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아시아의 초국가적 문제와 시민사회의 아시아연대

[아시아 포럼]은 산적한 초국가적 문제들의 현주소를 검토하고 아시아와 한국의 시민사회가 이에 올바르게 접근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아시아의 빈곤 문제와 시민사회의 연대

아시아 국가들의 빈곤은 줄어드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아시아 지역 인구의 60%에 달하는 사람들이 하루 2달러 미만의 소득으로 극빈한 삶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인도의 경우 세계 최고속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있지만 극빈 인구수는 오히려 증가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빈부의 편증은 아시아의 빈곤을 해결하려는 세계의 노력에 커다란 장애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아시아 포럼에서는 박번순 선생님과 아시아 지역의 빈곤이 발생하는 배경과 현황을 알아보고 국제사회와 국제시민사회의 노력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발제: 박번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

  • 일시: 2008년 6월 27일(금) 오후 7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지하 강당)
            (저녁 시간 간단한 다과를 제공합니다.)

  • 문의: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차은하 간사 02-723-5051, silverway@pspd.org

  • 오시는 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로 나와 10분 가량 직진, 새마을금고와 형제마트 골목에서 좌회전

    일반버스

    통인시장/종로보건소 정류장 하차
    지선버스 0212, 1020, 1711, 7016, 7018, 7022

    주차안내

    건물 1층 주차장
    주차공간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가능한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영기홍
,

아시아에서 ‘인종’과 헤게모니가 갖는 함의

일시: 2008. 7.19~20

장소: 성공회대학 정보과학관 시청각실

주최: 아시아지역대안교류회 (아레나, ARENA),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IEAS),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FES)

7월19일 (토)

10:00-10:30          등록/ 접수

소 개

이종석(Alex Jong Seok Lee), 아레나, “아시아에서  “인종”과 헤게모니가 갖는 함의”

서양의 개념과 아시아의 현실: 인종, 국민성, 민족성 위치 지우기 ”

발제: T.K. 우멘 (T.K. Oommen), 자와하랄 네루 대학 (Jawaharlal Nehru University), 인도

사회: 셩메이 마(Sheng-mei Ma), 미시간 주립대학(Michigan State University), 미국


세션 I : 한국의 인종 정책과 이주자

발제: 심보선,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한국,

“한국에서의 인종 동학: 1990년대 이후 한국의 이주자에 대한 부계 인종적 정책의 형성”

토론: 엄한진, 한림대학교, 한국

토론: 허니 레이은 탄(Honey Lay Ean Tan), 변호사, 말레이시아

                    
세션 II: 인종, 민족성 그리고 중국의 농촌여성

발제: 싯추이 마가렛 (SIT Tsui, Margaret), 동화사범대학(East China Normal University), 중국

“민족성과 토지”    

토론: 우르밀라 고엘 (Urmila Goel), 비아드리나 프랑크푸르트 유럽대학, 독일

토론: 이정옥, 대구가톨릭대학교, 한국


7월20일 (일)

 10:00-10:30                      등록/ 접수

 세션I: 인종, 정체성 그리고 “서양”의 아시아인 디아스포라

발제: 셩메이 마, “멋스러운 중국풍, 혹은 구린 짱꼴라 풍”
토론: 싯 추이 마가렛, 이대훈

세션 II: 인종, 정체성 그리고 “서양”의 아시아인 디아스포라

발제: 우르밀라 고엘, “독일 안의 아시아인과 인도인: 인종주의에 관한 고찰과 권력 불평등의 상호 의존성”
토론: 셩메이 마, T.K. 우멘
                        
종합 토론

사회: T.K. 우멘
토론: 셩메이 마, 우르밀라 고엘, 심보선, 이종석

폐회 인사
발표자 토론자 후속활동 협의

Posted by 영기홍
,

바로 여기, 아시아에서 우리, 아시아를 꿈꾸다
이식된 오리엔탈리즘과 패권적 민족주의를 넘어 한국 시민사회의 아시아 연대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국내에 거주하는 아시아계 이주민이 1백만 명에 달하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한국인의 85%가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 최근 들어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한국인들의 생각 속에 ‘아시아’는 미국이나 유럽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고, 생김새와 피부색이 비슷한 ‘아시아인’들은 서구인들보다 더 낯선 이방인으로 머물러 있을 뿐이다.

한 예로 우리는 아시아의 향신료 산지를 장악하기 위해 세계일주를 한 마젤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마젤란을 죽여 필리핀에서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아시아인 라푸라푸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거의 없다. 또한 서구로부터 이식된 오리엔탈리즘으로 인해 우리가 아시아에 대해 갖고 있는 관점은 정실주의, 부패, 빈곤, 독재, 미개발, 덜 문명화된 지역 등 부정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아시아계 결혼이주 여성이 늘어나면서 생겨난 신조어 ‘코시안’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는 ‘우리’와 ‘아시아’를 애써 구분짓고 외국인 배우자의 국적에 따라 아이를 특정화,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껏해야 우리는 ‘아시아 최초’나 ‘아시아 최고’라는 수식어에서나 ‘아시아 속 한국’을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가 펴낸 『우리 안의 아시아 우리가 꿈꾸는 아시아』는 먼저 한국과 아시아를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날 것을 요구한다. 이미 우리 안에 들어와 있는 우리 안의 아시아를 재인식하고 그것을 진정한 ‘우리’로 받아들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홈페이지에 2006년 6월부터 연재된 ‘아시아 생각’ 칼럼을 모은 이 책은 이식된 오리엔탈리즘, 패권적 민족주의에서 벗어나 민주주의와 인권이 고르게 보장되는 ‘사회적 아시아’를 향한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아시아에 대한 우리의 편협한 사고를 꼬집는 1부 ‘아시아를 향한 성찰’, 현재 아시아 각국이 처해있는 현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2부 ‘오늘의 아시아’, 시민사회의 아시아 연대를 모색하는 3부 ‘아시아 연대를 위하여’로 구성돼 있다. 필진으로는 조희연 성공회대 민주주의와 사회운동 연구소 소장, 조효제 성공회대 NGO대학원 교수를 비롯해 국내 아시아 지역 연구자, 활동가, 아시아 출신 유학생 등 25명이 참여했다.

[바로 구입하기]

목차 

[들어가며] 아시아에 주목해야 할 이유 -조효제

1부 아시아를 향한 성찰

○ 아시아의 자존심? -전제성
○ 우리에게 보이는 아시아는 정말 아시아인가? -이재현
○ 한국에서 친구 사귀기 -유완또
○ 국경과 국적에 갇힌 인권 -이재현
○ 인공의 도시, 차이나타운 -백지운
○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이재현
○ ‘메이드 인 코리아’ 낙인의 진짜 이유는… -이재현
○ 신부 사오는 사회 -박이은실
○ 지자체의 국제결혼지원사업을 반대하는 이유 -이재현

2부 오늘의 아시아

○ 아세안, 공동체 버리고 FTA 택하려나 -이성훈
○ 가야 할 길 먼 동티모르의 ‘독립’ -최재훈
○ 징기스칸의 아시아, 몽골의 민주주의 -김은경
○ ‘금권민주주의’가 불러온 태국의 쿠데타 -박은홍
뛰는 경제, 기는 정치 속의 베트남 -이한우
○ 베트남 사회주의와 노동력 부족 현상 -채수홍
○ 필리핀의 공공연한 정치적 살해 -정법모
○ 내가 만난 인도네시아 여성운동가 -정은숙
○ 중국, 그 배반의 이름으로 -김도희
○ ‘조직’ 대신 ‘시민’ 만든 일본 시민사회 -한영혜
○ ‘야만의 시대’에 갇힌 버마, 가스 개발에 눈먼 한국 -박은홍
○ 새로운 네팔을 향한 기회와 도전 -지번 바니야
○ 네팔 총선 국제 선거감시단 활동기 -차은하
○ 필리핀 남부 통근철도사업 이주지역 이야기 -정법모
○ 너무 깊게 드리워진 수하르토의 그림자 -김은경
○ 경제회생 포퓰리즘…한국도 태국,필리핀 전철 밟나 -박은홍

3부 아시아 연대를 위하여

○ 한국 시민사회의 동아시아 연대운동 -전제성
○ 입으로는 ‘아시아 연대’ 외치지만… -지번 바니야
○ 공감은 연대의 또다른 이름 -박이은실
○ 아시아 연대의 한류 -박진영
○ 내가 생각하는 아시아 연대 -제시카 우마노스 소토
○ ‘천국보다 낯선’ 티베트의 잔인한 봄 -나현필
○ 중국과 티베트, 한국의 민족주의 -이대훈
○ 우리의 인권좌표를 넓혀라 -차은하
○ 대상에서 주체로! 아시아 이주민의 위상전환 -전제성
○ 생각을 바꾸는 ‘천원’을 아십니까 -박영선
○ 언어와 연대 : 아시아 이주민들로부터 아시아 언어를 배우자 -전제성

[나오며] ‘사회적 아시아’를 향한 상상 -조희연

Posted by 영기홍
,


사라진 기억의 도시가 되려는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설레임처럼 새로운 지역을 간다는 것은 미지에 대한 호기심으로 마음의 밑바닥에서 전해져오는 떨림이 있다. 특히나 평소에 가보고 싶던 곳이라면 더욱 그렇다. 지난 가을에 갔던 타이베이에서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지우펀(九份)은 금광이 있던 곳으로 일제 강점기 일본인의 감시 하에 굴욕을 당하던 채광 노동자들이 거주하던 곳이었다. 사금 한 조각이라도 몰래 빼낼까 감시하던 광산주들은 야간작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그들의 몸수색을 위해 은밀한 부분까지 거울을 비춰가며 모욕을 주었다.
 
 타이완이 해방되고 광산이 폐광된 이후 지우펀은 잊혀 졌지만 허우샤오셴이 이곳을 배경으로 <비정성시(非情城市)>를 찍으면서 다시 사람들의 기억으로 돌아왔다. <비정성시>는 일본의 지배에서 벗어났지만 또 다시 국민당의 통치하에서 한 가족이 당할 수밖에 없었던 비극을 느린 선율로 보여주었던 영화다. 여기서 귀머거리이며 벙어리였던 문청역의 양조위가 뿜어내는 눈빛은 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었던 지우펀에 가보고 싶은 욕망을 일으켰다.
 
 그러나 직접 가본 지우펀은 내가 상상하던 곳이 이미 아니었다. 이제는 폐쇄된 지난 시절의 극장 간판만이 이곳이 <비정성시>를 잉태한 지역이었음을 암시하고 있을 뿐 계단으로 이어진 주택들은 이제는 물건을 파는 상점으로 변해 조잡한 상술이 거리 곳곳을 술렁대고 있었다. 카페에 앉아 항구를 바라보며 차를 마시는 수많은 젊은 연인들에게 이곳은 더 이상 타이완의 비극을 가진 역사의 장소가 아니었다. 너무나 보고 싶던 사람을 직접 만나고 나서 '차라리 만나지 말 것을…' 하고 후회하듯이 현실 속에 생생한 지우펀은 내가 기대했던 그곳이 아니었다. 이럴 때 난 내 기억에 배반당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던가. 지난 4월 중간고사 기간을 이용해 윈난(雲南)성을 가기 전, 나는 또 다시 얼마나 가고 싶었던가를 생각하며 베이징에서 비행기에 오를 때부터 약간의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비행기를 많이 타봤지만 윈난으로 가는 남방항공은 유달리 비틀거리며 요동을 치며 아슬아슬하게 고도 1840미터의 성도(省都)를 향해 날아갔다.
 
사계가 모두 봄(四季如春)과 같다는 쿤밍, 구름으로 둘러싸인 곳, 수많은 소수민족이 살아가는 곳, 이상향 샹그릴라가 있는 곳…. 윈난을 수식하는 미사여구는 다양하게 있었다. 그중에서도 나의 관심은 옥룡설산의 눈 녹은 물이 흐르는, 한옥건물이 즐비한 고성 마을로 불리는 리장(麗江)에 있었다. 리장에 가고 싶었던 건, 이곳이 강진으로 세상에 알려져서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록되었기 때문도 아니었다. 윈난에 살고 있는 60여만 명의 20여개 소수민족 중에서 모계사회를 유지하고 있는 티벳족의 혈통을 가진 머쒀(摩梭)족, 자신들의 문화와 문자(東巴文)를 유지하면서 검은 것이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는 나시(納西)족의 삶을 보고 싶어서였다.
 
2400m높이에 펼쳐진 산과 들판은 이렇게 높은 곳에 이렇게 평화로운 정경이 존재한 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지게 했다. 그러나 높이나 해발, 이것은 과연 누구를 중심으로 한 것일까. 여기서 태어나 자란 사람들에게 리장은 바로 평지가 아닐까. 머쒀족이 사는 루구(瀘沽)호는 기회가 없어서 못 갔지만, 리장 곳곳에서 나시족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의 터전에서 나시족 몇몇은 집에서 만든 물건을 내다 팔며, 몇몇은 공원에서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해주면서 살고 있었다. 리장 중심에 위치한 극장에서는 여수금사(麗水金沙)라는 제목으로 리장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소수민족 공연을 하고 있었고, 화려하게 치장한 무용수들이 나시족이 유지하고 있는 전통 혼례관습을 무대에서 보여 주었다. 쏟아지는 박수소리를 들으며 그들의 일상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구경거리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것을 나시족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리장이 여행 오는 사람들로 넘쳐나면서 그들이 거주하던 한옥은 거의 모두 상점으로 변해버렸다. 이제 리장은 아름다운 물이 굽이굽이 마을을 돌던 검은 얼굴빛을 가진 민족의 터전이 아니라 지우펀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상점과 물건을 흥정하는 군상들, 밤이면 떠들썩한 음악과 비트에 몸을 맡기고 흥청거리는 젊은이들의 도시가 되었다. 자본의 세상에 살고 있으면서도 자본의 힘에 흔들거리는 옛 기억의 장소들을 볼 때마다 불편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현실의 리장은 지우펀과 마찬가지로 내가 기대했던 그곳이 아니었다. 하나 둘씩 실망을 안기는 기대의 장소들처럼 지우펀과 리장도 이제 사라진 기억의 도시가 되어버릴 것 같다.

김도희(한신대학교 중국지역학과 교수)


 


Posted by 영기홍
,
연중기획 아시아 포럼<아시아의 초국가적 문제와 시민사회의 아시아 연대>은  산적한 초국가적 문제들의 현주소를 검토하고 아시아와 한국의 시민사회가 이에 올바르게 접근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3월부터 12월까지 10회간 진행됩니다. <편집자주>  

5월 30일 경희대에서 조윤미(서울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연구원과 아시아 포럼 세 번째 시간을 가졌다. 이번 강좌의 주제는 1980년대 이후 지구화 과정에서 주요 관심사로 떠오른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문제였다. 조 연구원은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인신매매 문제를 다루어 보고 동남아시아에서 인신매매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정책적으로 대응하고 있는지 인도네시아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인신매매에 대한 정의의 불일치

조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매년 80만명이 국가 간 인신매매를 통해 대부분 상업적 성착취에 희생되고, 성착취를 위한 인신매매는 매년 60 ~ 70 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고 한다. 이중 전세계 인신매매의 60%가 동남아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현재의 인신매매 형태는 계약 노동의 형태 및 노동 착취의 정도가 노예제보다 훨씬 심하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UN에 따르면, 인신매매란 “성적 착취와 강제 노동을 목적으로 납치, 위협, 협박, 물리적 언어적 강요, 속임수 등을 동원하거나, 동의를 얻기 위해 (피해자에게) 영향력 있는 사람으로서/에게 불법적 지불 또는 혜택을 받거나/주고, 피해자를 모집, 이동시키거나, (다른 이에게) 넘겨주거나, 은신시키거나, 수용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세안 국가들은 인신매매의 문제를 “이주”의 문제로 보며 법률적, 범죄적 차원의 대응책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

조 연구원은 아세안이 인신매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회원국들 간의 노력은 있었지만 인신매매를 인권의 측면보다는 국가 주권에 대한 범죄로 간주하고 그 해법을 모색하려는 한계점을 보여 왔다고 말했다. 인신매매에 대한 명료한 정의와 인식을 아세안과 각국 정부, 그리고 시민사회단체들이 공유하지 못한 상황에서 아세안 국가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매우 협소하고 엉뚱한 정책들만 내놓게 된다고 강조했다.

조 연구원은 인도네시아 사례를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였다. 인도네시아는 자국의 인신매매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2007년 반인신매매법을 통과시켜 사법적 처벌을 강화하게 된다. 그러나 반인신매매법 제정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 필요한 세부 조사 내용과 대안을 마련하는데는 큰 한계에 부딪쳤다. 이유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만들어 내는 자료의 신뢰성을 믿을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 라고 지적했다.

지역사회에 맞게 재정립 되어야 할 인신매매 문제

이 문제를 다시 환원하면 인신매매 문제를 로컬 사회의 개념으로 실체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 연구원은 인도네시아 인드랑 마유 지역을 예를 들어주었다. 2007년 반인신매매법이 제정되고 인드랑 마유 지역 지역을 조사해본 결과 이 지역의 거의 모든 여성들이 성매매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누구를 사법 처리해야 할지 어려움에 빠진 것이다. 그 성매매의 주체는 특정 인신매매조직이 아니라 가족 공동체들이 연관이 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어촌에서는 모든 딸들이 나이가 차면 돈을 벌기 위해 매춘을 하는 것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져 왔던 것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인신매매에 대해서는 반대하면서도 이들이 하는 행위가 인신매매로 분류 될 수 있음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조 연구원은 인신매매가 지역 문화적인 상황을 간과한 채 글로벌 차원에서만 정의되고 분류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조 연구원은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지역의 상황을 파악하고 지역사회가 지역의 사회문화를 반영한 아젠다로 재구성 해야 함을 강조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생생토크
(포럼에서 나왔던 주요 질문들을 요약했습니다)

1. 동남아의 인신매매가 로컬차원의 문제라 하더라도 동남아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초국가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국제 기구등의 역할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글로벌 차원에서 의제가 형성되었다 하더라도 지역차원에서 의제가 새롭게 정비되어야 합니다. 초국가적 이슈라 하더라도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없이 법제화하는 작업은 인도네시아 사례를 봐서도 실효성이 없어 보입니다. 법제화만이 아니라 주민들을 설득해 가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2. 인도네시아에 인신매매가 많은 이유는 결국 동남아시아의 빈곤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따라서 빈곤타파를 위한 노력들이 선행되어야 인신매매에 대한 해결책도 같이 갈 수 있는 것 아닐까요?
 
-동의합니다. 동남아시아의 인신매매 문제는 빈곤, 사회 변동, 사회문화적 배경등에 영향을 받습니다. 제가 문제제기 하는 부분은 사회문화적 배경에 대한 문제제기 입니다. 동남아시아의 사회문화적 배경을 보면 인신매매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정당화하는 관습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동남아에서는 혼인제도가 여성을 교환하는 제도로 보고 있습니다. ‘신부대’라고 해서 신부를 물건처럼 사고 파는 문화나 약탈혼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캄보디아의 경우 중매를 하겠다고 하고 ‘신부대’를 주고 딸을 파는 것이죠. 이것은 이들 사회에서는 매춘도 성매매도 아닙니다. 이를 국제조직이 인신매매로 이용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요. 사회문화적인 배경에서 발생하는 인신매매에 대해 시민사회가 이것들을 정당화하는 기재들을 문제제기 해야 합니다.

3. 인도네시아의 인신매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시민사회의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문화적 속성이 강하거나 특수한 종족 사회에 시민사회라는 용어를 쓸 수 있을까요? 시민사회란 것도 결국 외부적인 시각에 지나지 않을까요?

- 인도네시아에 NGO들은 엄청 많습니다. NGO INDUSTRY(엔지오 산업)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 지요. 저도 이들을 지칭해서 시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동남아에서는 대부분 외국에서 유학한 엘리트이며 중상층 이상인 사람들이 NGO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역 주민들과 NGO 활동가 사이에 갭이 크고 의사소통이 이루어 지고 있다고 볼수 없습니다. 이들이 지역 사회에 대한 이해 없이 초국가적 이슈만을 제기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인도네시아에는 각 섬마다 지부를 가지고 있고 회원만 3천~4천만명인 시민단체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단체들은 여전히 종교 문제등 사회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인도네시아 정부와 NGO 간의 소통은 매우 높은 편이며 NGO 의 영향력도 큰 편이지만 지역 주민과 NGO간의 소통은 오히려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4. 동남아에는 한국과 같은 강력한 행정부가 있나요? 인도네시아의 경우 사법적인 제한을 가한다고 하지만 그 만큼의 지방 행정력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없다면 다른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지 안나요?

-인도네시아 정부는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문제는 지역의 특수성을 파악하고 접근하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인도네시아는 천 개가 넘는 섬으로 구성되어 있고 다양한 종족이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종족간 관습법이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즉, 바로 옆 동네라 하더라도 관습법이 달라 정부가 개입하지 못한다는 경우가 허다 합니다. 오히려 정부가 나섰다가는 인종이나 공동체에 가하는 폭력으로 보는 수가 많습니다. 동남아에서 인신매매는 관습적 요소가 혼재되어 있는 의제입니다. 따라서 국가가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법적 제재를 적용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렵습니다.

5. 여성의 인신매매는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성(sex)을 노동보다도 더 가치롭게 보는 사회경제적 구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사회문화적 접근 방식은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 빈곤이나 노동시장의 불평등과 같은 사회경제적 구조에 의해 동남아시아에서 인신매매가 성행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경제개발과 분배만으론 불가능합니다. 제가 제시하는 방법은 국제사회가 정한 인신매매라는 문제를 지역 문화적 배경에서 이해하고 이를 풀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로컬 주민들이 생각하는 정의와 용어속에서 인신매매라는 아젠다를 풀려는 노력이 유효하다고 봅니다.


네 번째 포럼 "아시아의 빈곤문제" 은 6월 27일(금) 저녁 7시 참여연대 느티나무 홀(지하 강당)에서 개최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영기홍
,
포럼 아시아(FORUM-ASIA)는 아시아의 인권과 개발을 위해 활동하는 인권단체로서 아시아 15개국 40개 멤버 단체로 구성되었으며 본부는 태국에 소재한다. 참여연대는 2007년부터 멤버 단체로 활동을 해왔다. 

포럼 아시아(FORUM-ASIA)는 버마 군부, ‘국가평화발전위원회(the State Peace and Development Council, 이하 SPDC)’가 아웅산 수치 여사의 가택연금을 연장한 것을 규탄한다. 또한 수치 여사와 버마의 모든 정치범들을 석방하는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

버마의 민주주의를 위해 앞장서온 지도자이자 민주주의민족동맹(National Democratic League)의 대표인 수치 여사는 지난 18년 동안 12년에 걸쳐 가택연금을 당해왔다. 

2008년 5월 27일 화요일에 버마 군부의 당국자들은 이러한 수치 여사의 가택연금이 일 년 더 연장되었음을 공식 발표했다.

포럼 아시아는 버마 군부의 이러한 조치는 부당하며 법적 근거도 없는 것으로 규정한다. 이는 국제권원칙 또한 명백하게 위반하는 행위이다.

포럼 아시아의 이사 대행인 얍 스위 셍(Mr. Yap Swee Seng)씨는 다음와 같이 밝혔다. “우리는 수치 여사의 가택연금이 연장된 것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 이것은 SPDC가 버마 국민들을 계속 강압적으로 지배하려 할 뿐, 인권 존중 의사가 전혀 없다는 우리의 생각을 재확인시켜 준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포럼 아시아는 ASEAN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 미리 대책을 강구하지 않은 점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ASEAN은 동남아 지역의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해야 할 “인권 단체”의 설립을 위해 만들어진 지역 단체이다. 따라서 ASEAN은 적극적으로 SPDC가 국제인권원칙에 따르도록 요구해야 한다.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에 따르면, 모든 사람은 인간으로서의 자유와 안전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어서, “법적인 근거가 없이 자유를 침해당할 수 없다.”

포럼 아시아는 SPDC가 인권을 존중하고 민주주의로 이행하는데 헌신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아웅산 수치 여사와 버마의 모든 정치범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한다.


2008/05/29

<성명 원문>

Burma: Release Aung San Suu Kyi and all political prisoners!

FORUM-ASIA condemns the extension of Aung San Suu Kyi's house arrest by Burma's military junta, the State Peace and Development Council (SPDC). It also calls on the SPDC to take immediate steps to release Aung San Suu Kyi and all political detainees in Burma.
Aung San Suu Kyi, the country's foremost democracy leader and head of the National Democratic League (NDL), has been under house arrest for 12 of the last 18 years.
On Tuesday, 27 May, 2008, officials of the ruling junta in Burma confirmed the extension of her house arrest for another year.
FORUM-ASIA believes that the extension of Aung San Suu Kyi's house arrest is unwarranted and that there are no grounds for this under the law. It also clearly violates international human rights principles.
According to Mr. Yap Swee Seng, Acting Executive Director of FORUM-ASIA, "We are deeply concerned about the implications of this decision to extend Aung San Suu Kyi's detention for another year. The extended term of her detention reaffirms our belief that the SPDC intends to continue its firm and tyrannical grip on the people of Burma, and that there is no intention on their part to respect human rights in the country".
FORUM-ASIA is also concerned that the ASEAN has not made a proactive stance on the issue of Aung San Suu Kyi's extended house arrest term. As a regional body poised to establish a "human rights body" aimed at promoting and protecting human rights in Southeast Asia, the ASEAN should show more engagement in these issues and actively urge the SPDC to start taking steps towards conforming with international human rights principles.
Under the 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 (ICCPR), everyone has the right to liberty and security of person and that "no one shall be deprived of his liberty except on such grounds in accordance with such procedure as are established by law".
FORUM-ASIA urges the SPDC to make a genuine commitment to moving towards democracy and respecting human rights. It urges the SPDC to immediately release Aung San Suu Kyi and all political prisoners in Burma.



 

Posted by 영기홍
,

[아시아 포럼]은 산적한 초국가적 문제들의 현주소를 검토하고 아시아와 한국의 시민사회가 이에 올바르게 접근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동남아시아의 인신매매 실태와 시민사회의 연대

인신매매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매우 높습니다. 특히 동남아시아는 전 세계 인신매매의 60%가 발생하는 지역이며 이중 1/3은 동남아 지역의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인신매매의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시민사회의 활동도 활발하다고 합니다.

이번 강좌를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하는 인신매매의 심각성과 현황을 살펴보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여러 사례를 통해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발제: 조윤미/ 서울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연구원

일시: 2008년 5월 30일(금) 오후 3시-5시, 경희대학교 본관 2층 대회의실

오시는 길
지하철: 1호선 회기역 1번 출구, 마을버스 이용/ 버스: 1215 273 1222 147 261

문의: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차은하 간사 02-723-5051, silverway@pspd.org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영기홍
,

버마 군부는 국제사회의 인도적인 지원에 적극 협조하라 
-한국정부도 버마군부가 국제사회의 구호 활동에 협조 할 수 있도록 촉구해야-

최악의 사이클론, 나르기스가 휩쓸고 간 버마는 죽음의 땅이 되어 가고 있다. 적어도 13만 명이 죽거나 다치고 2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생존자들마저도 기근과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당장 물과 식량이 없어 죽어가는 주민들에 대해 보호는커녕 국제사회의 도움조차 받아들이고 있지 않는 버마 군부의 태도는 주민들에 대한 살해 방조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 참여연대는 버마 군부가 모든 노력을 다해 긴급히 재난구호에 나설 것과 국제사회의 인도적인 지원에 적극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    
 
군부는 국제구호단체들의 수색·구조팀과 외부 언론의 입국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구호요원들을 추방하고 있다. 심지어는 이재민에게 온 구호물자를 버마 군부가 압수하고 버마 승려들의 구호활동을 막는 등 반인도적 행태로 일관하고 있다. 현재 태풍 피해 지역인 이라와디 삼각주는 콜레라와 같은 전염병이 창궐하고 버마 어린이의 20%가 설사와 복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생존의 위협에 노출된 버마 주민들을 이대로 내버려둔다면 버마 군부는 인류사회에 큰 재앙을 불러올 것이다.

그러나 버마 군부는 국민들이 처한 참상을 외면하고 정권유지를 획책하기 위해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강행하고 외부의 지원을 통제하고 있다. 게다가 군부는 국민투표 강행을 위해 경찰과 군대를 조직하여 유권자들을 협박하고 통제까지 하고 있고 있다. 한마디로 정치적으로 제한되고 불공정한 상황에서 국민투표가 진행된 것이다. 이처럼 버마 군부는 버마 국민들을 위한 재난 구조 활동은 아랑곳없이 오로지 정권 유지에만 급급하다. 이런 버마 군부의 행태에 참여연대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유엔, 아세안 및 국제사회는 태풍으로 인한 사망자와 피해를 방치하는 버마 군부에 구호 지원을 받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유엔이 정한 원칙에 따르면 버마 사이클론의 이재민은 국내 실향민(IDP)으로 분류되며 국가가 긴급 재난 지원을 할 수 없는 경우, 국가가 인도주의적 지원 기구들의 개입을 임의로 유보할 수 없다고 한다. 따라서 현재 버마 군부가 지속적으로 구호 지원을 거부한다면 ‘인도적 강제개입’까지 강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어지고 있다.

국제 시민사회는 버마 군부가 적극적으로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 서명운동과 성금모금 등 연대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민사회의 노력들이 버마 군부의 부패나 정치적 이유로 버마 주민들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국제사회의 압력에 버마 군부는 아세안 등 국제사회의 지원에 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버마 피해 주민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인 만큼 아세안 국가들의 지원만 제한적으로 수용할 것이 아니라 하루빨리 조건 없이 국제사회의 지원을 폭넓게 수용하고 피해 주민들에게 직접적으로 구호 지원이 갈 수 있도록 신속히 개방해야 한다.

한국정부도 최소한의 구호품 지원만을 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했다고 뒷짐 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 버마 군부가 국제사회의 요구에 적극 부응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요구하고 한국시민사회가 버마 주민에게 보내는 관심과 도움의 손길이 피해 주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합당한 지원을 해야 한다. 선진국 반열에 발맞춰 국제사회에 기여외교를 하겠다는 한국 정부는 이번  버마 참사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통해 민주주의와 인권 보호를 위한 선진외교를 보여야 한다.

invalid-file

성명원문

Posted by 영기홍
,


태국 빈민운동의 결실, 홈리스 센터


2008년 4월 9일은 태국에서 방콕 노이의 철로주변에 노숙자 쉼터가 문을 여는 날이었다. 태국에서 첫 번째로 문을 여는 노숙자 쉼터의 이름은 '스윗 와트누 홈리스 센터'였다. 태국의 홈리스단체 및 빈민단체들이 지속적으로 철도청이나 사회복지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하여 완성된 시설에 빈민들은 작년에 작고한 빈민운동가 '스윗 와트누'의 이름을 사용되길 원했다. 태국 최대 명절인 송크란 직전에 있었던 개관식에 스님들은 물을 부어 축복했고, 방콕 부시장, 사회복지부 관계자 등을 비롯한 200여 명이 운집했다.
 
미디어에는 이날 참석한 명망가들이나 정부의 지원사업이라는데 의미가 있겠지만, 주민들에게는 빈민지역 주민운동단체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직접 참여하여 얻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지는 날이었다. 방콕 시내의 공원이나 광장에 산재되어 있는 노숙자에 대해서 쫓아내거나 보호 시설에 수용하던 기존의 국가 정책과는 달리, 금번 노숙자 쉼터는 60여 명이 머무르면서 쓰레기 수거나 막노동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장소로 이용하는 곳이다. 방콕 시내에만 1500명 이상이 넘는 노숙자를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공간이지만 제2, 제3의 센터를 개관하기 위한 교두보로서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었다.
 
빈민이나 노숙자들을 범죄자나 사회의 골칫거리로 치부하는 국가 권력에 수동적일 수밖에 없었던 빈민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요구할 수 있게끔 의식과 태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스윗 와트누라는 인물을 '빈민의 대통령'이라 칭한 이유는 이러한 환경의 변화 때문이다. 스윗과의 인연으로 행사에 참여한 한 일본인 홈리스 대표는 자신들의 홈리스센터는 감옥과 같은 곳이었지만, 이 센터는 집과 같은 곳이라고 칭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스윗 와트누 홈리스 센터' ⓒ정법모

  철길 근처 장기임대 승인 얻어낸 태국 빈민들
 
방콕 시내를 가로지르는 철길 근처에는 어느 개발도상국과 마찬가지로 빈민들이 많이 살고 있다. 1961년 시행된 국가 경제 및 사회 개발 계획 이후에 시골 지역에서 터전을 잃은 빈민들이 대도시로 많이 유입되었고 공유지인 철길 주변이나 다리 밑에 많이 거주하기 시작하였다. 이들은 주로 도심에서 쓰레기 수집이나 거리 청소, 건설 노동자, 운전기사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사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이 기피하는 일이나 구석진 일들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태국 정부는 '불법침입자'(trespassers)로 규정하고 이들을 도심에서 쫓아내는데 주력해 왔다.
 
빈민운동단체 COPA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전국에 3750개 (513만 명)의 슬럼 지역이 존재한다고 하는데, 최근 태국이 경제 성장하면서 이들에 대한 강제 철거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대략 위에 언급한 지역 중 445개 지역이 철거 중이나 철거 공시를 받은 상태라 한다. 과거 국가 기관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도심 밖으로 쫓기거나 빈민용 공공 주택으로 내몰려야 했던 빈민들도 1980년대 후반부터는 새로운 협상 방법을 시도하기 시작하였다. 사유지나 공유지에서 빈민들이 집합적인 행동을 통해 그 지역에 대한 업그레이드 작업을 맡으면서 저임대의 장기임대를 얻어내는 것이었다. 이들은 본인들이 새로운 주택 및 동네 설계를 하여 정부로부터 승인을 얻고 사회복지단체로부터 후원을 받아 직접 주택 건축에도 참여하게 된다.
 
어느 국가에 있는 빈민들과 마찬가지로, 도시 빈민들은 도시 중심이나 도심 변두리에서 자신들의 직업을 찾을 수 있으며 도시의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살았을 때만, 비공식부문 직업이나 쓰레기 수거 등의 일을 할 수 있다. 이들을 도시에서 떼어내는 것은 단순히 거주지역을 이동하는 의미뿐 아니라 그들의 삶을 위협하는 것을 의미한다. 태국의 슬럼지역 주민조직의 연합인 '4개 지역 슬럼 네트워크'(Four Region's Slum Network)는 태국 철도청과의 오랜 투쟁과 협상 이후 여러 지역에서 장기임대에 대한 승인을 얻어 내었다. 태국 철도청이 이 지역들은 개인 사업가나 상법 용도로 임대해주던 것과는 달리 2000년 이후에는 집합적인 빈민들의 요구에 응해주기 시작했다.
 
총전체 32000 헥타아르의 철도청 소유의 부지 중 8000 헥타아르에는 도시빈민들이 주거하고 있으며, 이들 인구는 1만7000가구에 이른다. 이들은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협상을 위하여, 철도주변 빈민지역을 단계적으로 구분하여 협상하기 시작하였다. 즉 2000년 9월, 약 2년간 언론을 통해 압력을 행사하고 정부기관이나 거리에서의 시위를 통해 자신들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알려온 이후, 빈민조직들은 철도청과의 협상 자리에서, 철로에서 20m 이내 지역, 40m 이상 떨어진 지역으로 구분하여 각기 다른 대책을 주장하여 자신들의 권리를 만들어 냈다. 40m 이상 떨어진 지역은 30년간의 장기계약, 20m에서 40m 지역은 3년간의 임대 및 개발 계획 진행 이전에 원래 거주지역에서 5㎞ 이내에 이주지역을 제공받을 약속을 받는 것, 그리고 20㎞ 이내 지역은 역시 원래 거주지역에서 5㎞ 이내에 있는 이주지역을 보장받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정부기구가 원칙에 합의했다고 해서 그 약속이 곧바로 실행되거나 정부가 적극적으로 집행하는 것과는 다르다. 여전히 주민조직의 집합적인 요구가 있었을 때 이러한 노력들이 실행에 옮겨지며, 범죄자 취급하던 노숙자에 대해서 처음으로 문을 연 노숙자 쉼터도 빈민조직들의 지속적인 요구와 협상에 의해서 이루어진 성과였다.
 
  적극적인 의사 관철, 자금 마련 나선 태국의 빈민운동
 
짧은 기간이었지만 태국의 빈민 지역 내의 주민조직활동은 필리핀에서의 빈민운동과는 또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필리핀에서의 주민조직운동이 의사결정이나 자금 마련에 있어서 다소 NGO에 의존적인 측면을 보인 방면, 태국 주민조직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의사를 관철시켰으며,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자금 마련도 훨씬 적극적이었다.
 
특히 본인들 마을에 대한 계획을 직접 세우고, 당면 과제가 해결한 이후로도 조직이 지속적으로 타빈민지역 문제나 국가적 사안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물론 한 나라의 경제적 발전 수준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 중요한 이유가 되겠지만, 경제적 수준이 높은 나라에서도 자발적, 지속적인 주민운동이 실현되지 못하는 사례를 보면, 태국의 빈민운동에서 여러 가지 시사점들을 얻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이 된다.

정법모 (필리핀대학 인류학 박사과정)

<참고> 스윗 와트누의 생애 (COPA 활동가 Ake가 작성한 글 요약)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정법모



촌부리 주의 시골 지역에서 태어났던 스윗 와트누는 군사 독재 시기였던 1971년과 1972년을 대학에서 보내면서 사회 정의나 사회 변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1973년 대학 3학년이던 체게바라, 마오쩌뚱, 호치민 등의 사회주의 혁명가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면서 학생운동에 관여하기 시작하여1973년 10월 14일 있었던 독재자 축출을 위한 시위에 학생회장으로 참가하였다. 하지만 민중시위를 통해 얻어낸 민주화시기는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1976년 다시 군부에 의한 비민주적 통치가 시작되었다. 교육학을 전공하고 1975년부터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던 그는 여전히 학생운동이나 농민운동에 관련하다 1976년 복귀한 군사독재에 반대하던 학생들을 유혈진압했던 이후, 학교를 그만두고 정글에 들어가 무장투쟁에 관여하기 시작하였다. 중간에 많은 학생들이 산에서 내려와 도시로 돌아갔으나 그는 1980년까지는 총창산에서 1985년까지는 춤포주에서 부사령관으로 있으면서 무장투쟁을 계속하였다. 산에서 내려온 후, 1987년에는 두앙 프라테엡 재단에서 일을 하면서 NGO 단체인HSF(Human Settlement Foundation)과 함께 슬럼지역에서의 주민조직 USDA(United Slum Development Association)의 결성을 도왔다. 그 이후 복지 서비스나 지역개발사업을 하던 두앙 프라테엡 재단보다 주민들의 정치적 역량 강화를 추구하던 HSF 일을 1987년부터 맡게 되었다. 매일같이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사람들과 친화 관계를 맺고 일을 하면서 주민들을 조직하고 그들로 하여금 사회문제를 분석할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하는 것이 그의 일이었다. 성실하고 근면한 그의 조직화 방법외에 탁월한 정부부서와의 협상력으로 말미암아 여러 빈민 조직운동들이 성공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하였다. 겸손하면서 예의바른 태도 외에 논리적이고 예리하게 상대를 설득하는 힘이 대외 협상에서 좋은 효과를 낳게 하였다. 1998년 USDA뿐 아니라 여러 지역의 주민조직들이 합세하여 4개지역 슬럼네트워크가 결성되었고 스윗은 창시 때부터 이 조직의 자문위원으로 일을 했었다. 슬럼지역 주민 운동에 노숙자들을 포함시켰으며, 도시빈민 뿐만 아니라 농민 그리고 태국 전역에 있는 빈민들을 연계시키는 것이 그의 일이었다. 전국 빈민들의 연합 결성체였던 '빈민위원회'(Assembly of the poor)의 자문위원이었으며, 빈민운동들을 아시아 국가나 국제적으로 활동을 교류하게 하는 역할을 맡았다.
 
 빈민들의 정치의식을 고양하는데 힘을 기울였던 그는, 태국에 1992년 군사정권이 다시 들어섰을 때 이 체제에 반대하는 운동에도 관여했다. 이 당시 그는 빈민들에 대해서, 슬럼지역 주미들이 더 이상 자신들의 배고픈 배를 채우기 위해서거나 당면문제만을 푸는 것을 위해서만 투쟁하지 않는다는 점에 뿌듯해 했다고 한다. 일례로 태국 내 민주화 운동을 위해 결성된 '민주화를 위한 슬럼조직(Slum Organization for Democracy)'에는 500 여 명의 슬럼 지역 주민이 참여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빈민조직을 태국내 민주화운동조직인 CPD(Campaign for Popular Democracy) 활동과 연계하는 것도 스윗의 활동이었다. 스윗은 CPD에서 활동하면서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으나 2005년부터는 대안적 진보 정당을 결성하는데 노력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가 민중들의 대중 정당을 만드는 데에는 여러 영역에서 흩어져서 움직이는 대중운동을 집결할 필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진보정당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은 탁신정부의 비민주적 통치로 인한 퇴진운동을 위한 참여 때문에 연기되었다. 스윗은 민주화를 위한 인민연합(People's Alliance for Democracy)에 빈민섹터를 대표하여 참여하게 되었고 탁신이 하야한 이후 스윗은 다시 빈민 섹터로 돌아와 진보정당을 결성하기 위한 노력에 매진하게 되었다. 그러나 2007년 3월 11일 농민 지도자 세미나에 참여했다 돌아오던 중 갑작스럽게 심장질환으로 인하여 54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Posted by 영기홍
,

지난 5월 2일, 사이클론이 강타해 이재민 규모가 150만 명이 넘어서는 버마 국민들을 위해 긴급 모금에 참여해 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참여연대 회원 여러분이 참여한 버마국민운동촉진위원회 모금 계좌로 지난 일주일 동안(5/5-11) 7백여만원의 성금이 모아졌습니다.
이 성금은 지난 5월 11일, 태풍피해를 본  버마 5개 지역에 쌀과 약, 생필품들을 살 수 있도록 보내졌습니다. 버마국민운동촉진위원회는 버마 현지에서 직접 피해지역의 구호활동에 참여하는 버마인들과 매일 연락을 하고 있기에 그들이 필요한 물품이 무엇인지 확인해서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버마의 상황은 아직도 매우 어렵습니다. 연락이 두절된 지역의 피해상황은 집계조차 안되고 있고, 피해 이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수인성 전염병 등 피해규모는 더 커질거라고 합니다.
버마 군사정부가 국제사회의 구호는 제한하면서, 한편으론 군사정권을 영속화하는 내용의 신헌법 찬반 국민투표를 강행해 위기에 빠진 버마 국민들의 구호와 안전은 뒷전에 두고 있어 더욱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버마를 돕는 2차 모금은 계속 진행됩니다.
쌀이나 의약품, 최소한의 생필품도 없어 고통받는 버마 국민들을 돕는 모금에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2차 모금기간 : 5/13-진행중
모금계좌 : 버마국민운동촉진위원회/ 신한은행 607-02-426386 (계좌명 : 어밍슈이)  
문 의 :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02-723-5051)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영기홍
,