카르타까지 7시간이나 걸리는 걸 확인하였다. 목적지가 어디든 몇 시간이 걸리든 별로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뭔지 모르게 피곤하기만 한 한국에서의 일상을 벗어나는 것이 중요했다. 이렇게 허둥지둥 시작한 인도네시아 방문은 일주일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7시간의 지루할 수 있는 비행시간은 오히려 안락한 휴식이 되어 주었다.
     
    한밤중에 자카르타에 도착해 짐을 찾아 세관을 나가려고 하는데, 경찰인지 세관원인지 알 수 없는 사람이 박스로 싼 짐을 질질 끌어 내며 뭔가를 요구한다. 어쩌란 말인가 싶어 귀를 기울였더니 결국은 돈을 내라는 애기다. 언젠가 남의 애기를 인용해서 인도네시아의 부패문제를 민주주의와 인권의 걸림돌로 지적한 적이 있었는데, 그 사실을 생생하게 눈 앞에 두고도 그냥 무기력하게 공항을 빠져 나왔다. 뭔가 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자괴감이 한 순간 스치고 지나갔다. 마중 나오기로 한 차는 한참이 지났는데도 오질 않는다. 몇 대의 담배를 피우고 한국에서는 한 가닥씩 하는 일행들의 눈치를 조심스레 살펴 보았다. 모두가 이 상황을 얼마큼은 받아 들이고 있는 듯 하였다. 달리 방도가 없으니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얼마를 더 기다린 후에 차가 도착하고 일행은 공항 근처 호텔에서 하루 밤을 묵게 되었다. 로비에서부터 아늑하게 뻗어 있는 긴 복도를 좌우로 몇 번 돌아서야 겨우 방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가라오케인지 나이트클럽인지 모를 시설이 방과 한 층에 있었다. 클럽 앞에는 한 가지로 유니폼을 입고 어려 보이는 여성 종업원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공항에서와 마찬가지로 여성 종업원들의 미소를 외면한 채 무기력하게 지나쳤다. 일행 중에 과격한 페미니스트가 있었다면 그렇게 무기력하지는 않았을까? 인도네시아에서의 첫날밤은 우리 일행의 정체성과 한계를 분명하게 설명해 주었다. 지금의 생각이지만 뭔가 하지 않는 것이 이유야 어찌되었든 잘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싶다. 내가 보편적이라 믿었던 것들이 어떤 사람에게는 이상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여행하는 동안 여러 차례 느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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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나미로 인해 마을 한 가운데까지 7㎞를 밀려와 정박한 산만한 화물선박. ⓒ김신

     잠을 자는 둥 마는 둥하고 제법 차가운 열대의 새벽 공기를 쐬면서 다시 공항으로 가서 수마트라 섬 최 북부의 아체주로 향하였다. 공식일정이 시작된 것이다. 4시간이 걸려 도착한 아체주 공항은 시골 간이역을 연상시켰다. 공항 화장실에 들어갔다 그냥 나왔다. 쓰나미때 이곳 공항까지 바닷물이 넘쳐 그나마도 공항이 제 기능을 못해 구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아직 아침인데도 5월의 뜨거운 열기는 피부를 찔러대며 파고들었다. 자카르타와는 다르게 공기는 신선하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상쾌하다. 무엇보다 담배 파는 가게직원이 없어 안달하는 일행에게 피우던 담배를 갑 채로 가지라고 권하는 공항직원들의 여유로움과 친근함이 자카르타와는 사뭇 다르다. 또 택시 호객과 전화카드를 팔려고 젊은 상인들이 진을 치고 있던 자카르타 공항과는 달리 이곳 공항입구는 망고를 팔러 나온 농부 몇 사람과 택시기사 한둘이 전부다. 망고를 팔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자기네끼리 깎아 먹고 노닥거리고 있다. 일행은 마중 나오기로 한 차를 기다리다 망고 한 바구니를 샀다. 노란 속살을 나누어 먹으면서 노닥거리는 사이 차가 도착했다. 역시 두 시간을 기다렸다. 아체의 첫인상은 마중 나오기로 한 차를 두 시간 기다린 것을 빼고는 사람도 공기도 그리고 일행들의 분위기도 모든 것이 자카르타와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다.
     
    숙소가 분명히 호텔인데 한참을 달려도 호텔은 고사하고 여인숙도 나올 것 같지 않았다. 쓰나미가 다 휩쓸어 버린 것인가라고 의아해하고 있는데, 눈앞에 3층의 꽤 괜찮은 호텔이 갑자기 나타났다. 주변 어디를 둘러봐도 이곳에 호텔이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현지에서 우리 일행의 이동과 프로그램에 대해서 간사역할을 해준 단체는 SIRA(Central Information Referendum of Aceh)인데, 아체주 부지사가 된 나자르(37세)를 대표로 해서 중앙정부와의 분쟁 당시 자치획득을 위해서 주민투표를 추진해왔고, 지금은 정당으로서 변형과정을 거치고 있는 반정당적 성격을 띄고 있었다. 누구와도 영어가 통하지 않은 관계로 SIRA에 대한 많은 애기는 들을 수 없었다. 다만 한국의 경험에 비추어 정치를 하기에는 너무나 순박한 사람들이고 20~30대의 젊은 청년들로 리더십을 구성하고 있으며 어떤 이데올로기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빈곤과 복지가 주요 관심사라는 점이다. 그리고 당원 중에 여성과 노인 심지어 중년의 남성은 단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이러한 현상은 SIRA뿐 만 아니라 몇 개의 현지 NGO를 방문했을 때도 거리에서도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30년 넘는 분쟁으로 수 많은 인명이 살상되고 그나마도 쓰나미가 휩쓸어 버린 아체의 현실이다. 굳이 쓰나미 피해 현장을 찾아 다닐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여성들을 찾아 볼 수 없는 것은 이슬람법을 주법으로 삼고 있는 아체의 문화적 요인도 있었겠지만, 전쟁과 재해의 피해자는 언제나 사회적 약자그룹에게 더 가혹한 것이니 남성보다는 여성이 젊은이 보다는 노인의 피해가 심각했으리라. 이러한 사실은 예정에 없던 노동절행사에 동원되었을 때 더욱 더 실감이 났다. 겨우 50여명이 노동절행사를 갖고 있었다. 쓰나미가 파괴한 것은 단순히 자연환경과 삶의 터전뿐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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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체의 노동절 행사 ⓒ김신 

    쓰나미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들어온 국제기구, NGO들이 저마다 내건 영문단체 이름 외에는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는 거의 문맹의 상태에서 우리 일행은 스스로의 자치권을 포기한 채 SIRA의 안내에 따라 먼저 나자르 부주지사와 간담회를 가졌다. 부주지사는 과거의 아픈 기억을 자치권 속에서 풀어내는 것을 과제로 안고 있었다. 지난 30여 년 간의 투쟁의 역사를 민주주의의 역사로 정착하고 과거 분리독립세력을 평화의 세력으로 사회화하여 과거의 상처가 민주적 자치권 속에서 인권과 평화의 문화로 거듭나는 아체인의 삶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 일행에게 아체인들은 투쟁에 집중한 나머지 한번도 민주적 삶을 살아 보지 못해 민주주의를 피상적으로 알 뿐이라며 한국과의 민주주의 교육 교류를 제안하였다. 순간 부끄러워졌다. 민주주의가 제도만을 애기하는 것이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상의 삶 속의 민주주의 애기라면 오히려 아체의 상황이 좋아 보였다. 가부장적이고 이기적인 권위주의가 가정, 직장, 여타 사회 활동을 지배하고 있는 한국에서의 일상에 익숙한 나에게 직원이 있는데도 단체대표가 길거리 상인과 사소한 흥정을 하고 운전기사와 수행직원이 있는데도 고위공무원이 시장에서 산 점심을 담은 비닐봉투를 흔들고 다니고 상인들 간의 사소한 시시비비에 끼어드는 모습은 뭔가 역할이 잘못된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새로웠다. 직업이나 사회적 지위, 학력, 무엇보다 나이와 상관없이 자유롭게 주제를 공유하고 뭔가를 토론하는 모습은 여행 내내 자주 볼 수 있었다. 아체인은 태생문화적으로 민주적일 수 밖에 없다는 어느 동남아학자의 말이 생각난다. 그 태생적 문화가 무엇인지는 아직까지 분명하지 않지만….
     
    쓰나미 피해 재건현장과 30년 넘게 지속된 오랜 분쟁의 희생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사회를 방문하기도 하였다. 쓰나미가 파괴한 아체주의 자연환경과 삶의 터전은 국제사회의 원조로 상당부분 복구되고 있거나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다만 마을 한 가운데까지 7㎞를 밀려와 제 멋대로 정박한 산만한 화물선박이 당시의 상황을 짐작하게 할 뿐이었다. 안내자는 성룡이 기금을 내서 중국정부가 재건했다는 성룡마을로 우리 일행을 데리고 갔다. 중국식 건축물로 마을 정문을 세우고 거기에 중국어로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우의촌" 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옆으로는 홍보용 비석을 세워 뭐라 장황하게 새겨놓고 있었다. 정문에 들어서자 우뚝하게 세워진 이슬람사원이 눈에 띄었다. 저 멀리 인도양의 수평선에서도 알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고지대에 재건된 마을은 5000여 가구는 되어 보였다. 아체의 전형적인 가옥구조 양식을 띄어 빨간색 지붕과 아이보리색 벽으로 지워진 보기 좋게 일률적인 크기와 모양의 가옥들이 장관이었다. 마을 앞으로는 인도양이 내려다 보이고 주변으로는 녹색의 열대 자연이 펼쳐져 있고 마을 끝까지 시멘트로 포장된 잘 정돈된 차도가 지그재그로 엎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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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룡이 기금을 내서 중국정부가 재건했다는 성룡마을. ⓒ김신 

    마을은 차도를 따라 형성되었는데, 언뜻 어느 휴양지에 온 기분이었다. 마을까지 차로 오면서도 급경사가 힘들었는데 입구에서 내려 마을에 들어서자 얼마 못 가 주저 앉게 되었다. 어찌 된 일인지 마을 어디에도 사람이 없었다. 마을 입구에서 몇 가지 생필품을 파는 가게 주인과 아이들 서너 명을 본 게 사람의 전부다. 가게 주인에 의하면 교통수단은 없는데 생계를 꾸릴 수단은 멀리 있어서 주민들이 새벽에 나가 저녁 늦게 집에 들어오기도 하고 아예 일터가 가까운 곳에 간이 숙소를 마련하고 산다고 한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학교도 없고, 시장도 없고, 병원도 없어서 이주된 주민들이 다시 원래 살던 곳으로 많이들 빠져나가고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갈 곳이 마땅한 건 아닌데, 이 마을에선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떠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굳이 주거권에 대한 개념을 들이대지 않더라도 잘못된 이주정책의 전형적 모습이다. 이주하게 될 주민들의 의견은 들어나 봤을까? 이렇게 만들어진 마을과 사회시설이 아체에 몇 개나 될까? 가게주인도 곧 마땅한 생계거리를 찾아 이곳을 떠나야겠다고 막막하게 허공을 주시하며 눈시울만 붉혔다. 그 시선을 따라 가보니 하늘은 구름이 한 점 없이 파랗기만 했다.
     
    우리 일행도 이제 아체를 떠날 채비를 해야 했다. 도착하자 마자 일그러지기 시작한 일정에 따라 원래의 일정표 상의 순서와 시간은 오간 데 없어지고 그냥 모든 걸 SIRA에 맡긴 채 진행한 이틀간의 아체 여행을 마무리하고 공항으로 향하였다. 자카르타로 가는 비행기가 두 시간 늦게 출발한다고 한다. 왜 모든 게 두 시간인지 모르겠다. 이쯤 되자, 우리 일행 누구도 이것을 문제라고 느끼거나 이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두 시간이 오히려 반가웠다. 아체에서의 이틀 동안 비록 좋아하지 않는 생선을 주식으로 강요당하고, 가끔은 코코넛으로 배를 채워야 했고, 자치정부 수립 이후의 사회 상황을 현지인의 설명 없이 스스로 알아서 살펴 봐야 했지만, 가끔씩 먹여주는 아체 커피의 향긋함에 느긋해 지고, 아무런 경고 없이 데려다 준 해변가, 파도와 바람이 아니면 누구도 침범해보지 못했을 것 같은 백사장에서 누리던 잠깐의 휴식을 생각하면 나의 선택권과 자치권은 싸 그리 무시되었지만 모든 것이 다 그걸로 그만이다.
     
    비행기 창 밖으로 보이는 아체의 산과 바다 강줄기를 사진을 찍듯 눈 속에 담았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다음에 다시 오게 된다면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유럽의 시티플래너들이 아체에서 그 플랜리란 것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것이 진실로 바른 길이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김신/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국제사업단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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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중기획] 아시아의 초국가적 문제와 시민사회의 아시아연대

    [아시아 포럼]은 산적한 초국가적 문제들의 현주소를 검토하고 아시아와 한국의 시민사회가 이에 올바르게 접근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아시아의 빈곤 문제와 시민사회의 연대

    아시아 국가들의 빈곤은 줄어드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아시아 지역 인구의 60%에 달하는 사람들이 하루 2달러 미만의 소득으로 극빈한 삶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인도의 경우 세계 최고속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있지만 극빈 인구수는 오히려 증가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빈부의 편증은 아시아의 빈곤을 해결하려는 세계의 노력에 커다란 장애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아시아 포럼에서는 박번순 선생님과 아시아 지역의 빈곤이 발생하는 배경과 현황을 알아보고 국제사회와 국제시민사회의 노력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발제: 박번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

    • 일시: 2008년 6월 27일(금) 오후 7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지하 강당)
              (저녁 시간 간단한 다과를 제공합니다.)

    • 문의: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차은하 간사 02-723-5051, silverway@pspd.org

    • 오시는 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로 나와 10분 가량 직진, 새마을금고와 형제마트 골목에서 좌회전

      일반버스

      통인시장/종로보건소 정류장 하차
      지선버스 0212, 1020, 1711, 7016, 7018, 7022

      주차안내

      건물 1층 주차장
      주차공간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가능한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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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여기, 아시아에서 우리, 아시아를 꿈꾸다
    이식된 오리엔탈리즘과 패권적 민족주의를 넘어 한국 시민사회의 아시아 연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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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 거주하는 아시아계 이주민이 1백만 명에 달하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한국인의 85%가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 최근 들어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한국인들의 생각 속에 ‘아시아’는 미국이나 유럽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고, 생김새와 피부색이 비슷한 ‘아시아인’들은 서구인들보다 더 낯선 이방인으로 머물러 있을 뿐이다.

    한 예로 우리는 아시아의 향신료 산지를 장악하기 위해 세계일주를 한 마젤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마젤란을 죽여 필리핀에서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아시아인 라푸라푸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거의 없다. 또한 서구로부터 이식된 오리엔탈리즘으로 인해 우리가 아시아에 대해 갖고 있는 관점은 정실주의, 부패, 빈곤, 독재, 미개발, 덜 문명화된 지역 등 부정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아시아계 결혼이주 여성이 늘어나면서 생겨난 신조어 ‘코시안’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는 ‘우리’와 ‘아시아’를 애써 구분짓고 외국인 배우자의 국적에 따라 아이를 특정화,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껏해야 우리는 ‘아시아 최초’나 ‘아시아 최고’라는 수식어에서나 ‘아시아 속 한국’을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가 펴낸 『우리 안의 아시아 우리가 꿈꾸는 아시아』는 먼저 한국과 아시아를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날 것을 요구한다. 이미 우리 안에 들어와 있는 우리 안의 아시아를 재인식하고 그것을 진정한 ‘우리’로 받아들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홈페이지에 2006년 6월부터 연재된 ‘아시아 생각’ 칼럼을 모은 이 책은 이식된 오리엔탈리즘, 패권적 민족주의에서 벗어나 민주주의와 인권이 고르게 보장되는 ‘사회적 아시아’를 향한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아시아에 대한 우리의 편협한 사고를 꼬집는 1부 ‘아시아를 향한 성찰’, 현재 아시아 각국이 처해있는 현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2부 ‘오늘의 아시아’, 시민사회의 아시아 연대를 모색하는 3부 ‘아시아 연대를 위하여’로 구성돼 있다. 필진으로는 조희연 성공회대 민주주의와 사회운동 연구소 소장, 조효제 성공회대 NGO대학원 교수를 비롯해 국내 아시아 지역 연구자, 활동가, 아시아 출신 유학생 등 25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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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들어가며] 아시아에 주목해야 할 이유 -조효제

    1부 아시아를 향한 성찰

    ○ 아시아의 자존심? -전제성
    ○ 우리에게 보이는 아시아는 정말 아시아인가? -이재현
    ○ 한국에서 친구 사귀기 -유완또
    ○ 국경과 국적에 갇힌 인권 -이재현
    ○ 인공의 도시, 차이나타운 -백지운
    ○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이재현
    ○ ‘메이드 인 코리아’ 낙인의 진짜 이유는… -이재현
    ○ 신부 사오는 사회 -박이은실
    ○ 지자체의 국제결혼지원사업을 반대하는 이유 -이재현

    2부 오늘의 아시아

    ○ 아세안, 공동체 버리고 FTA 택하려나 -이성훈
    ○ 가야 할 길 먼 동티모르의 ‘독립’ -최재훈
    ○ 징기스칸의 아시아, 몽골의 민주주의 -김은경
    ○ ‘금권민주주의’가 불러온 태국의 쿠데타 -박은홍
    뛰는 경제, 기는 정치 속의 베트남 -이한우
    ○ 베트남 사회주의와 노동력 부족 현상 -채수홍
    ○ 필리핀의 공공연한 정치적 살해 -정법모
    ○ 내가 만난 인도네시아 여성운동가 -정은숙
    ○ 중국, 그 배반의 이름으로 -김도희
    ○ ‘조직’ 대신 ‘시민’ 만든 일본 시민사회 -한영혜
    ○ ‘야만의 시대’에 갇힌 버마, 가스 개발에 눈먼 한국 -박은홍
    ○ 새로운 네팔을 향한 기회와 도전 -지번 바니야
    ○ 네팔 총선 국제 선거감시단 활동기 -차은하
    ○ 필리핀 남부 통근철도사업 이주지역 이야기 -정법모
    ○ 너무 깊게 드리워진 수하르토의 그림자 -김은경
    ○ 경제회생 포퓰리즘…한국도 태국,필리핀 전철 밟나 -박은홍

    3부 아시아 연대를 위하여

    ○ 한국 시민사회의 동아시아 연대운동 -전제성
    ○ 입으로는 ‘아시아 연대’ 외치지만… -지번 바니야
    ○ 공감은 연대의 또다른 이름 -박이은실
    ○ 아시아 연대의 한류 -박진영
    ○ 내가 생각하는 아시아 연대 -제시카 우마노스 소토
    ○ ‘천국보다 낯선’ 티베트의 잔인한 봄 -나현필
    ○ 중국과 티베트, 한국의 민족주의 -이대훈
    ○ 우리의 인권좌표를 넓혀라 -차은하
    ○ 대상에서 주체로! 아시아 이주민의 위상전환 -전제성
    ○ 생각을 바꾸는 ‘천원’을 아십니까 -박영선
    ○ 언어와 연대 : 아시아 이주민들로부터 아시아 언어를 배우자 -전제성

    [나오며] ‘사회적 아시아’를 향한 상상 -조희연

    Posted by 영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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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진 기억의 도시가 되려는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설레임처럼 새로운 지역을 간다는 것은 미지에 대한 호기심으로 마음의 밑바닥에서 전해져오는 떨림이 있다. 특히나 평소에 가보고 싶던 곳이라면 더욱 그렇다. 지난 가을에 갔던 타이베이에서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지우펀(九份)은 금광이 있던 곳으로 일제 강점기 일본인의 감시 하에 굴욕을 당하던 채광 노동자들이 거주하던 곳이었다. 사금 한 조각이라도 몰래 빼낼까 감시하던 광산주들은 야간작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그들의 몸수색을 위해 은밀한 부분까지 거울을 비춰가며 모욕을 주었다.
     
     타이완이 해방되고 광산이 폐광된 이후 지우펀은 잊혀 졌지만 허우샤오셴이 이곳을 배경으로 <비정성시(非情城市)>를 찍으면서 다시 사람들의 기억으로 돌아왔다. <비정성시>는 일본의 지배에서 벗어났지만 또 다시 국민당의 통치하에서 한 가족이 당할 수밖에 없었던 비극을 느린 선율로 보여주었던 영화다. 여기서 귀머거리이며 벙어리였던 문청역의 양조위가 뿜어내는 눈빛은 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었던 지우펀에 가보고 싶은 욕망을 일으켰다.
     
     그러나 직접 가본 지우펀은 내가 상상하던 곳이 이미 아니었다. 이제는 폐쇄된 지난 시절의 극장 간판만이 이곳이 <비정성시>를 잉태한 지역이었음을 암시하고 있을 뿐 계단으로 이어진 주택들은 이제는 물건을 파는 상점으로 변해 조잡한 상술이 거리 곳곳을 술렁대고 있었다. 카페에 앉아 항구를 바라보며 차를 마시는 수많은 젊은 연인들에게 이곳은 더 이상 타이완의 비극을 가진 역사의 장소가 아니었다. 너무나 보고 싶던 사람을 직접 만나고 나서 '차라리 만나지 말 것을…' 하고 후회하듯이 현실 속에 생생한 지우펀은 내가 기대했던 그곳이 아니었다. 이럴 때 난 내 기억에 배반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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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던가. 지난 4월 중간고사 기간을 이용해 윈난(雲南)성을 가기 전, 나는 또 다시 얼마나 가고 싶었던가를 생각하며 베이징에서 비행기에 오를 때부터 약간의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비행기를 많이 타봤지만 윈난으로 가는 남방항공은 유달리 비틀거리며 요동을 치며 아슬아슬하게 고도 1840미터의 성도(省都)를 향해 날아갔다.
     
    사계가 모두 봄(四季如春)과 같다는 쿤밍, 구름으로 둘러싸인 곳, 수많은 소수민족이 살아가는 곳, 이상향 샹그릴라가 있는 곳…. 윈난을 수식하는 미사여구는 다양하게 있었다. 그중에서도 나의 관심은 옥룡설산의 눈 녹은 물이 흐르는, 한옥건물이 즐비한 고성 마을로 불리는 리장(麗江)에 있었다. 리장에 가고 싶었던 건, 이곳이 강진으로 세상에 알려져서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록되었기 때문도 아니었다. 윈난에 살고 있는 60여만 명의 20여개 소수민족 중에서 모계사회를 유지하고 있는 티벳족의 혈통을 가진 머쒀(摩梭)족, 자신들의 문화와 문자(東巴文)를 유지하면서 검은 것이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는 나시(納西)족의 삶을 보고 싶어서였다.
     
    2400m높이에 펼쳐진 산과 들판은 이렇게 높은 곳에 이렇게 평화로운 정경이 존재한 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지게 했다. 그러나 높이나 해발, 이것은 과연 누구를 중심으로 한 것일까. 여기서 태어나 자란 사람들에게 리장은 바로 평지가 아닐까. 머쒀족이 사는 루구(瀘沽)호는 기회가 없어서 못 갔지만, 리장 곳곳에서 나시족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의 터전에서 나시족 몇몇은 집에서 만든 물건을 내다 팔며, 몇몇은 공원에서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해주면서 살고 있었다. 리장 중심에 위치한 극장에서는 여수금사(麗水金沙)라는 제목으로 리장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소수민족 공연을 하고 있었고, 화려하게 치장한 무용수들이 나시족이 유지하고 있는 전통 혼례관습을 무대에서 보여 주었다. 쏟아지는 박수소리를 들으며 그들의 일상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구경거리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것을 나시족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리장이 여행 오는 사람들로 넘쳐나면서 그들이 거주하던 한옥은 거의 모두 상점으로 변해버렸다. 이제 리장은 아름다운 물이 굽이굽이 마을을 돌던 검은 얼굴빛을 가진 민족의 터전이 아니라 지우펀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상점과 물건을 흥정하는 군상들, 밤이면 떠들썩한 음악과 비트에 몸을 맡기고 흥청거리는 젊은이들의 도시가 되었다. 자본의 세상에 살고 있으면서도 자본의 힘에 흔들거리는 옛 기억의 장소들을 볼 때마다 불편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현실의 리장은 지우펀과 마찬가지로 내가 기대했던 그곳이 아니었다. 하나 둘씩 실망을 안기는 기대의 장소들처럼 지우펀과 리장도 이제 사라진 기억의 도시가 되어버릴 것 같다.

    김도희(한신대학교 중국지역학과 교수)


     


    Posted by 영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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